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기도 일부 지역의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 편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청이 경기도를 경기북도와 경기남도로의 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김포시가 경기북도에 편입을 희망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 다방면에서 메가시티에 대한 관심과 찬반의견이 갈리고 있다. 김포시가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이로 인한 논쟁 및 기대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메가 서울 논의 배경
지난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청은 2026년도까지 현 경기도를 경기북도와 경기남도로 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북도엔 △고양△구리△남양주△파주 등의 지역이 경기남도엔 △과천△광명 △성남△용인 등의 지역이 포함될 예정이다. 하지만 김포시가 경기북도에 편입을 반대하며 서울시로의 편입을 추진하겠다는 공식적인 의견을 발표했다. 군사구역 및 여러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발전 정도가 낮은 경기북도에 편입될 경우 김포시의 발전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이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장되면서 △고양△구리△과천△광명 등 경기도 각 지역에서도 서울시 편입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서울시 편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게 됐다. 지난 2일 백경현 구리시장(이하 백 구리시장) 은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동환 고양시장도 고양시민이 원한다면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7일 여당인 국민의힘은 ‘메가시티(Megacity)’ 추진을 본격화 하기 위해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메가시티 구성에 본격적인 발을 내밀었다.
한편 서울 대통합에 대한 논의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지자체 후보자들이 ‘메가 서울 구상’과 ‘글로벌 서울’ 등 서울시의 영토 확장에 대한 공약을 내밀었는데 13여 년 만에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95년 경기도 광명시와 고양시 일부 지역이 서울로 편입되는 등과 같은 서울로의 소규모 편입은 빈번하게 있었다. 그러나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처럼 서울의 대규모 확장은 지난 1963년 경기 남부지역의 서울시 편입 이후 처음이다. 당시 편입되었던 경기 남부지역은 현재의 강남이 돼 서울의 주요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메가시티 추진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60여 년 만에 서울의 구도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예상되는 문제점
먼저 메가 서울이 실현될 경우 도시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서울 및 수도권에 대한 쏠림 현상은 이전부터 문제로 제기되고 있었으나 메가 서울이 이뤄질 경우 이러한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통계청의 ‘2022년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 5,169만 2,272명 중 50.5%에 해당하는 2,612만 4,421 명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지난 2017년의 49.6%에서 매년 0.2%씩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 메가시티까지 추진되면 수도권 집중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론 지리적 문제가 나타난다. 서울시와 김포시 사이엔 인천광역시 일부 지역과 경기도 부천시 지역이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을 배제한 채 김포시만 서울시에 편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또한 현재 김포시를 기점으로 수많은 지역이 서울로의 편입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지역을 서울시로 편입할 것인지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적 문제 또한 드러난다. 김포시의 경우엔 현재 △군△면△읍과 같은 농어촌 지역이 존재하며 현재 김포의 농어촌 지역엔 13만 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로의 편입이 확정돼도 실질적인 행정절차가 이뤄질 수 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아직 농어촌 지역에 대한 개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농어촌 지역이 없는 서울로 편입이 이뤄질 시 농어촌민에 대한 행정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세수 관련 문제사항 역시 거론되고 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 당) 의원은 2023년도 김포시 본예산 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김포시는 3,000억 원에 해당하는 지방세가 감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지난 6일 김포시는 공식발표를 통해 “지방세 감소부분은 서울시의 보조금으로 편성돼 우리나라 전체 세입부분은 큰 감소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편입 시 인구확대 및 기업 이전 등으로 세수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마지막으론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이 포퓰리즘(Populism)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메가시티를 기획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음 해 총선을 조준한 정치적 포퓰리즘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 미터(Real Meter)가 지난 1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김포-서울 편입론 관련 여론조사’에서 58.6% 가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의 서울시 편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 것 으로 나타났다.
◆논의 현황 및 엇갈린 의견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서울시 편입이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의 주도 하에 법안 제출을 하는 것이다. 이는 김포시가 관할구역 변경계획을 세워 김포시 의회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주민투표를 거쳐 경기도와 서울시에 건의한다. 이후 경기도와 서울시가 각각 내부 의견 조율 후에 행안부에 제출하면 행안부는 의견을 검토한 뒤 법률안 제출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김포시와 서울시의 의견이 일치하더라도 경기도가 편입에 반대 의견을 내면 진행이 어려워진다. 두 번째는 국회의 특별법 제출이다. 이 경우 정해진 의결수만 충족한다면 서울시와 경기도의 반대 유무에 상관없이 오로지 김포시의 편입의지로 편입이 가능하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음 해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 후 메가시티 구성 법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하 오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하 김 김포시장)은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한 첫 공식 면담을 가졌다. 오 서울시장은 “동일 생활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임시 전문가 조직을 구성해 서울시 내부적으로 모든 인접 지자체의 편입 시의 장단점에 대해 분석할 계획이다”며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김 김포시장은 “생활권이 밀접한 서울로 편입된다면 동반성장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한 지난 13일 오 서울시장은 백 구리시장과도 만나 편입 문제에 대한 공식 면담을 가졌으며 지난 9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서관은 “김포-서울 편입 보도가 나온 이후 다각도로 협의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기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대 중 서강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이 소멸하고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가 서울은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다”며 메가 서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통계청의 ‘2022년 인구주택 총 조사결과’에 의하면 지방인구 유출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영남권은 10만 여명이 그리고 호남권에선 2만 3,000 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이하 이 교수)는 일본의 도쿄와 중국 상하이의 사례를 들어 “메가시티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다”며 우리나라의 메가시티 전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중국이 대도시인 상하이를 기점으로 확장하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한 것과 같이 서울 대도시권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질 것이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 경기도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두 지자체 사이 의견 대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경기도는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김포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으로 관리되고 있는데 서울로 편입될 경우 △대형 건축물 과밀부담금△산업단지 신규 조성 금지△ 4년제 대학 이전 금지 등 서울시 편입에 따른 규제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포시는 서울시 편입 이후에도 성장관리권역을 유지하면서 김포시 내 개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편입 관련 특별법을 제정 시 경기도가 주장한 규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외의 지역에서도 메가시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3일 ‘메가시티 충청시대’ 선포식이 열렸다. △대전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충청남도△충청북도가 모여 충청권 메가시티를 출범하겠다는 것이다. 김태흠 충청남도지사는 “충청권이 하나 되면 인구 560만으로 도시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이는 수도권의 대학과 대기업이 이전할 수 있고 지역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 등 자립적인 경제 발전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메가시티 서울을 두고 많은 이견이 갈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와 국회는 다양한 의견 청취와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정책의 방향성을 정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권오건 기자 07og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