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아침밥,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한 끼를 위해선

등록일 2024년03월13일 16시2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학교는 지난달 2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 시행을 공지했다. 지속적인 학생들의 요구에 힘입어 시행된 사업인 만큼 운영 방식과 현장의 반응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천원의 아침밥 사업 개요 및 과정△현황과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고 한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 개요 및 과정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야간 및 원격 대학을 제외한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해 기준 총 186개 대학이 참여 중인 이 사업은 △고물가로 인한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 완화△쌀 소비문화 확산△53%에 달하는 대학생들의 아침 식사 결식률 감소를 목표로 도입됐다. 재원의 경우 기존엔 정부와 학교가 각자 1,000원씩 부담해 3,000원 상당의 아침밥을 1,000원에 판매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대학가의 수요 확대 요청에 힘입어 정부 지원금이 2,000원으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지원 가능한 식수 인원 역시 450만 명 분으로 지난해 대비 200만 명 분 이상 증가해 더 많은 학교가 해당 사업의 수혜를 받게 됐다.

 

우리학교 공지사항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양 캠퍼스(이하 양캠) 모두 지난 4일부터 12월 20일까지 방학기간을 제외한 기간 동안 진행된다. 이용 방식은 식당 키오스크(Kiosk)에 모바일(Mobile) 학생증 QR코드를 찍은 뒤 기존의 학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구매해 이용하게 된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오전 8시부터 9시 10분까지 기숙사 식당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의 경우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명우 설캠 총괄지원팀 팀장(이하 이 팀장)은 “우리 학교의 경우 이전까지는 예산 부담으로 해당 사업에 참여하지 못했으나 정부 지원금 인상 과 동시에 교내 추가 예산 배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사업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식사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진행하는 만큼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 다. 김석중 글캠 총괄지원팀 팀장(이하 김 팀장)은 우리학교의 해당 사업 재원에 대해 “정부 지원금의 인상 및 경기도청의 지원금 제공으로 기존 4,900원이었던 조식을 △정부 2,000원△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지원금 1,000원△학교 900원씩 각각 분담해 학생에게는 1,000원이라는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가격이 저렴해짐에 따라 조식 메뉴 자체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으나 실제 천원의 아침밥 시행 이후에도 조식 메뉴는 이전과 큰 차이점이 없었다. 메뉴 선정과 관련해 이설향 설캠 영양사(이하 이 영양사) 는 “조식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자극적이고 맛의 표현에 중점을 둔 요리보다는 속이 편안해질 수 있는 요리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을 준비하는 교직원들의 노력도 상당했다. 이 영양사는 “당직 조리원들이 오전 6시 30분부터 출근해 식사를 준비한다”며 “새벽부터 일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맛있게 먹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글캠의 경우 전광판에 남은 조식 식권 숫자를 표기해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수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학생들의 식사 편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현황과 문제점

시행 첫 주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장혜지(영어·영문 22) 씨는 “평소에 조식을 잘 먹지 않는 편인데 1,000원이라는 가격과 이 정도의 품질이 유지된다면 아침 수업 전에 꼭 먹고 갈 것 같다”며 “해당 사업이 지속돼 균형 잡힌 아침밥을 합리적인 가격에 계속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으나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존재했다.

 

우선 학생증 인식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았다. 조미정 설캠 식권 판매원 (이하 조 판매원)은 “첫날 기준 아침 식사에 참여한 200명의 학생 중 7명의 학생이 동일한 문제를 겪었다”며 “다행히 돌발상황에 대비해 상주하고 있던 직원이 직접 학생증을 확인한 뒤 해당 학생들도 식사할 수 있도 록 조치했다”고 했다.

 

다음으로 식권의 수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조 판매원은 첫날 집계 결과 “준비된 200장의 식권이 개시 후 30분 만에 판매 종료됐다”며 “이후에 도착한 분들은 불가피하게 정가인 4,000원에 식권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화요일과 수요일 또한 오전 8시 30분 경에 판매가 마감돼 기존에 예정된 2시간에 비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식권이 소진된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글캠 역시 비슷한 시간대에 식권이 소진됐단 점에서 설캠과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다.

 

마지막으로 배식이 지연된다는 문제다. 설캠의 경우 배식구는 한 곳만 개방돼 있을 뿐만 아니라 배식 담당 인력 또한 부족해 음식을 보충하러 이동한 사이 해당 역할을 대신해줄 다른 직원이 없어 배식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1교시 수업을 앞둔 학생들이 급하게 식사를 마친 후 강의실로 뛰어가는 등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었다. 노연정(중국·중언문 22)씨는 “아침 1교시 수업을 앞두고 조식을 먹으러 왔는데 줄이 길어 수업시간을 맞추느라 힘들었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한편 글캠의 경우 식권 판매 기계의 수가 충분하지 않아 학생들의 수요를 모두 처리하지 못해 발권 자체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학생증 등록 문제와 관해 이 팀장은 “지난달 26일에 사업 대상자에 선정된 직후 준비 시간이 촉박했기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며 “해당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 업체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식권 부족 문제에 대해 “이번 해의 경우 사업 신청이 이미 마감됐기에 식수를 늘리기는 어렵다”며 “이번 해 처음 시행되는 만큼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한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 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울특별시에서 관내 대학교들을 대상으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한 지원금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며 “우리 학교도 해당 사업에 지원해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배식 시간 지연 문제에 관해 설캠의 경우 배식구 추가 개방과 배식 인원 보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영양사는 “중식이나 석식에 비해 식사량이 비교적 적은 조식의 경우 더 적은 인원으로 배식을 진행한다”며 “근무자의 인건비와 200명이라는 적은 식사량을 고려할 때 지금보다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문제다”라고 전 했다. 다만 “다음 해 식사량의 증가 여부에 따라 인력 규모 조절 논의가 이루어질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다른학교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가톨릭대학교의 경우 교내 학생 자원봉사 동아리인 ‘까리따스 봉사단’을 참여시켜 배식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우리학교 역시 교내 사회봉사 수업을 활용하거나 봉사 동아리와의 의견 조율을 통해 학생들에게 천원의 아침밥 배식 참여를 권유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설캠의 경우 1교시 수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포장 간편식의 도입 역시 고려해볼 수 있다. 글캠의 경우 조식에 △시리얼(Cereal)△샐러드(Salad)△우유△주스 (juice)와 같은 간편식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2년 천원의 아침밥 우수사례에 선정된 학교들 중 △고려대학교△경희대학교△성균관대학교 등 다수의 학교가 일반식과 함께 간편식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글캠의 발권 지연 문제와 관련해 김 팀장은 “며칠간의 시행에서 해당 문제로 인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며 “이미 내부적으로 키오스크의 추가 도입이 결정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도 중요하다. 김태동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기획홍보팀 팀장은 “글캠 기숙사식당의 경우 천원의 아침밥과 기존 조식을 이용하는 사생들에게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한 식사량을 준비하고 있다”며 “만약 향후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수가 줄어들 경우 만들어 놓은 조식을 전량 폐기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오롯이 생협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에게 양질의 아침밥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된 사업이지만 아직 시행 초기이기에 미비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보완을 통해 해당 사업의 목적에 맞게끔 지속적인 1,000원 조식의 제공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원 기자 08seungwon@hufs.ac.kr

이승원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