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이중·부전공 제도의 허점, 개선안을 검토해야 할 때

등록일 2023년09월27일 19시4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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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는 07학번 이후 학생 혹은 후기 편입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부전공△이중전공△전공심화 중 1개의 과정을 선택해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이중·부전공 제도는 졸업을 위해 사실상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제도임에도 미흡한 부분이 존재해 학생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우리학교 이중 및 부전공 제도의 본래 취지를 올바르게 실현하기 위한 논의가 시급한 상황에서 △우리학교 이중·부전공 제도 현황△이중·부전공 제도에 나타난 허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이중·부전공 제도 현황

우리학교는 △국제학△어문학△지역학에 더해 △경영△경제△정치 외교△AI△SW 분야 등의 여러 학문을 융합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학문을 복수로 전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중전공 제도가 구축돼 있다. 15학번 이후의 이중 및 부전공 과정을 선택한 우리학교 재학생이 졸업하기 위해선 자신의 전공학점에 더해 이중전공 42학점 혹은 부전공 21학점을 추가로 수강해야 한다. 이중전공은 당해 학기 편입생 중 희망자와 1학년 과정 수료 전의 재학생이 일정한 요건을 갖춰 신청기간에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선발 여부가 공개되며 부전공 이수자가 추후에 후기 이중전공으로 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부전공은 2개 학기 이상 등록한 재학생 및 휴학생이 신청하면 배정받을 수 있다. 양 캠퍼스(이하 양캠) 수강편람에 따르면 이중 및 부전공 수강신청은 자신의 본전공 수강학년 수강일과 동일하다고 기재돼 있지만 일부 학과의 경우 수강신청에 있어 본전공생과 이중·부전공생 사이에 차등적인 대우가 존재하기도 한다.

 

한편 이중전공 변경은 재학 중 1회만 가능하며 자신의 학번 대에 여석이 있는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이중 전공 변경기간에 신청해 이미 한 번 이중전공을 변경한 경우엔 추후 다시 이중전공 변경신청이 불가하다.

 

이중 및 부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학과는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학과에 따라 특정 자격을 충족해야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학과들은 △면접△어학성적△자체시험 등을 요하기도 하며 캠퍼스 구분 없이 신청할 수 있으나 특정 캠퍼스에 국한된 학과도 존재한다. 또한 양캠에 동일하게 개설되는 융합전공과 부전공의 경우 자신의 소속 캠퍼스에서 이수해야 한다는 규정도 명시돼 있다. 특히 융합 전공은 2개 이상의 전공을 융·복합한 제도로 일반융합전공과 학습자설계융합전공으로 구분되며 모두 이중전공으로만 이수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 융합전공은 △문화콘텐츠학전공△브릭스(BRICs)전공△EU전공 등 2개 이상의 전공 또는 연구소가 연계해 개설한 전공이다. 학습자설계융합전공은 모든 학과·부 및 국내외 학점인정 대학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학생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전공이다. 학습자설계융합전공의 경우엔 타 대학 및 학과와의 교류가 중요해 졸업에 필요한 학점 취득이 비교적 까다롭다는 측면이 있다.

 

