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강사 부족 우리학교, 불편은 학생 몫

등록일 2023년09월13일 17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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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융합전공의 3학년 전공필수 교과목이 교강사를 구인하지 못해 폐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대학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당 전공뿐만 아니라 다른 전공 수업의 경우도 교강사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현재도 AI 관련 강의의 교강사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음 해에 신설되는 학과의 교강사는 어떻게 충원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교강사 부족의 현황△교강사 부족의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교강사 부족의 현황 

AI 융합전공은 우리학교 융합전공 중 하나로 △공학 지식△비즈니스 △언어△AI 분야를 결합한 AI 소프트웨어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AI 융합전공엔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와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를 합쳐 세 가지 트랙(Track)이 존재한다. 이 중 SW(Software & AI) 트랙의 3학년 전공 필수 과목인 소프트웨어공학 과목은 저학년 때부터 기른 프로그래밍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 교과목으로 다른 학생들과 조를 이뤄 협업하는 강의이다. 그러나 이 강의는 교강사를 구인하지 못해 폐강됐으며 박상원 정보통신학과 주임교수(이하 박 주임교수)는 이 교과목을 트랙 필수 과목에서 영구적으로 제외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당장은 물론 앞으로도 해당 과목을 담당할 교강사 채용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AI 융합전공을 이중전공으로 수강하고 있는 A 씨는 “전공의 근간을 이루는 필수 교과목이 뒤늦게 폐강 통보식으로 처리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현재도 다소 빈약한 우리학교 AI 융합 전공의 교육과정이 더욱 빈약해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AI 융합전공이 교강사 구인난으로 인해 폐강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학기 박 주임교수는 데이터사이언스 교과목과 인공지능 교과목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폐강됐음을 전공 누리집을 통해 발표했다. 이에 A 씨는 “개강 날까지도 해당 교과목의 교강사 배정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교과목 또한 이번 소프트웨 어공학 교과목의 폐강과 같이 교강사 구인난으로 인해 폐강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해당 전공 사무실에 문의한 결과 교강사 구인 문제로 폐강된 것이 맞다고 밝혀졌다. 

일부 강의들이 교강사를 알지 못한 채 수강신청이 진행되는 것도 교강사 부족 문제로 인해 학생들이 겪는 불편 중 하나다. 이번 학기의 경우 개강 전 주까지 교강사가 초빙되지 않아 일부 교과목의 교강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됐는데 이는 학생들이 수업에 필요한 교재 구매나 사전 학습 등 강의를 위한 준비를 어렵게 했다. 또한 증원 신청과 관련해서도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보통 증원과 관련해선 해당 강의를 담당하는 교강사에게 연락을 취하는데 교강사가 미배정일 경우 이와 관련해 연락을 취할 곳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겪게 된다. 이에 B 씨는 “이번 학기 증원 담당처가 명확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고 언급했다. 

 

우리학교의 모든 학생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인공지능과 프로그래밍 영역의 강의 또한 교강사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학교 교양 필수 강의인 컴퓨팅사고 강의는 교강사 초빙 실패로 강의 하나가 폐강됐고 수강신청 이후 한 개의 강의 시간이 변동되기도 했다. 즉 교강사 부족 문제는 AI 융합전공의 학생 뿐만 아니라 우리학교 모든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다. 

 

독일어교육학과(이하 독교)도 마찬가지로 교강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실제로 일부 교과목이 교강사를 구하지 못해 폐강됐다는 제보가 잇달아 이어졌다. 독교 학생회는 관련 질의에 “교강사 부족으로 인해 수강 가능한 교과목의 선택지가 적다”며 “설캠에 위치한 학과임에도 불구하고 강의 중 일부를 글캠 소속의 교수가 맡는 상황과 학과 교육과정 상의 교과목 수가 줄어드는 것을 통해 교강사 부족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신형욱 독교 학과장(이하 신 학과장)은 “이번 학기 교과목 폐강의 경우 해당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가 적었다는 이유도 존재하지만 강사 선발이 늦어졌던 것도 사실이다”고 전했다. 또한 “수요가 높은 교과목의 경우 담당할 수 있는 전임 교원이 부족하다”고 추가적으로 전했다. 

