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가 캠핑장이 된 이유는? 우리학교 외부인 출입 문제의 현주소

등록일 2024년12월04일 11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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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명수당이 가을 단풍 명소로 유명해지며 교내 외부인 출입이 급증하고 있다. 학교 홍보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관련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교수△교직원△학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외부인 출입 문제 현황△외부인 출입 문제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외부인 출입 문제 현황

지난달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학교 글캠의 명수당 및 근방 산책로가 가을 단풍 명소로 소개되며 교내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방문객 증가가 우리학교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외부인 방문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가적인 피해가 심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외대학보에서 우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2.7%가 ‘외부인의 명수당 출입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론 명수당 방문객이 급증함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선 △광역버스 운행 차질△돗자리 및 캠핑장비로 인한 잔디 훼손△반려동물 출입으로 인한 배변 처리 문제△쓰레기 처리 미흡△안전 문제△외부인의 교내 시설 이용으로 인한 재학생 피해△주차 문제 등으로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및 교직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며 학교 측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외부인 출입 급증 이후 가장 큰 불편을 야기한 문제론 △광역버스 운행 차질(43.8%)△주차 문제(30%)△외부인의 교내 시설 이용으로 인한 재학생 피해(12.5%)△쓰레기 처리 미흡(7.5%)△반려동물 출입으로 인한 배변 및 안전 문제(2%) 순의 응답이 이어졌다.

 

차를 타고 방문하는 외부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역시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교통마비△셔틀 운행 방해△학생 안전 위협 등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글캠은 도로 구조적 특성상 갓길에 주정차하는 차량이 있는 경우 교통에 차질이 생기기 쉽다.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엔 갓길을 따라 차량이 연이어 주차돼 있는 사진과 같이 주차 문제를 지적하는 각종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게다가 교내 교통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외부인들로 인해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실제 피해 경험에 대한 질문에 ‘외부인이 매우 빠른 속도로 운전해서 부딪힐 뻔 했다’는 응답도 존재했다.

 

아울러 글캠 내 버스 차고지를 이용하는 광역버스의 교내 진입 및 출차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기존 운행되던 1500-2번 버스의 경우 교내 진입이 불가해 교외에서 회차하기도 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부득이하게 지각이나 결석을 하게 되는 등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이와 관련한 피해 경험을 묻는 질문에 ‘정문에서 출차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혹은 ‘셔틀버스가 교문을 통과하지 못해 도중에 내린 적이 있다’ 등의 응답이 기록됐다.

 

외부인의 교내 시설 이용에 별도의 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설문조사 결과 △가족 단위의 관광객 및 반려동물 동반 출입으로 소음이 야기돼 학습 환경이 저해된 경험△동아리 활동 중 외부인으로부터 자리 양보 요청을 받은 경험△화장실 이용객 급증으로 인해 오랜 시간 대기한 경험이 있다는 학생들의 응답이 확인됐다. 교양관 1층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는 “학교를 개방하는 평일엔 교양관 1층 라운지(Lounge)를 이용하는 외부인도 많다”며 “주말엔 편의점으로 찾아와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으니 교내로 통하는 출입문을 열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외부인들이 많다”고 밝혔다. 외부인들의 경우 교내 시설 이용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됐다. 실제로 A 씨는 “교내로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오는 외부인에게 주의를 줬는데 도리어 불쾌한 말을 들었다”며 “주차료 지불을 이유로 교내 시설까지 이용하려고 하는 외부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동시에 쓰레기 문제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A 씨는 “외부인들이 배달 음식 섭취 후 발생한 쓰레기를 편의점에 그냥 쌓아두고 나간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는 주말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교양관 내 편의점의 특성상 쓰레기의 상시적 처리가 어렵다는 문제로 이어지며 악취 및 미관 저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A 씨는 편의점 관리를 위해 주말에도 출근을 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보행 방해△사진 촬영으로 인한 초상권 침해△소음에 의한 수업 방해 등으로 많은 재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부인 출입으로 인해 논란이 거세지자 글캠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해 명수당 이용 수칙에 대해 다시 한 번 공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위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인 출입에서 파생된 문제의 원인

이와 같은 문제의 발생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캠퍼스 이용 수칙이 엄격히 준수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특히 교내 반려동물 출입 금지와 관련된 이용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는데 실제로 이건학(공과산업경영 24) 씨는 “차 안에 몰래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명수당 이용 수칙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명시돼 있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다. 그동안은 우리학교 학생들만 명수당을 이용했기에 이용 수칙을 따로 명시해두지 않아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부인의 경우 이용 수칙에 대해 아는 바가 전무하니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이용수칙을 어기기도 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반려견을 동반한 채 우리학교 명수당을 방문한 외부인 B 씨는 “반려견 출입이 안 되는지 몰랐다”며 “따로 쓰여 있지도 않고 관련해서 안내를 받은 적도 없다”고 전했다. 

 

세 번째 원인으로는 현재 글캠의 주차 정산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글캠의 정문을 통과하는 차선은 총 두 개다. 그 중 한 차선은 등록 차량 전용으로 정해둬 정산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으며 다른 차선은 미등록 차량 전용으로 정해 주차 정산 기계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미등록 차량이 등록 차량 전용 차선으로 지나가 주차 정산을 하지 않더라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많은 학생들이 ‘주차 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등록 차량 전용 차선으로 출차하는 경우를 목격한 바 있다’고 제보하기도 했다.

