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선 주차 문제와 관련해 불편함을 겪는 재학생들의 사례와 의견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늘어난 통학 등의 목적으로 자가용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주차공간의 부족과 학교 주차장 비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학교 주차공간 현황 △우리학교 주차 체계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주차공간 현황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는 본관 부근의 지하 주차장과 교수 학습개발원 주차장이 공식적인 주차공간으로 규정돼 있으며 이곳에선 총 634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더불어 학교 공식행사와 같은 예외적인 상황엔 운동장이 주차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설캠의 경우 학교 근처의 공용주차장 외에도 △건물·상가 주차장△도로변△주거시설 등이 주차공간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기숙사와 백년관은 지하 주차장이 있으나 백년관은 교직원 전용이며 △공학관△교양관△도서관△ 인문경상관△어문관△학생회관△후생관에 지상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 설캠에 비해 주차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도 △교양관△백년관△인문경상관△학생회관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학교 글캠의 주차장 유료화는 지난 2016년 4월 주차관제시스템 설치와 함께 시작됐다. 학교 측은 공지를 통해 “행락객과 운전 연습 차량 등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막고 캠퍼스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차료를 징수하게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학내 주차시설의 이용 요금은 우리 학교 부설 주차장 이용 요금표에 따른다. 설캠 소속 교직원의 주차요금은 1일 1,000 원이며 월간 이용 시 10,000원이다. 글캠 소속 교직원 및 명예교수의 경우 1일 주차 요금은 1,000원이며 월간 이용 시 5,000원 의 금액이 적용된다. 강사는 △월 10,000원 △일 1,000원이며 대학원 및 연수원 소속의 △박사과정△석사과정△연수원은 각각 △주간 월 20,000원△야간 월 15,000원△ 주간 20,000원△야간 15,000원으로 규정 돼 있다. 일반 차량은 △15분 미만△15분 이상~30분 미만△1시간으로 구분돼 각각 △무료△1,500원△3,000원의 비용을 부담 해야 한다. 글캠의 경우는 주차장의 위치 별로 상이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주차 등록 여부와 해당 주차장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료대상 차량으론 △교내 행사 차량△소방차량 및 정부 공공업무 수행차량△쓰레기 수거차량△응급차량△우편물 수발차량△출입기자 차량 △학교 및 법인 공용 차량이 해당한다.
◆우리학교 주차 체계의 문제점
우리학교 설캠의 경우 구 도서관 앞에 존재하던 주차장이 사라지고 현재는 본관 지하에 주차장이 생겼다. 그러나 학내 주차공간 부족의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다. 최선우(사회·정외 23) 씨는 “부지가 협소하다는 점에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 측의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밝혔다. 비용 부담 문제도 함께 거론된다. 주차공간 부족 문제와 더불어 재학생은 정기 주차권을 구매할 수 없기에 외부 주차시설이나 사람들의 통행이 적은 골목길을 주차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실제로 이로 인해 인근의 아파트 관리 사무소와 주택 시설의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학교 근처에 소재한 ‘R’아파트의 관리 사무소는 “학생들이 간혹 주민들이 없는 정오와 오후 시간대에 경비원이 휴게시간이나 자리를 비운 사이 출입하고 몰래 주차해 주민들의 주차공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경고 전단을 부착하기도 한다”며 “현재까진 경비원의 재량으로 학생들의 주차를 묵인해주곤 했지만 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론 부착되는 경고 전단을 사용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그 밖에도 사회과학관과 도서관 사이 공간 및 캠퍼스를 둘러 싼 갓길을 주차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나 설캠 도서관 앞에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수업 이동 시간대에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외에도 재학생들의 자가용이 설캠 주변의 주택가를 둘러싸 일렬 주차된 형태 역시 적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글캠의 경우 △기숙사△공학관△교양관△도서관△백년관△인문 경상관△어문관△학생회관△후생관에 적어도 1곳 이상이 공식적인 주차공간으로 지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차장 이용료는 미등록 차량의 경우 최초 30분은 무료로 적용되고 이후 30분마다 1,000 원을 부담하지만 글캠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네이버 양식을 작성한 후 상황실에서 스티커를 수령하기만 하면 등록 차량으로 처리돼 언제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설캠은 글캠과 달리 교내 주차장이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설캠에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학생의 정기권 구매가 불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강사△교직원△대학원생△연수원은 정기권을 구매해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재학생들은 이 대상에서 제외된다. 