 

◆교강사 부족의 원인 

먼저 AI 융합전공의 경우 관련 학계가 전반적으로 교강사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권 대학 32곳 중 전문대학교와 신학대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의 공학 계열 법정 전임교원 충원율은 70%로 인문‧사회(98.3%)‧자연 (99.06%)계열보다 30%p 가까이 낮았다. 실제로 중앙대학교 또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강의가 교강사 구인난으로 인해 폐강문제를 겪고 있다. 이는 우리학교를 포함해 많은 대학들이 최근 인공지능 관련 학과 또는 단과 대학을 경쟁적으로 신설·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교수들에 대한 처우는 비교적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AI 융합전공 사무실은 “기업에 가면 훨씬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 우리 전공의 교강사가 될 정도의 유인책이 부족하다”며 교강사 섭외와 관련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렇게 학계 전반적으로 교원이 부족한 가운데 인문학 중심의 우리 학교가 갖는 인공지능 관련 학문에 대한 강점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지난 3월 22일에 공개된 ‘2023 QS 세계대학 학과별 순위’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는 영국의 대학 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제공하는 전 세계 대학 순위표로 이 중 컴퓨터공학 및 정보시스템 분야 순위에 우리나라 대학 중 18개가 이름을 올렸으나 그 중 우리학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AI 융합전공 사무실에 문의한 결과 자체적인 전임 교원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즉 전임 교원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면서 임금 또한 기업체에 비해 턱없이 낮고 우리학교도 학문적 강점이 두드러지지 않아 박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관련 학문 전공자들이 우리학교 강의를 맡을 유인책이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독교의 경우 학생들의 수요 및 전공 적합도와 맞지 않는 전임 교원들이 그 원인이다. 독교는 △교과교육학△교과내용학△독일어학습과 정 세개로 이뤄진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 학과장은 “전임 교원 세 명 중 수요가 높은 교과교육학과 교과내용학을 담당할 수 있는 내국인 전임 교원은 한 명 뿐이다”며 “외국인 교수가 담당하는 수업에 비해 내국인 교수가 담당하는 수업의 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임 교원 비율은 외국인 교수가 더 높은 것이 학생들이 교강사 부족을 느끼는 원인이다”고 밝혔다. 즉 수요가 높은 교과목을 주로 담당하는 전임 교원이 적어 교강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인공지능과 프로그래밍 관련 교강사의 충원은 다른 분야에 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이는 다음 해에 AI 융합대학이 신설되기 때문이다. 현재 AI 융합전공은 이중전공으로만 선택할 수 있는 융합전공 중 하나지만 해당 대학은 정식 단과대학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규모 또한 확대되므로 교강사 충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현재도 관련 분야의 교강사 충원이 어렵다면 신설되는 해당 단과대학의 교강사 충원 또한 원활하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른 대학보다 더 빠른 시기에 교강사 충원을 진행해야 한다. 교강사 지원자들이 임용 지원을 하게 되면 지원자들은 여러 곳 지원하게 된다. 조병덕 교무처 교무행정팀장은 “임용·초빙을 늦게 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이를 일찍 진행하는 학교에 비해 고려사항에서 제외되기 쉽다”며 “이는 교수들 또한 조건이 비슷하다면 빠르게 자신의 임용을 확정 짓는 학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 전했다. 이에 우리학교 측은 2024학년도 1학기 교원 충원 계획안을 최대한 빠르게 확정하는 등 신속히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교의 경우 수요가 적은 외국인 전임 교원의 수를 줄이고 수요가 많은 교과목을 담당할 내국인 전임 교원의 수를 늘리는 등 수요와 부합하는 전임 교원 임용이 이루어지는 게 시급한 실정이다. 신 학과장은 “추후 내국인 전임 교원 2인과 외국인 전임 교원 1인 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강사 섭외 또한 전공 적합도를 고려하여 계획적으로 진행해 학생들이 교강사 부족에 관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교강사 부족 문제는 학생들의 교육 및 우리학교 연구 실적 증진에 있어 중대하게 다뤄지는 사안인 만큼 일부 분야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학교 구성원 모두의 문제로 파악된다. 특히 다음 해에 새로 신설될 AI 융합대학의 운영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우리학교 모든 구성원의 고민이 절실하다. 

 

 

남우현 기자 07woohyu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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