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대(중국중국어 88) 전 주재원은 우리학교 졸업 후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에 입사해 중국 지역 주재원으로서 중국에 파견돼 중국 시장을 개척해 왔다. 세계 무대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장해 온 신 전 주재원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도 글로벌 영업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국제적인 환경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신승대 전 주재원을 만나보자.
Q1. 우리학교 중국어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한자와 역사 특히 무협에 큰 관심을 가졌어요. 한문교육을 고려했을 정도로 한자를 좋아했고 무협지에서 중국의 다양한 지역들을 보며 중국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중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중국어 전공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또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정책 영향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당 학과에 더욱 매력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Q2. 우리학교 재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1~2학년 땐 전공 수업보다 학회와 동아리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특히 학과 내 중국사회연구학회에서 활동하며 대학원생들의 지도로 중국 역사와 지역학을 배웠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천안문 사태를 다룬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복학 후엔 지역학 수업을 통해 중국 사회를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유용한 지식을 쌓았습니다. 3~4학년 땐 전공 언어에 집중하며 실력을 키웠고 그 경험이 이후 회사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Q2-1. 재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및 경험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국악동아리 ‘얼소리’ 활동이었어요. 이를 통해 학교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됐습니다. 또한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된 첫걸음은 저학년 때 몸담았던 학회 활동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됐고 근현대사를 선후배와 함께 공부한 경험이 훗날 중국 사람들과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경험 덕분에 고학년 때 지역학 수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전공에 대한 흥미도 더욱 커졌어요
Q3. 현대차에 입사하게 된 계기와 중국 주재원으로 파견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현대차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4학년 때 취업 대표로 활동하며 자동차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90년대 중반 해당 업계에 매력을 느껴 기아자동차 인턴십(internship)을 경험했고 그 경험이 결국 채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주재원으로 파견된 계기는 중국어 능력이 필요했던 시점에서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해외 서비스 부문에서 기술을 배운 후 중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 업무로 자연스럽게 전환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북경에 발령받아 현대차 직영 서비스 센터 및 정비 교육 센터장을 맡아 5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이후 중국 쓰촨성 청두로 파견돼 중국 상용차 판매 업무를 7년간 담당하며 중국 전국을 발로 뛰었습니다. 본사 귀임 후 현재는 수소 상용차 관련 아시아 태평양 및 중국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4. 중국으로 파견되기 전 현대차에서 어떤 기업과제와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중국으로 파견되기 전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후 관리를 담당했습니다. 외국어를 전공했지만 자동차 관련 업무에선 제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와 관련된 지식을 쌓기 위해 적극적으로 학습했습니다. 또한 판매직 업무도 병행하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넓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와 판매 두 가지 업무를 모두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Q5.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 중 하나입니다. 현지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요소와 이를 위해 사용한 현지화 전략 또는 성공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현대차가 처음 중국에 진출했을 때 중국 업체들보다 뛰어난 제품 우위를 갖추고 유럽 상위 브랜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며 가성비에서 밀리게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중국 현지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습니다. 밝은 톤의 색상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차량의 색상과 시트 색상을 이에 맞춰 조정했으며 음료를 자주 마시는 문화에 맞춰 차량 내 컵홀더 디자인도 개선했습니다. 또한 운전 습관에 맞춰 빠른 응답 속도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의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또한 현대차는 중국 연태(烟台市)에 연구소를 설립하여 현지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차량을 개발했습니다. 지금은 중국 내 여러 생산 공장을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할 계획을 검토 중이며 앞으론 친환경 차량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Q6. 중국 시장과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초기엔 한국에서 생산된 모델을 그대로 중국 시장에 도입해 판매했으나 당시엔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선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과 요구가 반영된 제품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차종이 중국에서만 생산됐으나 현재 소비자들의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를 통해 점차 중국 시장에 맞는 차량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결국 현지 특성에 맞춘 차량이 출시된다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7. 주재원으로 활동하시면서 겪은 고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주재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큰 고충은 현지 직원들과의 갈등과 인사 관리였습니다. 주재원은 현지에서 리더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때 그 지역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한국식 방식을 고수해 일을 하게 되면 충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기에 초반엔 저도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해외 경험이 부족했기에 현지 직원들과의 소통과 업무 조정 또한 힘들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노하우가 쌓여 서로 적응해 나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갈등도 훨씬 더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본사와 현지 간의 의사소통 문제도 큰 도전이었습니다. 본사에서 주어진 업무는 주로 저녁 시간에 이뤄지고 현지 직원들과의 업무는 낮에 이뤄져 시간대가 맞지 않아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그럼에도 본사와 현지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면서 점차 적응해 나갔습니다.
Q8. 중국에서의 현지 생활 중 특별히 인상 깊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문화적 경험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중국에서의 생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문화적 오해에서 벗어나 얻은 깨달음’이었습니다. 초기엔 술을 많이 마셔야만 관계가 원활하고 예의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사람들은 과음할 정도로 술을 즐기진 않는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술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각자의 주량을 존중하며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 데 더 도움이 된단 걸 깨달았습니다. 이를 통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더 자연스럽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Q9.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나 직업적인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현재 맡은 자동차 해외 영업 업무에서 수소 상용차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미래 모빌리티(mobility)는 친환경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수소차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립하는 것이 제 새로운 도전 과제입니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소차 판매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 목표는 은퇴 이후 통일 문제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은 대륙과 연결되지 않고 바다 건너에 있는 섬나라로 ‘북한’이 있죠. 북한은 매우 빈곤한 나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후대 그대로 미래가 제약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두 문제를 해결하고자 북한과 통일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으며 현재 총신대 통일개발대학원에서 박사과정에 있습니다. 또한 통일부 산하 국립통일교육원에서 통일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계속 활동하며 북한을 통해 우리나라 대륙이 연결될 길이 열린다면 우리 청년 세대에게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국제적인 업무 환경에서 활약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나 마음가짐에 대해 우리학교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학교는 국제적인 마인드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다음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실력을 쌓는 것입니다. 실력이 없다면 자신의 소양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특히 어학을 전공하는 후배들에겐 자신이 선택한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세계적인 환경에서 필수적인 영어도 함께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방학을 활용해 관심 있는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경험을 쌓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환경에서 활약하려면 언어 실력과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나경 기자 10leenagyeong@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