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인야후(Line Yahoo)의 지분 조정을 두고 한일 양국의 의견이 상반되고 있다. 라인야후는 일본 내 1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이하 앱)인 라인을 운영하는 회사로 지난해 9월 라인야후의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는 네이버(Naver)의 클라우드 액티브 서버(Cloud active server)가 해킹되며 라인야후의 일본 사용자들에 대한 약 51만 건의 정보가 유출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국가적 안보 차원의 문제라며 예민하게 반응했고 지난 3월부터 라인야후에게 두 번의 행정지도를 명령했다. 주요 골자는 네이버가 가진 라인야후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과 정보 유출 원인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나라에선 네이버가 소유한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기업을 배척하는 것이란 여론이 발생 중이다. △라인 사태의 배경과 현황△양국 정부와 국민의 반응△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자
◆라인 사태의 배경과 현황
라인은 일본 국민 10명 중 8명이 사용하는 일본 내 주요 메신저 앱이다. 일본 사회에서 라인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단순한 메신저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쇼핑△오락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일종의 종합 플랫폼(Platform)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선일보에서 조사한 라인의 일본 월 이용자 수는 각각 △라인메신저 9,600만 명△라인뉴스 7,700만 명△라인 VOOM* 6,800만 명△라인페이 4,000만 명으로 라인은 언급된 각 분야에서 이용자 수 1~2등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라인의 영향력은 2016년 일본 이시카와현(石川県)에서 발생한 구마모토(熊本) 지진을 통해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진 발생 당시 일본 언론은 지진 발생 지역에서 전화 대신 라인 메신저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고 일본 정부도 라인과 ‘정보 활용에 관한 파트너십(Partnership) 협정’을 체결할 만큼 라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이에 대해 당시 일본 여론은 “라인이 일본의 완전한 인프라(Infra)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라인의 소유권은 복잡한 상태다. 라인야후는 라인 및 야후 재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2021년에 우리나라 회사인 네이버와 일본 회사인 소프트뱅크(Softbank)가 라인야후의 지분 64.5%를 소유하는 지주회사 ‘A홀딩스’(A holdings)를 설립하고 그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졌다. 즉 라인야후에 대한 소유권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양분한 것이며 어느 한쪽이 A홀딩스의 지분을 1주만 추가로 취득하더라도 소유권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인야후의 경영은 소프트뱅크가 맡고 시스템 운영은 네이버가 맡기로 협의했다.
문제는 지난해 9월 라인야후의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던 네이버 클라우드의 액티브 디렉토리 서버(Active Directory Server)*가 익명의 해커에 의해 해킹(Hacking)되며 발생했다. 이로 인해 네이버 서버에서 라인야후와 관련된 약 51만 건의 정보가 유출됐고 네이버 측은 주로 일본인 사용자의 △구매이력△나이△성별△이용권한 등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사용자의 계좌번호나 신용카드번호 같은 금융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책임을 물으며 지난 3월 라인야후 측에 네이버가 소유한 지분을 매각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결국 라인야후는 이에 따라 네이버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라인야후 측은 △네이버와 불필요한 통신 차단△네이버와 시스템 분리△네이버와 위탁업무 종료△보안운영센터 업무를 일본 내로 이전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또한 최근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지난해 9월 발생한 ‘네이버 클라우드 해킹 사건’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대응하지 않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한 피해도 없다는 점을 발표했다. 실제로 조선일보에서 인터뷰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건이 지난해 11월에 나온 내용인데 이제 와서 조사를 요청해 대응이 힘들다”며 “국민의 개인정보에 위협이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언급했다.
◆양국 정부와 국민의 반응
일본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라인야후에게 네이버와의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은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네이버를 통해 발생한 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라인야후가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지분을 보유한 네이버를 관리 및 감독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네이버가 소유한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의견이다”라고 보도했다. 즉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네이버가 가진 라인야후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명분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일련의 조치들은 라인을 일본 내의 핵심 인프라로 삼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다. 아사히 신문은 “자민당 일부 의원들은 라인을 명실상부 일본의 인프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우리나라 정부는 초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겨레신문에서 지난 13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존중한다” 혹은 “네이버가 분명한 입장을 주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와 같은 발표를 통해 사실상 네이버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여야 정치권 모두는 정부의 미온적 반응을 질책했다. 지난 13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일본 정부가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경영권을 뺏으려 하는데 윤석열 정권은 속수무책”이라고 언급했으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니 나서지 않겠다는 정부의 모습은 방관에 가깝다”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여야 의원이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지난 13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정책 브리핑에서 “네이버의 추가적인 입장이 있다면 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반일을 조장하는 정치 프레임이 국익을 훼손한다”며 “이는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도 언급했다.
한국경제가 지난 3일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에서 “자본 지배력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지난 1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라인야후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지분 매각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라인의 △개발△보수△운영△유지를 모두 맡아온 네이버의 기술이 없으면 라인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네이버가 지분을 정리하더라도 해당 기술을 매각하거나 기술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License) 이용료를 받는 등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13일에 네이버 노동조합인 ‘공동성명’은 “라인 계열 구성원 및 약 2,500명의 한국계 라인야후 노동자와 같은 인적자원부터 이들이 축적한 기술 및 노하우까지 모두 보호해야 한다”며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나아가야 할 방향
라인야후의 경제적 가치는 매우 크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야후 지분의 64.5%를 보유한 A홀딩스의 지분을 절반 보유하고 있으므로 라인야후의 지분 중 약 33%를 갖고 있다. 이번 달 10일의 주가를 기준으로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은 약 8조 3,000억 원에 달하나 네이버가 라인야후에 대해 갖고 있는 기술 라이선스의 가치 및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약 10조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라인야후의 산하 기업인 라인플러스는 △동남아시아△미국△중국 등의 해외에 법인을 지니고 있으며 라인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대만△인도네시아△태국의 라인 사용자가 약 8,3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은 해외시장에서 라인이 가진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라인플러스는 라인야후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데 만약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지분을 매각한다면 라인플러스를 통한 동남아시아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간에는 직접적인 자본관계나 인적관계가 없다”며 “라인플러스는 앞으로도 라인야후 산하 기업으로서 대만이나 태국 등 해외사업을 총괄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즉 라인플러스와 네이버의 관계에 선을 긋는 것이다. 또한 지난 14일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도 “우리는 네이버가 아닌 라인 직원이다”라며 라인야후의 소속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지분을 잃고 지배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건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잠재적 이윤도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지분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미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측에 네이버와의 관계를 정리하라는 행정지도를 두 차례나 내렸으며 라인야후 및 라인플러스는 네이버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 사태는 △네이버 기술 유출 우려△동남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축소△약 2,500명의 우리나라 임직원 고용불안△우리나라 내 반일 감정과 같은 여러 문제가 얽혀있기에 양국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다만 라인사태는 단순히 네이버라는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향후 일본에서 어떤 입지를 가질지를 다투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라인사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네이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짧은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
**사용자와 컴퓨터 목록 및 권한을 담고 있는 서비스 집합
박진하 기자 08jinh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