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과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엔 학생들을 위한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부족한 휴게공간 및 학생들의 인지 부족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편히 쉴 곳이 없단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홍보 부족으로 인해 기존 공간의 활용도 역시 낮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학교 내 △휴게공간 근황△휴게공간 관련 문제△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휴게공간 근황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휴식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에 관해 우리학교 설캠과 글캠 모두 다양한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설캠엔 △대학본부 5층 옥상정원△미네르바 콤플렉스(Minerva Complex) 지하 1층 라운지△외국어연수평가원 3층 휴게실△잔디광장 등 약 20여 곳의 휴게공간이 존재한다. 특히 중앙도서관 2층에 위치한 ‘휴플레이스(休-Place)’는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설캠의 대표적인 휴게 공간으로 누워서 낮잠을 자거나 쉴 수 있는 소파가 마련돼 있다. 반면 국제학사 건물 2층에 위치한 휴게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이용 빈도가 떨어지는 등 각 휴게공간 간에도 이용률에 편차가 있다.
글캠의 경우 △국제사회교육원 강의동 2층 휴게실△기숙사 앞 공원△노천극장△명수당△백년관 GPS라운지△인문경상관 라운지 및 여학생 회의실 등 약 28개의 휴게공간이 존재한다. 또한 장판과 담요를 구비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학생 수면실이 △공학관 2층△교양관 HUFS 라운지(Lounge) 1층△자연과학대 2층엔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이 학생들의 실제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된다. 외대학보에서 우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7%가 ‘휴게 공간 부족 문제를 체감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문제로 △낮은 접근성△낡고 불편한 시설△악취△휴게공간 부족을 지적하며 학교 측의 적극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응답자 중 47.9%가 일주일에 3번 이상 휴게공간을 이용한다고 밝힌 반면 휴게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불만족(34.1%)과 매우 불만족(27.1%)을 합쳐 부정적 응답이 과반수가 넘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휴게공간 관련 문제
현재 휴게공간과 관련해선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휴게공간을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에 비해 마련된 공간의 수가 부족하단 것이다. 설캠 학생 A씨는 “휴플레이스를 갈 때마다 자리가 없어 도서관에 엎드려서 잠을 잔다”며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 수에 비해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명형택 설캠 학술정보팀장은 “현재 해당 공간은 약 33평의 규모로 운영되며 현재 29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며 “해당 공간의 확장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유용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확보된 공간에는 필요한 가구와 시설을 설치할 예산도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도서관의 전체 공간은 100% 활용되고 있어 휴게공간을 위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예산조정팀 또한 “휴게 공간 및 신설 공간을 위한 예산을 책정할 때 학생들과 조율해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최대한 마련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면적과 평수가 부족해 올해엔 휴게 공간에 관한 예산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설캠 내 국제학사 2층 휴게실이 학생들 사이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홍보 부족과 지속적인 운영 변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국제학사 휴게 공간과 관련한 논의는 2023년 제57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도약’이 국제학사 시설 및 규정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설문조사는 국제학사 시설의 이용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해 제58대 총학 ‘여운’이 해당 공간을 잠정 폐쇄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 다시 개방됐지만 이 과정에서 홍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의 인식이 부족한 상태다. 공간이 개방됐단 사실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고 구체적인 이용 방법이나 운영 방침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병찬(LD 19)씨는 “국제학사에 휴게 공간이 있단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학교에서 관련된 안내를 받은 적이 없고 어디서 정보를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에 총학은 “중앙집행위원회 복지기획국을 통해 운영의 안정화 및 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번 해 1학기 동안 운영을 통해 사업 프로세스(Process)를 정비하는 과도기를 거친 후 남녀 휴게실의 특성에 맞춰 정비 기간과 방법을 확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글캠 역시 휴게 공간 부족 및 시설 미흡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큰 실정이다. 글캠 학생 B씨는 “설캠엔 휴플레이스와 같은 공간이 있지만 글캠엔 여학생 휴게실밖에 없다”며 “그나마 있는 여자 휴게실도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어 “공부하거나 공강 시간에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데 글캠엔 그런 공간이 전혀 없다”며 빠른 개선을 요청했다. 또 다른 글캠 학생인 C씨는 “교양관 라운지는 이용자가 많지만 냉방과 난방이 잘 되지 않고 도서관 내에도 휴식 공간이 없어 불편하다”고 관리와 공간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신민숙 글캠 정보봉사파트장은 “글캠 도서관은 사실 책을 보관하는 자리조차 부족하다”며 “학교 측도 개축과 개선의 필요성이 느껴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외대학보에서 우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현재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휴게공간 유형은 △개방형 휴게 라운지△수면실△야외 휴식 공간△조용한 학습 공간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휴게공간 개선을 위해 △소음 차단 및 조용한 환경△전자기기 충전 시설△청결 유지 및 위생 관리△편안한 의자 및 소파 제공 등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이처럼 학생들이 요구하는 휴게공간 개선 문제는 비단 우리학교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마주하고 있으며 이들 역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지난해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오전 6시~오후 9시 50분까지 학생들이 편안하게 휴식하거나 간단한 음식을 섭취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복합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중앙도서관 또한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가까운 수면실을 재개방해 휴게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경우 휴게공간에 △계단식 의자△빈백△테라스 등을 설치해 학생들이 작업의 종류와 목적에 맞는 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공간들은 개인 공간을 제공하며 이른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영화 상영△카페△휴식 등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이에 강전길 우리학교 건설기획팀장 또한 “학생들의 교육 환경을 발전시키고자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글캠은 미활용 부지가 존재하기에 이를 위해 현재 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계획 수립 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현재 휴게공간 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총학과 대학 본부 역시 문제 상황을 인지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휴게 공간이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덜고 건강한 대학 생활을 위한 시설로 변모하기 위해선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실질적인 휴게공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공간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 앞으로 학교와 학생들이 협력해 보다 나은 휴게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길 기대한다.
최소윤 기자 09soyo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