강형우(아시아·이란어 22) 씨는 “학교는 이러한 측면에서 재학생들에게 만족할만한 혜택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지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일관되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는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친환경적인 주차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국립 서울대학교는 우리학교와 마찬가지로 △면제 차량△방문 차량△정기 주차권을 따로 규정해놓았으나 각 부문에 해당하는 구체적 대상을 지정한 것을 넘어 △경차(배기량 1000cc 미만 일반차량)△저공해자동차(저공해자동차 표시부착)△전기자동차에 대해선 50% 할인을 적용하는 보다 세부적인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더불어 우리 학교와 교지 면적에 있어 큰 차이가 존재하긴 하지만 서울시립대학교엔 주차요금의 감면되는 여러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유공자△독립유공자△의사상자의 경우엔 80% 할인을 적용한다. 그리고 경형자동차 및 저공해자동차(저공해표시부착)의 경우 50% 할인을 적용해 전기자동차를 학내 주차장에서 충전할 시 1시간 미만의 주차요금을 면제하며 1시간 초과 시부턴 주차요금의 50% 할인 혜택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학교 시설관리팀에 따르면 본관 지하 주차장 1층과 2층에 각각 3대와 6대의 전기자동차 주차공간이 확보돼 있고 교수회관과 사이버관 지하 주차장 1층과 2층에 각각 4대와 2대의 주차공간으로 총 15대의 전기자동차 주차공간이 정비돼 있다. 이는 설캠 전체 주차공간 대비 약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편 우리학교 동원관리팀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타 대학의 사례처럼 경차와 전기 자동차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러한 우리학교 설캠 지하주차장 공간 부족은 여러 원인이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의 좁은 부지’다. 우리학교 설캠 부지는 82,291㎡로 서울시내 대학에서 좁은 편에 속한다. 이러한 좁은 부지 안에 추가적인 주차장 건설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좁은 부지를 가진 만큼 학교 측에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으나 포화된 주차장 내 주차공간에 적치물이 존재 하거나 주차공간에서 학생들의 자율 활동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공간 부족이 더욱 심화되는 실태다. 우리학교 학생 A 씨는 “종종 본관 지하 주차장의 전기자동차 충전 구역에서 동아리나 소모임 회합이 진행되는 경우를 목격하곤 했다”고 언급했다. 설캠의 주차 비용은 타 대학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학생들의 불만은 시들지 않고 있다. 학부생들에 대한 주차 정기권 문제의 경우엔 학교의 관련 부처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석대학교(이하 백석대) 서울캠퍼스는 지난해 1학기 대면 수업 수강자에 한정해 협소한 캠퍼스의 교내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방배역 주변 주차장 대학생 할인 혜택을 제시했다. 평일에만 적용되는 혜택이었지만 학교 측에서 주변 상권과 제휴를 한 사례에 해당한다. 또한 백석대는 △방배역 노상공영주차장 △방배1동 공영주차장△서초구립중앙로 공영주차장의 시간당 요금을 학교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우리학교의 경우 외대앞역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있으나 자세한 안내는 따로 없었다.
또한 친환경적인 주차 정책에 의해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그 밖에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보급을 위해 설치할 필요가 있는 건물△시설 및 부대시설에서 적용돼야 함에도 우리학교에선 미비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 대학의 선례는 모두 국공립 대학교의 사례이기에 사립 대학교인 우리학교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엔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학교에서 관련 부분에 대한 제도와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정비한다면 사립 대학교로서 친환경적인 주차 문화를 선도하는 모범적 선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의 모든 구성원에게 주차공간을 제공하는 것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학교와 학생 간의 적정한 절충과 합의를 통해 해당 문제에 관해 충돌하는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성민욱 기자 07minwook@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