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이하 미디어) 학부의 일방적인 강의 신청 제한 통보로 해당 학부의 이중·부전공생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 학부 측에서는 1전공생의 전공필수과목(이하 전필) 수강 신청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알렸으나 수강 신청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특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는 미디어 학부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들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다. 이에 △이중·부전공생의 수강신청 제한 현황△해당 문제에 대한 대립하는 입장△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이중·부전공생의 수강 신청 제한 현황
이번 우리학교 수강 신청 기간 중 일부 학과에서 이중·부전공생의 전필 및 실습 강의에 대한 수강 신청을 제한해 논란이 불거졌다. 수강 신청 기간 3주 전이었던 지난달 11일 미디어 학부 학부장실에선 ‘2024학년도 학부 수강 신청 요건 변경 및 교과과정 개편 안내’를 통해 이중·부전공생의 전필 및 실습 강의 신청에 대한 제한을 공지했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1전공생은 정해진 수강 신청 기간에 강의를 신청할 수 있지만 이중·부전공생은 전필 및 실습 강의를 수강 정정 기간에만 신청할 수 있게 된다. 해당 내용이 공지된 이후 불만 사항이 제기되자 미디어 학부 측은 “1전공생의 전필 신청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학부 측에서 위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임시방편으로 이중·부전공생의 신청을 제한했다는 점에서 균형 있는 조정이 아니란 의견이 대두됐다. 미디어 학부의 세부 전공 중 하나인 광고·PR·브랜딩의 부전공생인 이승훈(서양어·이탈리아어 19) 씨는 “이중· 부전공이라 할지라도 해당 전공의 수업을 들어 학점을 채워야 하는 입장은 본전공생과 동일한데 수강신청에 제한을 두니 졸업에 대한 막막함이 가중되는 것 같다”며 걱정을 표했다. 이러한 불만이 이어지자 미디어 학부는 일시적으로 공지 내용을 개정해 이중·부 전공생의 신청을 전체학년 수강신청기간(이하 전 학년 기간)인 2월 7일에도 가능하도록 수정했다.
미디어 학부의 공지로부터 이중·부전공생의 수강 신청 제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한편 유사한 수강 신청 요건을 가진 타 학과 역시 존재했다. 경제학부의 경우 이중·부전공 생 전용 분반이 개설되지 않은 강의는 학년별 수강 신청 기간에 전체 수강정원 중 일부를 1전공 학생들만 수강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1전공생이 아닌 경우 잔여 여석에 한해서만 전 학년 기간에 신청하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역시 이러한 제한 사항을 채택한 학과가 있었다. 통계학과의 경우 △수리통계학△수리통계학 연습△통계세미나△통계학개론△통계학및 연습1을 제외한 모든 강의는 1전공생만 학년별 신청 기간에 신청할 수 있었고 이중·부전 공생은 전 학년 기간에만 수강 신청이 가능했다.
◆해당 문제에 대한 대립하는 입장
이번 미디어 학부의 이슈를 계기로 ‘전공생 우선 수강 신청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이를 바라보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시각이 나뉘고 있다. 우리학교 이중·부전공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외대학보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총 3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중·부전공생 강의 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학생은 57.9%였다. 1전공생의 수강 신청을 위해 이중·부전공생의 수강 신청을 제한한 방안에 대해 63.2%의 학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대로 제한에 긍정한 학생 중 71.4%는 ‘1 전공자의 수강 신청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답했으며 29.6%는 ‘강의를 수강하는 인원에 이중·부전공생이 집중되며 이중· 부전공생 비율이 더 높은 채 강의가 개설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응답했다. 제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학생 중 45.5%는 ‘차별 대우에 따른 학생들 간의 갈등이 조장될 수 있다’고 답했고 27.3%는 ‘특정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다른 학생들이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1전공과 겹치는 강의 때문에 이중·부전공생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의 폭이 현저히 낮다’거나 ‘부전공생에 대한 차별은 인정하지만 이중전공생은 1전공생과 동일하게 학과에서 선발된 학생들이므로 1전공생과 동일하게 대우해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듯 현재 이중·부전공 신청 제한에 대한 의견은 지속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미디어 학부 측에서도 내부 논의 끝에 해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남승석 미디어 학부 조교는 “전공 수업들을 신청하기 어렵다는 1전공생들의 문의가 지속적으로 있었기에 제도 개정의 필요성을 느꼈다. 분반도 고려했지만 학교 규정상 개설 가능 과목 수가 제한돼서 어려웠다. 