 

교내 주차 공간 자체가 부족한 것 또한 핵심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글캠 총괄지원팀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토요일과 17일 일요일의 입출차건수는 각각 3,280대와 3,208대로 15일 금요일에 비해 약 5배가량 많다. 그런데 총괄지원팀 통계에 따르면 기숙사와 국제사회교육원(이하 국사원) 주차장을 제외한 글캠 전체 주차장 수는 총 663개로 기숙사와 국사원 주차장을 모두 합쳐도 849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절대적 주차 공간 부족이 갓길 주정차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외부인들이 주차 공간을 찾아 제대로 주차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교수△교직원△학생의 주차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므로 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앞선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말에 외부인들이 교양관이나 백년관에 주차할 자리가 없자 기숙사 주차장까지 와서 주차를 하는 바람에 주차하기가 힘들었다’거나 ‘재학생들 주차 자리도 부족한데 외부인들까지 더해지니 첩첩산중이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마정현(공과컴전 18) 씨는 “주차 공간 부족 때문에 수업 시간에 늦을까 봐 걱정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외부 차량 때문에 학생들이 주차할 공간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평소엔 수업 10분 전에 출발했지만 요즘엔 20분 전에 출발해야한다”고 전했다. 이는 비단 재학생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교양관 1층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직원 C 씨는 “항상 차를 교양관에 주차했었는데 최근엔 자리가 없어서 어문학관까지 가서 주차해야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SNS 상에 잘못된 정보가 범람하는 것 또한 문제의 원인이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인스타그램에 명수당을 검색하면 ‘교내 반려동물 출입 가능’이나 ‘돗자리 이용 가능’ 등과 같이 잘못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우리학교 이름을 ‘한국어 외국 대학’이라고 잘못 표기한 게시물도 있었다. 실시간으로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가자 학생들이 직접 나서 정정 댓글을 달거나 계정 주인에게 수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대부분의 잘못된 정보들은 수정되거나 삭제됐지만 일부 게시물은 여전히 잘못된 정보가 수정되지 않은 채 공유되고 있다. 글캠 총학에서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관련 수칙을 안내했으나 이미 타 게시물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널리 퍼져 관련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명수당에 방문한 외부인 고다은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캠핑용 의자를 가지고 온 게시물을 보고 방문했는데 실제론 출입 제한을 당해 상당히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명수당 근방에 쓰레기통을 비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학교 명수당에서 가장 가까운 쓰레기통은 교양관 1층 편의점 옆에 있는 쓰레기통이다. 결국 재학생이든 외부인이든 명수당을 이용하고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교양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인의 교내 출입을 방지하고 쓰레기 무단 투기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명수당을 기준으로 접근성이 더 좋은 위치에 쓰레기통을 비치할 필요가 있다. 이윤형(자연전자물리 24) 씨는 “평소에 명수당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뒤에 쓰레기를 버리러 교양관까지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게 불편했다”며 “명수당 입구 쪽에라도 쓰레기통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서도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명수당 근처 쓰레기통 비치’를 요구한 응답자의 비율이 14.5%에 달했다.

 

앞선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무려 34.5%의 학생들이 원하고 있는 해결방법은 ‘외부인 주차료 증액’이었다. 타 학교에 비하면 우리학교의 주차료는 매우 저렴한 편이다. 현재 우리학교는 등록 차량의 경우 주차료를 받지 않으며 일반 방문차량에 대해서는 최초 30분은 무료에 초과 10분당 500원으로 1일 최대 2만원의 주차료를 받고 있다.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는 최초 30분에 2,500원을 받으며 이후에는 초과 10분당 700원을 가산하고 있다. 또한 연세대학교는 최초 30분은 2,000원을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는 천원 인상된 요금을 받으며 입차 후 2시간이 지나면 10분당 천원의 할증을 붙이는 방식으로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우리학교에서도 외부인이 특히 많이 오는 계절 혹은 주말에만 주차료를 더 높게 받는 방법을 검토해볼 수 있다. 

 

나아가 학생들의 안전과 캠퍼스 질서 유지를 위해 경비 인력을 지금보다 더 증원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총괄지원팀에 따르면 최근 급하게 경비 인력과 청소 인력을 증원 중이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실정이다.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의 경우 특히 외부인 출입이 많은 주말과 휴일에 캠퍼스 경비를 강화해 규정 위반 시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나아가 총학 차원에서 자치대를 운영하고 근처 지구대 및 경찰서와 합동으로 순찰을 진행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우리학교 역시 이와 같이 지금 마련된 경비 인력에서 나아가 학생자원봉사단 및 총학 자치대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외부 방문객들이 우리학교 캠퍼스 이용 수칙을 제대로 알고 잘 지킬 수 있도록 매뉴얼을 구체화하고 이를 잘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29.1%가 ‘외부인 관련 매뉴얼 세부화 및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교내 방문객들에게 캠퍼스 이용 수칙 안내문 배포’가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7%였다. 지금처럼 명수당을 중심으로 이용 수칙을 적은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도 좋지만 학교로 들어오는 입장객들에게 아예 개별 안내문을 나눠줌으로써 해당 이용 수칙에 대해 더 집중하고 경각심을 갖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김미성(C&T투웰 24) 씨는 “전체 공지 같은 느낌의 현수막보다는 개별 공지식의 안내문을 배포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캠퍼스는 엄연한 교육 시설이란 점에서 외부인의 방문이 학생을 비롯한 당사자들에게 피해가 된다면 이는 분명 심각한 문제다. 글캠의 자연경관과 명수당이 이미 자연 명소로 입소문을 탄 이상 학교 차원에서 관련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은솔 기자 09eunsol@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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