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 속에서 아나운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각광 받는 직업 중 하나다. 특히 스포츠 캐스터는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을 비롯한 모든 순간을 언어로 각 색한다는 점에서 언어술사라고도 불린다. 김원석(인문·언어인지과학 15) 아나운서(이하 김 아나운서)는 지난해 2월 입사해 MBC 스포츠 플러스 소속 캐스터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 다. 김 아나운서는 스포츠 중계 외에도 개인 유튜브(YouTube)를 운영하며 아나운서를 넘어선 아나테이너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항상 열정이 넘치는 자세로 시청자를 마주하는 김 아나운서를 만나보자.
Q1. 우리학교 언어인지과학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아나운서라는 진로를 정해서 관련된 학과를 찾아보다 언어인지과학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언어인지과학과에서 언어에 대해 심층적으로 배우면 언어 구사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Q1-1. 대학 시절 경험했던 인상 깊은 활동이 있나요?
새로미 활동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회장단까지 역임했기에 저에겐 더욱 의미가 각별하죠. 1학년 땐 글로벌 캠퍼스에서만 생활했었는데 새로미 활동을 통해 서울을 오가며 더욱 광범위한 활동을 할 수 있었죠. 또한 블로그도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돼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Q1-2. 교내 활동 이외에도 다른 대외활동 경험이 있으신가요?
새로미 활동을 끝마친 후 가장 재밌어 보이는 대외활동 위주로 참여했어요. 스포티비(Spotv)에서 홍보 활동을 하고 롯데 서포터즈를 한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평소 스포츠에 흥미가 있어서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2. 스포츠 캐스터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어요. 그렇기에 매주 야구 경기를 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어요. 중계를 하게 되면 가장 좋은 자리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생각에서 출발해 스포츠 캐스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죠. 그리고 아나운서까지 꿈을 확장했다가 지금 직업에 종사하게 됐습니다.
Q3. 스포츠 캐스터는 소수의 인원만 채용 하기에 경쟁률이 굉장히 치열하다고 들었습니다. 현재의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과 준비 과정을 거치셨는지 궁금합니다.
스포츠 캐스터뿐만 아니라 아나운서란 직업 자체가 사람을 적게 뽑아요. 그럼에도 준비하면서부터 1000:1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거란 제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준비를 할 땐 학원을 다녔고 학원이 끝난 후엔 친구들과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스터디를 함께 병행했죠. 면접과 리딩을 포함한 하루 일과를 철저히 계획하기도 했어요. 아침 일찍 기상해서 무조건 시간 단위로 할 일을 계획한 거죠. 하루종일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중간에 생활습관이 망가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앞서 3개월간 습관을 잘 쌓아놨기 때문에 크게 지장이 없었어요. 이러한 모든 요소가 한데 모여 합격이라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4. 스포츠는 보통 평일 이른 저녁부터 경기가 시작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포츠 캐스터의 구체적인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전 주로 야구 중계를 담당하다 보니 평일 저녁 6시 반에 출근합니다. 그 후 저녁을 먹고 프로듀서와 내용과 구성에 관해 회의하고 경기 시작 후엔 경기 상황을 정리해 기록하죠. 퇴근은 방송이 끝나는 11시쯤에 할 수 있죠. 직업 특성상 소리를 지르는 상황이 많이 있다보니 퇴근 후에도 계속 각성 상태가 이어져 잠이 잘 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새벽 3시까지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 한 후 잠에 들어요. 그리고 아침 9시에 기상해 집안일과 운동을 한 후 다시 출근하곤 하죠. 이러한 일상이 반복됩니다.
Q5. 스포츠 아나운서와는 다른 스포츠 캐스터만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스포츠를 매개로 대중에게 짜릿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방송을 기다려주는 사람과 시청 인증을 해주는 사람을 볼 때도 뿌듯함과 함께 다시 한번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Q6. 스포츠 캐스터로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이 각각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야구 종목엔 특히 열광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아쉬웠던 순간은 족구 현장 중계를 하는 과정에서 있었어요. 매우 인상 깊은 상황을 놓치게 됐을 때 샤우팅으로 표현해주면 좋았을텐데 해설위원과 말을 하느라 그 상황을 놓친 게 매우 아쉬웠죠. 부연 설명만 했던 게 제 입장에선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이후 현장 중계에선 무조건 상황 위주로 중계할 것을 다짐하게 됐습니다.
Q7. 지금까지 해오신 수많은 중계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부산 출신이라 롯데 자이언츠(Giants) 팬인데 이대호 선수의 은퇴 경기에서 하이라이트 더빙을 했어요. 가장 좋아했던 선수의 은퇴 경기의 중계를 할 수 있어 감격스러웠어요. 준비를 하면서 벅차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본 경기에선 정신을 다잡고 평정을 유지했죠. 그 순간이 가장 뜻깊었습니다.
Q8. 아나운서님께서 가장 중시하시는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머물러있지 말자’라는 가치를 마음 속에 항상 새겨두고 있어요. 그리고 ‘항상 안주하지 말고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자’가 좌우명입니다. 안주하게 되면 정체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순간 이라도 대충 흘려보내기보다 분석하고 피드백을 했을 때 향상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죠. 그래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내가 되자고 많이 다짐합니다. 머물러 있지 않고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죠.
Q9. 유튜브를 운영하신 경험이 현재의 직업에 도움이 되셨나요?
유튜브를 시작할 땐 영상 편집을 할 줄 몰랐는데도 불구하고 일단 시작했어요. 이를 통해 방송에 관한 직무를 수행했던 경험이 큰 도움으로 작용했습니다. 편집 과정을 직접 겪다보니 어떤 방식으로 방송 제작이 진행 되는지에 대해 파악이 가능했어요. 그래서 저는 프로듀서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죠. 방송에 대한 요구사항을 프로듀서에게 전달하는 것도 아나운서 의 역량이라고 생각하는데 영상을 만들었던 경험 덕분에 일에 대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Q10. 스포츠 캐스터를 꿈꾸고 있는 우리 학교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포츠 캐스터가 되길 희망한다면 우선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경쟁률이 치열한 이유는 공급이 없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엔 캐스터 준비를 하면서 집에서 혼자 중계를 했던 경험이 좋은 거름이 됐어요. 경기를 볼 때 내가 캐스터란 마음으로 중계를 보게 되면 색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상화를 시도했던 게 어쩌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열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 직종에 종사하는 이유가 스포츠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면 그 애정을 계속 갖고 있으면 좋겠어요. 스포츠 캐스터를 준비하다 보면 그 애정이 식을 수도 있지만 한번 고비를 극복하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으니 힘든 시기를 잘 버티길 바랍니다.
김나림 기자 07narim@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