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기숙사식 운영 문제,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선

등록일 2023년08월30일 14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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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숙사 학식(이하 기숙사식) 수요 부족 및 적자 문제로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제10대 총사생회 발도돔은 기숙사 입사생을 대상으로 기숙사 식당의 의무식 전환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는 학교 측에 전달돼 다음 학기부터 반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숙사식 폐지에 의견이 모아졌던 설문조사 결과와 달리 지난 학기 기숙사식은 의무화로 전환됐다. 이에 식당 운영과 관련해 학생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우리학교 기숙사식의 실태 및 문제점△기숙사식 문제의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기숙사식 실태 및 문제점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측은 이번 해부터 기숙사 입사생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기숙사 학식을 신청해 식권을 구입하도록 하는 의무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우리학교 글캠 기숙사 훕스돔(HUFS Dorm)은 △ 64식△110식△160식의 학식 식권을 운영하고 있다. 64식이 기본 식이며 110 식과 160식은 선택식으로 각각 단가가 △4,900원△4,700원△4,500원으로 책 정됐다. 이는 각각 합계 △313,600원△517,000원△720,000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기숙사식 비용 선정 기준에 대해 최태경 훕스돔 학사운영팀 팀장 (이하 최 팀장)은 “지난해에도 단가가 4,900원이라 올해에도 동일하게 유지 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에선 기숙사 식당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옥진호 우리학교 설캠 국제학사 운영팀장은 “학생들의 기숙사 식당에 대한 수요가 저조해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인문관 학생 식당을 이용하거나 국제학사에 위치한 편의점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숙사식이 의무화되면서 이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훕스돔 학사운영팀 측은 기숙사식 의무화가 기숙사 식당의 원활한 운영과 학생들의 건강 증진 등의 이유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언급했지만 학생들은 기숙사 입사를 위해 학기당 강제적으로 30만 원에서 70만 원에 달하는 식비를 지출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외대학보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학내 기숙사식 문제 인식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숙사식 의무화의 문제점에 관해 묻는 질문에 △환불이 불가능한 점(50%)△불공정한 면을 띠는 점(25%)△경 제적인 부담(21.4%) 순으로 응답이 집계됐다. 지난 학기 사생이었던 남연우 (동유럽·체코어 23) 씨는 “훕스돔 신 기숙사에 거주 중인데 관리비 120만 원에 기본 식비 30만 원까지 더하면 150만 원이 넘어 부담된다”며 “또한 정해진 시간대에만 기숙사 식당 이용이 가능해 못 먹는 경우가 잦고 식비 환불이 불가능한 것도 아쉽다”고 밝혔다. 이처럼 실질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기숙사 식당의 식권을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으로 인해 학생 들의 불만이 커지는 추세다. 

 

기숙사 식당 이용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의견들도 있다. 구예빈(글자전 23) 씨는 “9교시가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며 “1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결국 재료 소진으로 인해 마감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지난 학기 훕스돔 거주자를 대상으로 기숙사 결식 비율에 관해 묻는 질문에 △주 1-2회(39.3%)△주 3회(28.6%) △주 5회(14.3%)△전혀 이용하지 않는다(10.7%)△주 7회 이상(7.1%) 순으로 응답이 집계됐다. 사생들이 결식하는 이유로는 식단의 품질이 좋지 않아서 (63.6%)와 이용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36.4%) 등이 있었다. 오한빈(국제지역· 한국 23) 씨는 “기숙사 식당의 식단 질이 좋은 편도 아닐뿐더러 의무식 신청을 하더라도 배식 마감 시간이 항상 달라 먹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환불 기준이 불명확해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우리학교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문의한 학생에 대해서 110식과 160식을 환불해 준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사랑(국제지역·중앙아시아 23) 씨는 “훕스돔 홈페이지에 기숙사 식비 환불은 자퇴나 휴학의 경우에만 환불 가능하다고 적혀있지만 생협 측에 문의한 학생에 대해서만 환불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엔 기숙사 학식을 전부 사용하지 못해 정가가 156,800원에 해당하는 32식을 5만 원 으로 판매하는 등 본래 비용보다 훨씬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글이 게재 되기도 했다. 생협 측이 일부 학생들에게만 식비 환불을 진행한 문제에 대해 정동근 우리학교 생협 사무국장(이하 정 사무국장)은 “중도 퇴사를 하거나 110식에서 64식으로 변경했을 경우엔 차액이 생겨 환불해 주기도 했지만 다른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기숙사식 문제 발생의 원인 

