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한 기자(서양어독일어 04)는 현재 매일경제 문화스포츠부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골프배구야구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대한 기사를 12년 동안 작성해 왔다. 이러한 그는 현재 신문을 넘어 라디오 및 유튜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올어라운드 플레이어(all-around player)’가 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1. 우리학교 독일어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독일어 공부에 큰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공부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학교 독일어과에 입학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에 대학에서 독일어를 공부하며 언론정보 및 미디어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자 했습니다.
Q2. 우리학교 재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주어진 일에 대해선 성실히 임하는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아리 및 학생회 활동을 하며 제가 맡은 일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좋은 결과를 내고자 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다른 학우들이 저를 믿고 일을 맡겼다고 생각해서 더욱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가끔 △동기△선배△후배와 만나면 과거에 제가 한 노력들에 대해서 언급해 주고 기억해 줘서 뿌듯합니다.
개인적으론 최대한 틀에 갖히지 않은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미디어 다음(Media Daum)’이란 포털 사이트에 축구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를 보며 느낀 점들을 기사 형식으로 기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재학 중 외부 신문사의 프리랜서(Freelancer) 기자가 됐고 해당 신문사에서 지난 2006년 개최된 독일 월드컵(World Cup)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Q2-1. 재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독일어과 축구 동아리 ‘로카(Roka)’에서 기술고문으로 활동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로카는 독일어로 ‘로테 카르테(Rote Karte)’라는 말의 줄임말입니다. 이 단어는 레드 카드(Red Card)를 의미해요. 레드 카드를 받을지언정 몸을 사리지 말고 후회 없이 뛰자는 의미를 담아 팀의 이름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이 팀에서 전 선수로 활동하진 않았지만 팀의 전술을 고민하고 경기 내용을 기사로 작성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또한 선수를 적절히 기용하는 감독의 역할도 일정 부분 담당했습니다. 사실 원래 제가 ‘로카’에 가입했을 땐 기술고문이란 자리가 없었어요. 당시 저는 1학년이었기에 동아리 내에서 위치가 애매했는데 축구에 대한 제 열정과 능력을 믿어준 다른 선배들이 기술고문이란 자리를 만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제 전술과 선수 기용에 의심하지 않고 따라줬습니다. 이후 우리학교 월드컵이나 서양어대 유로컵(Euro Cup)에서 우승하기 위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축구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했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다.
Q3. 스포츠 기자의 꿈을 꾸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부터 기자가 되고 싶긴 했지만 반드시 스포츠 기자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스포츠 기자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우리나라는 △금메달 13개△은메달 11개△동메달 8개를 획득하며 종합 순위 7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때 우리나라의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떠오르게 됐는데 대표적으로 △박태환△손종오△이용대△이효정△장미란 등이 기억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을 즐겨봤는데 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선수들의 숨겨진 눈물이야기땀 등을 기사로 작성하고 싶단 마음이 문득 자라났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음 해인 2009년 1월부터 축구 및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대해서 기사로 작성해 블로그(Blog)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0년 개최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도 다녀왔습니다. 약 3년 3개월 동안 스포츠 기사를 작성해 블로그에 게시했지만 2012년 일간스포츠에 입사하며 중단하게 됐습니다
Q4.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면서 겪은 고충이 궁금합니다.
스포츠는 연중 무휴이기 때문에 스포츠 기자도 쉬는 날이 없습니다. 또한 스포츠 경기는 보통 저녁 시간에 열리는만큼 퇴근이 늦어진다는 것도 힘든 점 중 하나입니다. 물론 전 어느 정도 적응이 됐지만 갑작스레 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땐 아내를 비롯한 주변 사람에게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또한 △농구 오프암(Off-Arm)△배구 그린카드(Green Card)△야구 자동투구판정시스템 도입 등 스포츠별로 매해 규칙이 조금씩 변경되기에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스포츠 기자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5. 일을 하면서 보람됐던 순간이나 뿌듯했던 일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올림픽 현장 취재에 대한 보람이 컸습니다. 하계올림픽 및 동계올림픽을 각각 2회씩 취재했는데 그 중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취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취재할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에 올림픽 개최 4년 전부터 각 종목과 대회 준비 상황을 꼼꼼하게 취재했습니다. 가을 및 겨울 시즌에는 평창과 강릉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취재에 매진했습니다. 그 결과 스켈레톤(Skeleton) 스타 윤성빈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평창올림픽의 △교통△숙박△음식점△준비상황 등 미흡했던 기반 시설을 지적하는 연속 기획물을 작성했는데 이를 통해 한국체육기자연맹에서 2017년 3분기 기획 부문 우수상을 수상해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Q6. ‘스포츠 저널리즘은 오락 부서(Toy Department)다’란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스포츠 저널리즘은 단순히 오락만을 전달하는 영역이 아닙니다. 저는 스포츠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기에 언론이 스포츠에 관한 사안을 정기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한 스포츠의 순기능은 먼저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02년 월드컵 당시 국민들은 스포츠 아래 하나로 모였습니다. 또한 스포츠는 △감동△분노△슬픔△희망과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스포츠를 전달하는 스포츠 저널리즘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7. 스포츠 기자에게 가장 요구되는 자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포츠에 대한 관심입니다. 보통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불립니다. 그만큼 스포츠 속엔 알아차리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스포츠 기자는 이러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그래서 스포츠 기자에겐 스포츠에 대한 깊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자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만큼 친화력을 기르는 것도 권하고 싶어요.
Q8. 라디오 및 방송과 같은 각종 매체에 출연하시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그 이유와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는 △방송△신문△온라인△잡지 등 모든 분야를 경험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에 현재는 △스포츠 기사 작성△외부 매체 기고△BS1 라디오 출연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미디어가 방송신문잡지 등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신문 기자가 방송이나 잡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죠. 그러나 지금은 기자 한 명의 ‘멀티플레이(Multi Play)’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10년간 미디어는 다양해졌고 기자 개인이 갖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 활동 영역을 한정 짓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자 합니다.
Q9.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가 궁금합니다.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스포츠계에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고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더욱 노력하고 싶습니다. 또한 더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과 만나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발굴해 남다른 시각으로 차별화된 기사를 작성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속적인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겠죠.
Q10. 스포츠 기자를 지망하는 우리학교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로 다양한 경험을 쌓길 바랍니다. △동아리△사회봉사△아르바이트△여행 등 어떤 경험이든 좋습니다. 다양한 경험이 기반이 된다면 좋은 글과 안목을 가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외국어 능력을 키우길 바랍니다. 저는 지금까지 4번의 올림픽과 3번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며 해외에서 취재할 일이 많았습니다. 외국어 능력은 기자 생활에 분명 도움이 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유익한 능력입니다. 자신 있는 외국어 한 가지 정도는 만들어두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를 정말 사랑한다면 스포츠 기자로써 ‘성공한 덕후’가 되길 바랍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가까이서 인터뷰하고 지켜보는 것은 스포츠 기자가 갖는 큰 즐거움입니다. 물론 일과 취미는 다르기에 스포츠 기자로서의 삶은 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스포츠를 사랑한다면 좋은 스포츠 기자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현장에서 여러분을 마주하게 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박진하 기자 08jinh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