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가 발전하고 여러 알고리즘이 등장한 현대 사회에서 대중들은 편향된 정보를 접하기 쉬워졌다. 이에 따라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단절되고 사회적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에선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단국대학교(이하 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전종우(정책과학•신문방송학 89) 교수는 서로 간의 소통이 어려워진 우리 사회에 소통의 가교를 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통 전문가 전종우 교수를 만나보자
Q1. 우리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당시 신문방송학과는 상당히 선호되는 학과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고등학생으로 재학하던 시기부터 방송이나 광고 분야에 관심이 많아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습니다.
Q2. 플로리다 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 대학원에서 광고 기획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당시엔 지상파 방송 감독의 영향력이 강했고 촉망받는 직업이기도 했어요. 이에 저도 방송국에 취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 IMF 외환위기의 늪에 빠진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고 고정된 급여를 받는 회사원보다 유학을 준비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미국의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광고의 매력을 발견했고 졸업 이후엔 광고대행사에 취직했죠.
Q3. 신문방송학과는 졸업 후 언론인이나 마케팅 전문가 등 여러 진로의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이 중 교수가 되기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시 방송사는 차장급만 돼도 연봉 1억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광고나 방송의 경우 기자와 마찬가지로 분명히 매력적인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업무가 정말 고된 편입니다. 야근은 예삿일이죠.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편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교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학자가 된다면 정신은 힘들어도 몸은 덜 힘드니까요. 광고 업계에 종사하면서 광고에 대해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미디어나 광고를 학문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또 교내 벤처 기업의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기도 하죠. 이러한 경험들로 축적된 현업 경력과 학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습니다.
Q4.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의 교수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교수가 가져야 할 세 가지 덕목이 있습니다. 우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의 준비는 정말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연구도 정말 중요합니다. 또 봉사의 덕목도 있죠. 여기엔 교내에서의 봉사도 물론 포함되겠지만 지식인으로서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정부 심의위원 등을 역임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학자로서의 지혜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이 세 가지가 보통 교수를 임용할 때 고려되는 사항 들입니다. 우리나라는 공정성에 특히 민감하기에 연구 업적이 중요합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실용적인 학문을 다루는 학부이기에 현업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했던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학문 분야에 연구업적을 많이 쌓는 것이죠.
Q5. 여가 시간은 주로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은 오페라나 뮤지컬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에든버러(Edinburgh)에서 공연 축제를 즐기고 왔습니다. 특히 런던으로 뮤지컬을 자주 보러 가는 편이에요.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영향으로 여가 습관이 다소 변했는데 최근엔 Δ넷플릭스(Netflix)Δ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Δ왓챠(Watcha)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다양한 컨텐츠를 보고 있습니다. 예전엔 골프도 쳤지만 시간적•금전적 지출이 너무 많아 요즘은 잘 즐기지 않습니다.
Q6.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자질이 요구되는지 궁급합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통상적으로 부모님들은 주로 안정적인 직업이나 진로를 추천하죠. 하지만 안정성만 추구하다 보면 발전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예전엔 코딩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을 받기를 추천했지만 AI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니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목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선 창의적인 작업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적인 작업은 마라톤과 같죠. 지적인 체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독서를 통해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결국 성공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콘텐츠를 개발하는 능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심층적이고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문과라서 비관할 것이 아니라 더욱더 특수성을 계발하려는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Q7. 훌륭한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옛날처럼 기자들이 알력 다툼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예전엔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선 취재할 때 기싸움에서 밀리지 말았어야 했지만 요즘은 감각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신문을 포함한 인쇄 매체는 현재 쇠퇴하는 추세입니다. 요즘은 틱톡(Tik Tok)이나 쇼츠(Shorts) 같은 짧게 가공된 단발성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죠. 그런 매체를 접목한 기사는 단연 최고의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오늘날의 기자에겐 이런 콘텐츠 생산 능력이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훌륭한 영상 제작자는 양질의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매체를 뛰어넘는 기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8. 훌륭한 언론인인 되기 위해선 글쓰기 능력도 중요합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방법이 있나요?
답은 하나입니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선 많이 읽어야 하죠. 좋은 기자가 되려면 남의 기사를 많이 봐야 합니다. 광고도 좋은 카피(Copy)를 제작하려면 우선 카피를 많이 봐야 합니다. 책을 많이 보세요. 좋은 글을 생산하는 능력을 키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이에 더해 기자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해요. 단순한 사실만을 놓고 보더라도 한 사건에 대한 해석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조금 진부하지만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도 많아야 합니다. 또한 토익(TOEIC) 같은 회사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능력도 필요하죠.
Q9. 교수 생활을 하면서 느낀 직업적인 고충이 있나요?
최근에 느끼는 고충은 교수와 학생들과의 관계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느낄 수 있었던 끈끈한 유대가 사라졌죠. 그것이 긍정적인지 아닌지는 개인의 가치판단에 따라 다르지만요. 예전엔 군대문화가 지배적이었는데 요즘은 다 서로 존대하는 문화가 보편화됐죠. 개인 간의 사회적인 예의 차원에서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새로운 기준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10. 교수님의 인생에 있어 궁극적인 가치나 목표 같은 게 있으신가요?
제가 정년이 10년 정도 남았기에 은퇴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 누군가의 아빠나 남편 그리고 교수로 살았었는데 이제는 저 자신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젊을 땐 연구도 많이 했지만 요즘은 후학들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을 통해 후배들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죠. 후배들이 학계를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사람으로 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11.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교수나 연구원으로 활동하길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예엔 유학이 필수였지만 요즘은 우리나라 학계가 미국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으니 더는 필수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석사 학위만을 가지고도 그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교수가 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해 논문 등 연구 실적을 많이 쌓고 현업 경력도 겸비할 수 있으면 더욱더 좋죠. 물론 교수가 될 확률을 높이려면 해외의 좋은 대학에 유학을 가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학문에 있어 자기만의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김도현 기자 07dohy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