이에 관련 부서들에 개정 방향에 대해 문의했고, 답변 내용을 반영하여 수강신청 요건을 수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제도 변경으로 학생들이 겪었을 불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다”라며 학부 측의 의견을 대신 답했다. 이어 미디어 학부는 “본전공과 이중.부전공을 떠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배우려는 학생들의 마음은 항상 귀중하고 감사한 것이기에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의 보완과 개선이 필요함을 인지한다. 규정상 가능한 범위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조율하여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1전공생의 의견을 처음 반영하여 제도를 수정한 것이기도 하고 개설 가능한 절대적인 강좌 수가 부족하기도 해서 ‘본전공생의 우선수강’ 기조는 유지하되 최대한 학생들이 합리적이라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개선할 예정이다. 적어도 학생들이 수강신청 계획이 불확실하여 어려움을 겪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한 후 이중전공 신청기간 이전까지 학생들에게 공지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관련 업무를 관할하는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학사지원팀은 “학과의 개별적인 수칙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며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방향은 없지만 학생 및 학과의 의견에 대해 최대한 협조적으로 도움을 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글캠 학사지원팀 역시 “위 주제에 대해 설캠 학사지원팀 측과 함께 소통했으며 마찬가지로 학과와 학생들을 위해 협조적으로 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번 미디어 학부의 이중·부전공생의 전필 및 실습 과목에 대한 수강 신청 제한은 갑작스러운 통보식 공지와 편파적인 1전공생 우대 정책으로 생각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면에서 여러 학생의 이목을 끌었다. 전자의 경우 각종 변동 사항에 대한 사전 공지를 통해 학생과 학부 간의 활발한 소통을 이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게 된다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후자의 경우 해당 사안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관점도 다양할뿐더러 학교 측에서도 아직 명확 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학내 구성원 간의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 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87%의 학생들이 ‘전반적인 강의들에 대한 공급 확대’를 그 방안이라 답했으며 그 중 △35%는 전필 축소 및 전필 외 과목 확대를△24%는 ‘학교와 학생들 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유연한 증원과 강의 종류 확대’를△18%는 ‘정정 기간이 아닌 전 학년 기간에도 신청할 수 있도록 조정’을 방안으로 답했다. 이외에도 ‘제한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충분한 시간을 두어 사전에 학생들에게 공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수요를 맞추기 위한 강의 개설을 최우선으로 지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통해 문제를 해결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중·부전공생의 수강 신청과 관련한 다른 학교의 사례에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의 경우 수강 신청 일정 공지에 일괄적으로 수강 신청 일자가 표시돼 있으며 학년별 수강 신청 기간 사이에 이중·부전공생을 위한 신청 일자가 존재했다. 해당 일자엔 1전공은 물론 교양과목 강좌 또한 수강 신청이 불가하며 오직 이중· 부전공생 교과목만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 1 전공생과 이중·부전공생의 정원이 명확하게 분리돼 있기에 상호 간의 갈등이 일어날 우려가 없다는 점에서 경희대의 수강 신청 제도는 의의가 있다. 서울시립대학교의 경우 이중전공생은 신입생을 위한 과목을 듣지 못한다는 점을 제외하곤 1전공생과 동일한 선상에서 수강 신청을 진행한다. 부전공생의 경우 전필 수업에 대한 수강 신청을 학년별 수강 신청일에 진행하는 반면 전공선택 수업은 전체학년 수강 신청일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우리학교의 수강 신청제도와 상이한 모습을 보인다. 두 학교 모두 학과별 차이점이 존재하지 않고 동일한 수강 신청 조건을 취한다는 점 역시 우리학교와 차별된다.
이처럼 우리학교는 학과별로 수강 신청 방식에 차이가 존재하는데 일부 학과에선 이중전공생과 1전공생의 불편을 모두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다. 경영대학의 경우 1전공생 우선수강은 물론 △이중전공생 우선수강 △신입생 우선수강 △1전공 및 이중전공생 우선 수강 강의까지 세분화하여 제한을 두었다. ELLT학과 역시 1전공생과 이중·부전공생의 강의를 세분화해 1전공용과 이중전공용 강의를 구분하는 한편 이중전공의 전필과목을 축소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처럼 학과별로 이중전공에 대한 불만 사항을 개선하고 있듯 학교 전체의 수강 신청 시스템을 검토하고 학생과 학교 간 소통을 통해 학교 전체의 일관적이고 확고한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병찬 기자 08byeongcha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