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해 추석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 승차권 예매가 지난달 29일 부터 시작됐다. 추석 승차권 사전 예매 당시 표를 예매하지 못한 학생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 또한 제주 노선 항공편이 거의 만석 상태를 보여 이에 많은 학생 들은 난항을 겪고 있다. △귀향길 교통편의 현황△교통편 부족에 따른 문제점△ 나아가야 할 방향을 기사를 통해 알아보자.
◆귀향길 교통편의 현황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명절 기차표 예매는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됐으며 엔데믹 선언 이후 처음 맞이한 이번 추석에도 비대면 예매가 지속됐다. 지난달 31일엔 정부가 오는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휴일 동안의 국내 관광을 활성화해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교통편 예매 경쟁률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특히 제주행 항공권은 연휴 3달 전부터 예약이 마감되는 사례가 많았고 연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현재는 항공편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주도 내 한 여행사 관계자는 “귀성 인파는 물론이고 연휴가 다가올수록 해외 대신 제주를 택하는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좌석난 심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무궁화호△ITX-새마을△ KTX 등을 대상으로 추석 승차권 사전 예매를 진행했으며 수서고속철도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SRT 승차권 예매를 시작했다. 예매 첫날엔 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복지법상 등록된 장애인 등 정보화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전 예매가 진행됐고 그 이후엔 모든 국민이 예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6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기차표 예매율은 최종 결제가 된 표 기준으로 각각 귀성 예매율 86%와 귀경 예매율은 79.4%를 달성했다.
항공권의 경우 추석 연휴 두 달 전부터 매진일 때가 많다. 특히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연휴로 국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나며 국내선 노선의 잔여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예년 명절 오후보다 80-90% 더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이스타(Eastar)항공은 지난달 기재 여력을 활용하며 항공기 208편을 임시 증편해 제주 노선에 투입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김포-제주행 표는 거의 매진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인 10월 2일과 3일에도 제주에서 김포로 돌아가는 항공편이 일부 새벽 시간대를 제외하곤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고 전했다. 기본적으로 제주의 지리적 특성상 귀성객이 교통수단으로 항공기를 선택하는 데다 추석 연휴 여행객까지 더해지며 좌석난을 부추기고 있다. 제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또한 마찬가지다. △대구△부산△울산행 표는 약 80%가 매진된 상태고 잔여석 또한 적게 남아있다.
◆교통편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
코로나19로 인해 명절 기차표 예매가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이용 불편 문제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일에 진행된 SRT 승차권 예매에선 예매 방식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혼란을 겪은 사례가 다수 존재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대면 창구를 열어둬야 할 것을 조언했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31일에도 오전 7 시에 열리는 예매창을 두고 ‘대국민 티켓팅’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연휴 전날까지 강의를 들어야 하는 대학생들에 대한 우려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서진(통번역·스페인어 23) 씨는 “이번 명절 기차표 잡기에 실패해서 본가로 돌아가는 계획 자체를 취소했다”며 “이번 추석이 황금연휴라 기뻐했는데 정작 본가에 가질 못하니 낙담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매년 명절마다 열차 승차권을 예매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예약 부도 건수는 7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연휴 때마다 열차표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반면 정작 기차 내부는 비어있는 상태로 운행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추석 명절 연휴 승차권을 예매했다가 출발 전후로 취소 및 반환하는 예약부도 건수는 △2020년 66만 8,030건△2021년 69만 5,246건△2022년 167만 6,530건으로 확인됐다. 한국철도공사는 매년 70만 건에 달하는 예약 부도의 주요인을 고객의 단순 변심 및 타 교통수단 이용으로 분석했다.
추석 연휴를 한 달 앞둔 현시점에선 항공권 또한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추석 연휴 김포-제주 노선은 사실상 매진됐으며 평균 국내선 예약률이 80%대다”고 밝혔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1-2대 정도 제주 노선에 임시편이 투입됐지만 올해는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운항 편수를 늘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공항 측에서 안전한 운영을 위해 운행 항공기 수를 제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항공사들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임시편 운항도 검토하지 않고 있어 추석이 다가올수록 승객 들의 항공기 쟁탈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귀향하지 못하게 된 학생들이 속출하는 와중 외대 학보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우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귀향길 교통편 부족 문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권 학생들 중 승차권·항공권을 예매하지 못한 학생이 81.8%에 달했다. 또한 중복 응답을 허용한 설문에서 이들은 △연휴 직전 수업을 결석하고 갈 것(72.7%) △다른 교통편을 구해볼 것(54.5%)△본가에 가지 않고 학교 근처에 남을 것 (54.5%) 등이라 답했다. 남연우(동유럽·체코어 23) 씨는 “추석을 앞두고 고향인 제주를 방문하기 위해 항공권 예매 사이트를 살펴봤을 때 적절한 시간대는 이미 마감됐고 남은 항공권 가격도 편도 10만 원대로 높게 형성됐다”며 “추석 연휴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표를 구하기가 힘들어 허탈하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전문가들은 비대면 예매가 지속될 경우엔 온라인 접근권을 강화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순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소한의 오프라인 창구를 마련해 놓고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온라인 예매가 어려운 경우 전화를 통해 예매가 가능함을 홍보하고 있다”며 “지난 2020년 이후 계속 비대면으로 진행해 왔으나 향후 다시 대면 예약을 진행할지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예약부도와 관련한 대책 마련에 대해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승차권을 구매할 때 예약부도 관련 주의사항을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이번 해는 아직 승차권 예매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하지만 예약부도를 막을 뚜렷한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철도공사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하고 예약부도 방지를 위한 시스템 또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교에선 학생들의 귀향길을 위해 귀향 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건국대학교는 △대구-창원△대구-울산△대전-목포△원주-강릉△천안-광주△청주-전주△포항-부산 등 총 7대의 우등버스를 준비했다. 우리학교 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 측도 귀향 버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추석 귀향버스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김세윤 우리학교 학생복지위원장은 “지난해엔 예산 문제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이번 해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과학 기술대학교 학복위와 함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대한 더 많은 노선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귀향 버스 탑승 신청은 이번 달 13일에 구글 폼(Google Form)으로 신청할 수 있다. 강형우(아시아·이란어 23) 씨는 “국가 차원에선 교통편이나 항공편을 좀 더 증편했으면 좋겠다”며 “학교 차원에선 귀향 버스 노선 확대라든지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운영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마음 편한 귀향길을 위해 정부와 교통 업계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휘영 기자 07hwi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