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끝에 타결된 등록금 인상, 기대 효과와 향후 과제는?

등록일 2025년03월05일 16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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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우리학교 등록금이 전년 대비 5% 인상됐다. 십수 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를 깨고 전국 각지 대학에서 대대적으로 등록금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학교 역시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이하 총학)에선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가 열리는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본관 앞에서 피켓팅을 실시하는 등 강력히 반대했으나 결국 등록금 5%가 인상됐다. 이에 따라 등록금 인상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 더 나은 학교생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의 배경 및 현황△논란 끝에 타결된 등록금 인상△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자.

 

 

◆등록금 인상 배경 및 현황

지난 21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가 밝힌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90개교 중 131개교(68.9%)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이중 사립대학은 총 151개교로 등록금이 인상된 대학은 120개교(79.5%)에 달한다. 사실상 4곳 중 3곳은 등록금을 올린 셈이다. 국공립대학의 경우에도 전체 39개교의 28.2%인 11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대학 등록금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의 1.5배 이내에서 인상할 수 있으며 올해 법정 인상 상한은 5.49%이다. 실제로 2025학년도 등록금을 인상한 131개교의 인상률을 보면 4.00%~4.99% 수준에서 인상한 대학이 57개교(43.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00%~5.49% 수준에서 인상한 대학이 54개교(41.0%)로 나타났다.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인 5.49%까지 인상한 대학도 9개교로 사립 6개교와 국공립 3개교로 나타났다. 서울의 주요 대학에선 △고려대학교△건국대학교 및 경희대학교△성신여자대학교가 기존 등록금에서 각각 △5.0%△5.1%△5.3%의 인상을 결정했고 우리학교 역시 전년 대비 5%를 인상했다. 

 

이처럼 대다수의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단행한 배경엔 누적된 재정난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십수 년간 이어진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로 인한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대학들이 대거 등록금 인상에 나선 것이다. 우리학교 역시 2008년 마지막 등록금 인상을 이래로 17년간 동결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예산조정팀은 “등록금이 동결될 경우 교수 및 직원들의 인건비도 함께 동결되며 교원 유치 및 초빙 부분에 있어서도 우수 교원 채용이 매우 힘들다”라고 전했다. 또한 “△경비△미화△수도△전기 등의 고정비용은 매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상당히 받는 부분이기에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재정적 어려움을 밝혔다.

 

 

◆논란 끝에 타결된 등록금 인상

우선 등록금 인상은 국가장학금 제 Ⅱ유형(이하 국장 Ⅱ)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정부는 2009년 각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권고했고 2012년부턴 등록금 인상 대학을 국장 Ⅱ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 왔다. 하지만 올해 전국 대학의 약 65%가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면서 등록금을 올린 학교의 학생들은 국장 Ⅱ유형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실정이다. 대학들은 등록금 결정 과정에서 인상분으로 자체 장학금을 확충해 이를 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국장 Ⅱ유형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이다. 이에 장학금 지원이 끊긴 학생들 입장에선 갑작스런 경제적 부담이 증가한 상황이다.

 