지난해 우리학교 글캠 기숙사 훕스돔 학사운영팀에선 식비를 신청한 학생에 한해 단가 4,700원으로 책정된 110식을 운영하고 개별적으로 기숙사 식당 이용 시 4,900원의 식대를 지불하는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훕스돔 학사 운영팀에선 사생들의 만족스러운 식생활을 위해 기숙사 식당 위탁업체와 불편 사항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는 등 다방면으로 협의해 왔다. 훕스돔 학사운영팀에 따르면 “사생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식당 이용 만족도 및 이용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고 식사 질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에 훕스돔 측은 기존 위탁 업체인 삼성웰스토리(Wel Story)가 기숙사 식당 운영을 계속한다면 △식당 이용 감소△식자재 가격 상승△인건비 상승의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훕스돔 학사운영팀에선 기숙사 식당 식사 질 개선과 휴일 식당 운영 재개를 위해 기숙사 식당을 우리학교 생협에서 직영하도록 하고 최소식인 주 4식을 도입해 식단을 개선함과 동시에 주말에 잔류하는 학생들을 위해 주말에도 기숙사 식당 운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기숙사식 의무화의 결과로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배식 시간이 지연되거나 조기에 배식이 마감돼 일부 학생들이 식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밀집도 증가로 인해 이용 불편이 초래된 것이다. 이에 생협 측은 △게시판 설치△배식대 추가△ 셀프 라면 코너 개선 등의 해결책을 내놓았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 기숙사식 의무화를 진행했던 타 대학교가 공정거래 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의해 시정명령을 받은 사례가 주목받는다. 앞서 경북 대학교 대구캠퍼스 기숙사 첨성관(이하 첨성관) 측은 지난 2014년까지 기숙사비와 식비를 통합 청구하는 방식으로 1일 3식의 식권을 의무적으로 구입 하도록 했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기숙사 봉룡학사(이하 봉룡학사) 측에선 지난 2012년까지 기숙사 입사생에게 한 달에 식권 60장을 의무적으로 구입하게 했다. 이에 대해 한국 소비 자단체 연합은 “기숙사식을 의무화하는 것은 불공정 약관으로 공정위에 약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강제적 거래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기숙사생에게 선택의 여지 없이 의무적으로 1일 3 식의 식권을 구입하도록 한 것은 자율적 선택권을 침해한 것이다”며 “이는 거래강제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두 학교에 시정조치를 내렸다. 

 

앞서 시정명령을 받은 두 대학은 기숙사식 운영 제도를 변경했다. 지난 학기 첨성관 측은 3일 동안 사생 중 선착순 140명을 대상으로 식권을 배부하는 방식으로 기숙사 식당을 운영했다. 봉룡학사 측은 기숙사식 의무화 제도를 폐지한 이후로 기숙사식 신청자에 한해서만 식비를 지불하도록 하면서 기숙사 식당 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최 팀장은 “의무식을 운영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학교는 주 4식이 기본식이기에 평균 주 10식을 운영하는 타 대학에 비해 학생들에게 크게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최 팀장은 “앞으로 생협과 함께 기숙사의 본연의 목적인 학생 편의의 제고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박준혁(융인 23) 씨는 “우리학교 사생들의 불만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숙사식 의무화 문제는 신속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환불 제도를 도입하거나 포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향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 사무국장은 “식당 이용 편의를 위해 점심시간 조정 및 저녁시간 20분 연장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이용편의를 개선할 예정이다”며 “최소한의 기본식을 전제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기숙사와 사생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타 대학교의 사례처럼 우리학교 기숙사식 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장휘영 기자 07hwi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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