되돌아본 양 캠퍼스 교통실태, 안전한 교내 이동을 위해선

등록일 2023년06월07일 00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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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주변은 학생들의 통행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과속△불법주정차△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교통안전이 제대로 보장되 지 않는다.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에도 과속과 많은 교내 차량 운행량으로 보행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캠 주변 도로 안전 현황△ 글캠 주변 도로 안전 현황△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설캠 주변 도로 안전 현황 

우리학교 국제학사 뒤 도로와 도서관 뒤 도로는 생활도로에 속한다. 생활도로는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폭이 12m 미만인 좁은 도로를 의미한다. 지난 2021년부터 실시된 ‘안전 속도 5030’ 정책에 따라 차량은 도시부 생활도로에선 30km/h 이하의 속도로 주행해야 한다. 생활도로는 보도와 차도가 분리된 도로보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22년도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에선 △보도와 차도 혼용△비좁은 도로폭△횡단보도 부재의 요인으로 인해 대로보다 생활도로에서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행이 가능한 보도의 폭을 의미하는 유효보도폭이 2m보다 좁을 경우 교통사고 평균 발생 건수는 1.82건에서 2.99건으로 64.2%나 증가했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또한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교통사고 위험을 4배 가량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캠 △도서관 뒤△대학원 뒤△국제학사 뒤 생활도로에선 앞서 언급한 △좁은 보도폭△규정속도 위반△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의 위험요인이 모두 확인됐다. 

 

먼저 도서관 뒤 도로의 폭은 5m에서 7m에 이르렀지만 주차된 차들로 인해 실질적인 도로폭은 약 2.6m에서 3.1m에 불과했다. 도로구조규칙에 따르면 △승용자동차△소형자동차△대형자동차의 설계기준자동차* 폭은 각각 △1.7m△2m△2.5m에 달하므로 차량이 지나갈 시 유효보도폭은 2m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도로의 일부 구간의 경우 최소한으로 권고되는 보도폭인 1.5m에도 미치지 못했다. 도서관 뒤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의 수와 속도를 측정한 결과 10분 동안 총 11대의 차량이 통과했다. 도로엔 주변 음식점과 커피숍을 이용하는 학생이 많아 과속을 하는 차량은 없었으나 차량과 보행자가 뒤엉켜 안전이 우려 되는 상황이다. 

 

국제학사 뒤 도로의 경우 도로폭이 약 4.4m에서 8m에 달했다. 주차된 차들이 있는 주택가 주변 일부 구간에선 유효보도폭이 2m를 넘지 못했지만 대다수의 구간이 2m 이상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과속 차량과 주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배달원이 다수 포착됐다. 마찬가지로 10분 동안 해당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의 수와 속도를 측정한 결과 총 25대의 차량이 지나갔다. 이 중 10대의 차량이 30km/h를 초과해 주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나간 배달 오토바이 8대중 5대가 주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 

 

대학원 뒤 도로는 가장 넓은 도로폭을 갖고 있었다. 도로폭은 6m에서 8m로 측정됐으며 학교 후문 쪽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주차된 차들도 존재하지 않았다. 연석과 울타리로 보도와 차도도 명 확히 구분돼 있었다. 그러나 과속 문제와 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 문제는 피하지 못했다. 10분 동안 총 66대의 차량이 지나갔고 이 중 29대의 차량이 30km/h를 초과해 주행했다. 또한 10분 동안 지나간 13대의 배달 오토바이 중 9대가 주행 중 휴대 전화를 사용했다. 

 

전반적인 교내 교통안전에도 우려가 제기된다. 잔디광장을 둘러싼 도로 주변엔 △국제학사△도서관△사회과학관이 위치해 있어 평소 학생들의 유동량이 많다. 음식 배달이나 택배 주문량도 많아 배달용 오토바이나 택배 차량의 출입이 잦은 편이다. 그러나 차도나 횡단보도가 전혀 표시돼 있지 않아 차량 진입 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로젠택배 소속 택배기사 박용칠 씨 는 “학생들이 많아 차량 진입 시 이동이 힘들다”며 “경적을 울려도 이어폰 착용이나 휴대전화 사용으로 차량을 인식하지 못해 위험한 순간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설캠 총괄지원팀 담당자는 “외부 차량에 대한 제재 사항이 명확히 존재하진 않고 기초적인 요금 징수 관련 업무 만을 외부업체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캠 주변 도로 현황 

글캠의 지리적 위치상 캠퍼스 안팎 도로에 △광역버스△교내 셔틀버스△교직원·학생 통학버스 등 대형차량이 자주 운행되고 승용차로 통학하는 교직원과 학생이 많다. 글캠 주변 도로의 경우 차선 구분이 명확하고 도로와 보행자 도로가 연석으로 확실히 구분돼 있다. 그러나 신호등이 부재하거나 과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캠퍼스 밖 도로의 경우 신호등은 설치돼 있으나 작동되지 않았다. 외대 정문 삼거리에서 중앙할인마트 사거리 사이 도로엔 △1005번△ 1117번△1150번△1303번△1500-2번 버스가 승하차하는 ‘외대, 모현 빌라 정류장’이 위치해 등하교 시 학생들의 이용이 빈번하다. 또한 도로 앞 상가엔 △음식점△자취방△주점 등 각종 편의·주거시설이 있어 학생들의 통행량이 비교적 많다. 그러나 현재 해당 횡단보도의 보행용 신호등과 차량용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아 횡단보도 이용 시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용인 동부 경찰서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외대 정문 삼거리에서 중앙할인마트 사거리 사이 도로의 신호등은 처 음부터 경보등으로만 작동됐다”며 “교통량이 타 도로에 비해 많지 않 아 주민들과 학생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차들에 주의를 주는 경보등으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답했다. 도로 내에 주차 공간이 구획돼 운전자들의 시야 확보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외대사거리에서 60대 여성 보행자가 교통섬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회전하던 광역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전동킥보드 이용에 대한 위험성도 제기됐다. 교내 도로의 경우 지난달 25일부터 교통안전을 위해 전동킥보드 이용금지 조치가 실시됐지만 해당 도로는 학교 밖에 위치해 규제 대상이 아니다. 1150번 광역버스 운전기사 이대보 씨는 “버스의 경우 차체가 커 그만큼 사각지대가 넓다”며 “전동킥보드와 도로에서 나란히 주행할 때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아 불안하다”고 염려했다. 

