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89호 기획 기사에선 우리학교 천원의 아침밥 사업 개요와 문제점에 대해 다뤘다. 사업이 한 학기 진행된 현재 해당 사업의 전반적인 개선은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만족도는 어떠할까. △천원의 아침밥의 현황 및 보완 사항△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천원의 아침밥 현황 및 보완 사항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 완화△대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 감소△쌀소비 문화 확산을 목표로 도입됐다. 우리학교는 지난 한 학기 동안 해당 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아침밥을 책임졌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와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각각의 사업 현황은 이와 같다.
지난 기사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설캠에선 학생들이 몰려 배식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이는 배식 창구와 인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였다. 인원이 몰릴 경우 배식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문제와 관련해 이명우 설캠 총괄지원팀장(이하 이 팀장)은 먼저 “새벽에 근무할 수 있는 조리원의 선발과 배치를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원 확충에 관해선 추가 인원 선발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식 창구 부족 문제에 관해선 이 팀장은 “조식 시간에 배식 창구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글캠의 경우 판매량에 비해 식권의 수가 많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실제로 동일 사업을 진행 중인 타 대학의 경우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 150개△광운대학교 100개△서울여자대학교 100개로 식권 수가 비교적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인과 관련해 임은정 글캠 영양사(이하 임 영양사)는 “글캠의 경우 주된 소비층이 기숙사생이란 점과 통학생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식권 판매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며 “통학생이 아침을 먹으러 일찍 등교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준비된 식수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다 보니 잔반 처리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글캠에선 천원의 아침밥 식권이 약 160매 정도 소진되어 40매 이상의 식권이 남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임 영양사는 “남는 식권으로 인한 잔반의 처리 비용은 전부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한편 식사 후 잔반 처리와 뒷정리의 문제도 나타났다. 이에 이설향 총괄지원팀 후생파트 영양사(이하 이 영양사)는 “일부 학생들이 잔반이 담긴 식판을 치우지 않는다”며 “남은 잔반 처리와 뒷정리들을 학생들이 하지 않으면 조리원들이 직접 치워야 하기 때문에 조리원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라고 답했다.
아침밥 메뉴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 역시 문제였다. 설캠의 경우 △사골우거지국밥△소고기뭇국△육개장국△콩나물국밥 등의 한식이 주를 이루며 제공되고 있다. 이에 강형우(아시아이란어 22) 씨는 “저렴한 가격으로 아침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한식에만 치우친 메뉴 구성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 영양사는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식수 공급의 제한△조리시간의 제한△한정된 예산△쌀 소비 권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한식 이외의 메뉴를 추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미 점심 메뉴로 양식이나 일식이 제공되기 때문에 아침에만 특별히 더 많은 메뉴를 준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천원의 아침밥을 통해 우리학교가 개선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 영양사는 “새벽 근무가 가능한 조리원들의 수를 늘리려고 시도했지만 신속한 충원이 어려웠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천원의 아침밥 사업으로 인해 업무가 늘어난 기존 조리원들의 복지나 급여를 인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위에서 언급한 해결책 외에도 근로장학생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경희대의 경우 작년 사업에 비해 식권의 수를 2배 이상 늘림과 동시에 배식 인원에 근로장학생을 투입해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배식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고 학생의 시각에서 바라본 개선점을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희대 사무국장 A 씨는“근로장학생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메뉴 선정과 복지를 더욱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으며 결과적으로 경희대는 지난해 12일 ‘천원의 아침밥 우수 대학 시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과제인 잔반 문제의 경우 부산대학교(이하 부산대)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금정구청이 주관한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 인센티브제’에서 부산대 기숙사 진리관은 역내 11개 다량배출사업장 가운데 가장 큰 감량률(22.4%)을 달성해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대의 잔반 줄이기 캠페인은 △이벤트 개최△인식 개선△정보 제공 등 크게 세 방향으로 추진됐다. 자신이 남긴 잔반의 영향을 인지토록 하기 위해 잔반 처리량을 공지해 무심코 남긴 잔반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높였다.
잔반 처리 문제와 관련해선 조식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임 영양사는 ‘생활협동조합에서 추가 조식 직원을 고용해 잔반 처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메뉴의 다양성 문제의 경우 재원 확충을 통해 선택의 폭을 늘리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학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외엔 공식적인 후원단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타 학교의 경우 사업의 지속과 개선을 위한 재정적인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의 경우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해 공식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후원도 받고 후기를 쓰는 ‘내독내산’이란 게시판을 운영해 기부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기호를 반영한 반찬들이 제공됨과 동시에 메뉴의 다양성도 보장해 사업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연세대는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천원의 아침밥’ 사업 운영 실적 우수 학교 대상에 선정됐다. 우리학교는 공식 후원 단체는 없지만 총동문회가 지난 6월 24일 기부금 전달을 진행했다고 한국외대동문회보 측에서 밝혔다. 총 86명의 동문이 자발적으로 모은 금액 1천만 원을 기부한 것이다. 김춘식 서울캠퍼스 부총장은 “이 기부금은 천원의 아침밥에 사용될 예정이며 천원의 아침밥 지원 대상 인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많은 학우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잔존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을 수 있다. 우리학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해야 하며 사업 후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개선과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소영 기자 09soyoung@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