◆이중·부전공 제도에 나타난 허점

현재 우리학교 이중·부전공 제도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중·부전공생의 수강신청에 관련된 문제가 거론된다. 지난해 공개된 이중전공 학과·부 경쟁률에 따르면 서울캠퍼스(이하 설캠)는 △광고PR브랜딩△경제학△언론정보 전공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글로벌캠퍼스는 △국제금융학△글로벌스포츠산업학△컴퓨터공학 전공 순이었다. 특히 타 학과·부에 비해 인기가 많은 상경계열을 이중·부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은 수강신청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엔 경제학부 이중·부전공생의 수가 설캠에 존재하는 학부 중에서 많은 편에 속함에도 경제학부 강의 좌석이 수강인원 수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본전공생은 이중 및 부전공생의 유입으로 인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을 신청하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손종칠 우리학교 경제학부장은 “학교에서 허용하고 있는 강좌 수를 초과해 강의를 개설할 수 없고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설캠의 대형 강의실 수에 제약이 있어 수요 초과로 인한 불편이 지속되는 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경영학부의 경우 수강신청 관련 공지사항에 모든 과목에 대해 증원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경영학부를 이중·부전공으로 하는 학생이 수강신 청에 실패했을 때 별도의 구제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이순희 우리학교 경영대학 학부장은 “현재 우리학교는 국제경영교육인증 (AACSB)을 받은 상태인데 60명이 넘는 강의가 존재할 경우 국제 인증에 있어 불리해지기에 증원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중·부전공생의 수강신청을 수강정정기간에만 할 수 있도록 제한 하는 일부 학과의 방침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경영 학부의 경우 부전공생은 수강정정기간에만 수강신청이 가능해 잔여 여석이 있는 강의만 수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된다. 브릭스 전공은 전공선택 과목 이수학점에 따라 상경학점을 최소 18학점에서 최대 28학점 이수해야 한다. 전공 내 개설되는 강의만으로는 최대 24학점까지 채울 수 있어 남은 학점은 우리학교의 타 상경계열 강좌를 통해 이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브릭스 이중전공생이 상경계열 중 경영학부 강좌를 듣기 위해선 수강정정기간에만 신청할 수 있어 여석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한다. 신은경(통번역·태국어 21) 씨는 “브릭스 전공 수업의 수강신청도 어려운 편인데 상경트랙을 채우기 위해 경영학부 수업에 대한 수강신청을 하려면 수강신청 기간 이후의 잔여 여석 내에서만 선점해야 하기에 이중전공 학점 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브릭스 전공은 “타 상경 계열에서 개설된 수업을 듣는 것은 자율 선택의 형태로 수강하는 것 이기에 해당 학부의 수강신청 관련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중전공△본전공△부전공생이 혼재된 강의가 있는 반면 이중· 부전공생 전용 강의가 개설된 학과도 존재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학과별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학생의 기준이 각기 상이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학교 어문계열 중 △독일어과△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태국어통번역학과△폴란드어과 등은 이중 전용 강의가 부재해 본전공생과 이중·부전공생의 성적이 함께 산출 된다. 특히 어문계열 이중전공생의 경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본전 공생과 누적된 수업량의 격차가 커져 언어 수준 차이에 대한 부담감이 심화된다는 입장이 대두된다. 태국어통번역학과(이하 태통)를 이중전공으로 이수 중인 김채연(통번역·중국어 20) 씨는 “다른 학과는 이중 전용 강의가 개설돼 있지만 태통의 경우 본전공생과 함께 경쟁해야 해 성적 및 학습에 관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 이병도 우리학교 태통 학과장은 “관련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으나 별도의 강의를 개설할 만큼 이중전공생의 인원수가 많은 것도 아니기에 이중전공생 전용 강의 개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중전공 변경횟수가 1회로 제한돼 있어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 또한 이마저도 중도 포기 또는 미달 여석의 범위 내에서 변경 가능하기에 최초 신청에 비해선 다소 제약이 많다. 마채운(아시아·이 란어 22) 씨는 “다양한 진로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중전공 변경가능 횟수가 턱없이 적어 더이상 관심사가 아닌 이중전공 수업을 졸업할 때까지 들어야 하는 게 고역이다”고 전했다. 특히 학습자설계융합전 공은 타 대학 및 학과와의 교류를 통해 학점을 취득하는 방식이기에 더욱 정밀한 계획이 요구된다. 따라서 학생이 설계한 계획과 방향이 어긋나 더이상 타 대학 및 학과에서의 수강이 불가하고 학점을 이수 할 수 없게 될 경우 이중전공 변경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미 이중전공 변경 전적이 있다면 이중전공 이수를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학교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는 “이중전공 변경횟수의 제한은 이중전공 설계 당시 교수와 학생의 의견에 따른 것이지만 해당 문제는 학사제도 개편안이 본격화되면 재고해 볼 만한 사항이다”고 답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러한 상황에서 이중·부전공 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다른 대학교의 사례가 주목받는다. 서강대학교(이하 서강대)는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적성에 부합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다전공 제도가 마련돼 있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여기엔 △면접△변경 횟수△어학성적△인원△정원△학점 등의 제약이 존재하지 않아 자유롭게 이수할 수 있는 점이 한몫한다. 또한 서강대에선 자신의 모집 단위에 속한 전공을 포함해 최대 3개의 전공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중·부전공생의 불만이 심화하면서 우리학교 일부 학과는 학생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상경대학 및 사회과학대학의 한 강의당 기본 정원은 60명이지만 경제학부의 경우 이 중·부전공 학생의 강의 수요를 고려해 강의당 수강 인원을 70-120명까지 늘려서 운용하는 것이 그 예다. 또한 경제학부는 이중·부전공 학생을 위해 전공 필수 과목 분반을 추가 개설할 여지가 있다며 수강생의 사정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브릭스 전공은 최근 증가한 브릭스 이중전공생을 고려해 강좌 수를 증설하고 각 강의별 정원도 이전에 비해 증원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릭스 전공 측은 배정되는 강의실 최대 수용 인원에 거의 근접하게 증원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불편사항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태통과 폴란드어과는 이중전공생도 △특수외국어교육진흥원 주관 비교과 프로그램△학과 행사△해외 연수 등에 본전공생과 동등하게 참여 할 수 있도록 해 본전공생과 이중전공생 간의 언어 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이중·부전공 제도를 필수로 이수하도록 요구하는 학교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우리학교는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 이중·부전공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의 선택권 확대라는 당위에도 부합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학종지 측은 “최근 교육부가 학생의 선택권 강화를 위한 각종 제도 및 규제 완화 등의 방향으로 고등교육법과 동법 시행령을 개정 중이다”며 “우리학교 또한 전반적인 이수학점 체계 및 교과과정 운영 등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는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학습권 확대를 위한 각종 제도를 선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유다인(중국·중외통 22) 씨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이중·부전공 제도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 했다. 우리학교가 이중·부전공 제도의 허점을 개선해 학생의 선택권 및 학습권 강화라는 본래 취지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연아 기자 06znchu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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