2024학년도 기준 우리학교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지원받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액은 약 22억 원이다. 해당 금액 22억 원만큼을 2025학년도 교내 장학금으로 추가 편성해 학생들이 장학금 감액으로 인한 손해를 보지 않게 하며 2026학년도 이후에도 추가 22억 원은 감액 없이 유지하고자 함에 따라 학생들이 국장 Ⅱ유형을 지원받지 못한 것에 따른 손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학교 측의 방침이다. 또한 “국장 Ⅱ지원금은 2026학년도부터 5년간 점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기에 2026학년도부턴 학생들이 추가로 국장Ⅱ지원장학금을 수령할 수 있어 학생 장학금 수혜율은 점진적으로 높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 측과 학생 간의 지속적 협상을 통한 합의점 도출에도 어려움을 겪었단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총학은 “학교 측으로부터 등록금 관련 논의에 대한 통지를 신속하게 전달받았기에 소통의 부재는 없었다”며 “다만 소통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 차이가 존재해 원만한 합의점에 다다르진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총학은 ‘학생과 학교가 가져갈 수 있는 모든 전반적인 안에 대한 자문을 상정하지 않은 점’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타 대학에 비해 인상 논의가 비교적 급박하게 진행됐단 점을 지적했다. 등록금 관련△동결(안)△인상(안)△학생과 학교 타협(안) 등 모든 안에 대한 자문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학생들이 등심위에서 어떤 목소리를 내더라도 결국 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의견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단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예산조정팀은 “학생들 입장에선 더 원활한 타협이 이뤄지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단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번 해 등록금 산정 기간이 촉박해 짧은 기간 내에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 했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학교의 등록금 결정 과정은 매년 12월 말 교육부에서 각 대학에 등록금 인상률 지침서가 고지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후 1월 말에 개최되는 법인이사회 본예산 심의 회의 전에 본예산에 대한 등심위 심의 및 대학평의원회 자문 확정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에 사실상 1월 둘째 주 내에 등록 금액이 확정돼야만 본예산 편성이 가능한 것이다. 즉 학교 측에서도 짧은 기간 안에 학생들과 4회 정도의 만남을 가지며 최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을 기울였단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낮은 법인전입금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법인전입금’이란 학교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경비를 의미하는데 이는 대학의 총수입액 중 법인의 재정 기여도를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설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지난 1월 14일 성명을 내며 “등록금 의존율은 62.5%인데 법인의 재정 기여도는 매우 낮다”며 다양한 수입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즉 법인전입금 비율이 높을수록 대학 운영 수입이 다양해지고 등록금 의존율이 낮아지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의 경우 대학의 재원 중 법인이 부담하는 법인전입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지적하며 이에 따라 등록금 의존율 또한 함께 높아짐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우리학교의 법인은 동원육영회이다. 법정부담금에 대한 법조문인 대학설립운영규정 제8조 1항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그가 설립 및 경영하는 대학에 대하여 매년 수익용기본재산에서 생긴 소득의 100분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가액을 대학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충당해야 한다. 현재 우리학교 법인은 이를 충족하고 있는 상태로 법적 문제의 소지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우리대학 법인의 주요 수익 사업은 부동산 임대업인데 이는 경제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예산지원팀은 “법인 측이 수익사업을 다각화하면 좋겠지만 이 부분은 학교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도 밝혔다. 즉 학교 측에서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사실상 어려운 상황임을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인상된 등록금이 어디에 쓰일 것인지에 대한 향후 계획에도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총학에선 지난 1월 12일 ~ 14일까지 ‘2025년도 본교 등록금 인상 계획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본예산(안)에 대한 의견 수렴의 결과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곳은 △장학금 확충△공간 확충△낙후시설 개선△엘리베이터 설치△고시반 확충△전임교원 확충 및 강의 증설△학내 체육시설 개선△도서관 24시 개방△와이파이 네트워크 개선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예산조정팀은 주로 양 캠퍼스 시설 및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캠의 경우 국제관 열람실 리모델링과 통역 장비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고 사회과학관의 경우 지하 방수공사가 확정된 상황이다. 추가로 책걸상 교체 역시 확정 사안으로 노후화된 책걸상 기준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그 외 교수학습개발센터 EHP(냉난방기) 교체 공사 및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가 확정된 상황이다. 글캠의 경우 △공학관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교양관 화장실 개보수 공사△무선 네트워크 개선 공사△ 자연과학관 실험 용수 배관 교체 및 환경개선 공사가 확정됐다.

 

등록금 인상은 학생과 학교 양측 모두가 민감한 문제인 만큼 최종 결정까지 여러 과정을 겪었다. 현재는 학내 환경 개선이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우선적으로 계획되고 있지만 향후 교원 확충과 같은 나머지 사항들 역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총학 측에선 등록금이 학생 복지와 교육 환경 개선에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번 등록금 인상이 학내 전반적인 교육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라며 학생과 학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한영빈 기자 09youngb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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