 

캠퍼스 내의 경우 교내 셔틀버스의 입석 문제가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광역버스는 지난해 말부터 입석이 금지됐지만 교내 셔틀버스는 별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교내 셔틀버스 용성 고속관광 소속 운전기사 김윤선 씨는 “관광버스 구조상 입석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입석승차를 허용하고 있다”며 “정원이 초과했는데도 학생들이 억지로 승차하려 하는 등 안전상의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과속 문제도 두드러졌다. ‘백년관 앞 정류장’ 앞 도로엔 △광역버스 △교내 셔틀버스△교직원 버스△승용차△하교버스가 운행된다. 특히 광역버스는 KD운송그룹 소속 버스들의 차고지로 이용되는 백년관 옆 주차장에서 ‘백년관 앞 정류장’ 앞의 도로로 진입한다. 보행자의 경우 백년관에 가기 위해 기숙사 샛길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이용하거나 교내 셔틀버스에서 하차해 해당 도로를 건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차량 운행량과 보행자가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차들의 과속은 빈번히 발생했다. 외대학보가 차량 통행량과 운행속도를 측정하는 10분 동안 총 94대의 차량이 지나갔고 47대의 차량이 제한 속도인 30km/ h를 초과해 주행했다. 일부 차량은 50km/h가 넘는 속도로 주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병규 우리학교 통학버스 총괄 팀장(이하 문 팀장)은 “일부 교내 승용차들의 과속에 대해 버스 기사들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교내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김태문 설캠 총괄지원팀장에 따르면 우리학교 교통안전 업무는 한 팀이 업무를 전담하기보다 행정지원처 단위로 여러 팀이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주차 관련 업무는 △시설관리팀△외부업체△총괄지원팀이 협력해 수행하고 교내 행사 시 교통안전 관련업무와 표시판 등 교내 교통 시설관리는 시설관리팀이 담당하고 있다. 교외의 경우 학교 업무 소관이 미치기 힘들어 구청이나 외부업체의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입시 면접이나 논술고사처럼 밀집으로 인한 교통안전이 우려되는 사안인 경우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경찰서에 공고를 보내고 모범운 전수를 고용해 교통을 정리하고 있다. 동대문구청 교통행정과 담당자는 “표시판 같은 도로 내 안전시설물의 관리는 민원 접수 시 동대문구 경찰서와 협의를 통해 설치 및 관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불법주정차 단속에 관해 동대문구청 주차행정과 담당자는 “불법주정차 단속은 △고정형 CCTV 설치 구간△민원접수 지역△상설 정체 구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동대문구는 차량 등록 대비 주차 공간이 50%가 넘지 않아 불법주정차가 많은 구조다”고 답했다. 또한 “학교 주변인 △이문동△회기동△휘경동의 경우 주택가 밀집으로 주차 공간이 부족해 교통 정체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계도 위주로 운영하는 등 탄력적으로 조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글캠 내 교통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황형부 글캠 총괄지원팀 담당자는 외대 정문 삼거리에서 중앙할인마트 사거리 사이 도로의 경우 “학기 초 용인시 처인구청 및 경찰청과 협력해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고 현수막을 부착했다”고 전했다. 글캠 교내의 경우 “지난 4월까지 △기숙사삼거리△도서관△백년관 앞 정류장에 경비 업체와 협력해 아침마다 교통관리를 실시했다” 며 “교내 과속 차량의 경우 경비업체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과속하는 차들을 확인하고 추후 과속이 반복된다면 해당 차량을 계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학교와 구청에서 교통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운전자와 보행자의 인식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나리나(국제지역· 프랑스 20) 씨는 “각 기관의 노력 이외에도 운전 자와 보행자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횡단을 대기 중이라도 운전자의 약 63%는 횡단보도를 과속으로 통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횡단을 시작한 경우에도 45.8%의 차량은 횡단보도를 과속 통과했다. 이는 보도와 차가 분리돼 있지 않고 중앙선이 없는 도로에선 서행과 일시 정지 등 을 통해 보행자를 보호해야 하는 규정이 지난해 신설됐음에도 아직은 운전자들의 관련 안전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보행자의 안전 의식 제고도 필요하다. 지난 2020년 보행 중 사망자 가운데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차도를 건너다가 숨진 사례는 전체 사망자의 34.4%를 차지했다. 또한 휴대전화를 보면서 걷는 이른바 ‘스몸비 (Smombie)**’도 보행자 안전의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조사 결과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 시 시야 폭과 전방 주시 정도가 각각 56%와 85%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팀장은 “버스 하차 후 버스 앞쪽으로 통행 자제나 버스 정원 초과 시 탑승 자제 등 학생들이 교통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교내외 교통안전에 대해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설계기준자동차: 도로 구조설계의 기준이 되는 자동차 

**스몸비(Smombie):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일컫는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 

 

 

김상헌 기자 06he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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