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Youtube)와 인스타그램(Instagram) 같은 온라인 영상 플랫폼(Platform)에선 이른바 ‘사이버 레커(Cyber Wrecker)’라 불리는 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은 논란이 되는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정리해 전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하지만 △사실 왜곡△자극성에만 초점을 맞춘 정보 전달△허위 사실 유포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 또한 존재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명인의 사생활을 파헤치거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확산시키면서 명예훼손과 2차 가해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본 기사를 통해 △사이버 레커의 현황△사이버 레커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사이버 레커의 현황
사이버 레커란 단어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정보를 신속하게 정리해 전달하는 특성을 반영해 사설 견인차를 뜻하는 ‘레커(Wrecker)’에서 파생됐다. 처음 이 표현을 사용한 김성회 유튜버는 본인의 영상에서 “영상을 빨리 올릴수록 유리하다”며 “가장 먼저 사건 현장에 도착한 레커가 사고 차량을 독점하듯 가장 먼저 영상을 올린 유튜버가 대부분의 조회수를 가져간다”고 밝히면서 단어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사이버 레커는 원래 신속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사건을 분석하고 정리해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인물이나 사건을 다루며 자극적인 내용을 제작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최근 들어 부정적인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유명인의 △결점△사고△실수△잘못△흑역사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확산시키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영상들은 사이버 레커들이 △관심△광고 수익△인지도△조회수를 위해 제작되며 다양한 플랫폼의 알고리즘(Algorithm)을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사이버 레커와 관련해 2차 가해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고(故) 김새론 씨의 유가족은 일부 유튜버들이 생전 고인의 사생활을 폭로해 큰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하며 특정 유튜버를 고소했다. 그러나 해당 유튜버가 오히려 고인과의 사적인 통화 내용을 공개하는 등 논란을 키우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장원영 씨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지속적으로 퍼뜨린 탈덕수용소나 유명 인플루언서(Influencer) 쯔양을 협박한 유튜버 구제역 등 악성 사이버 레커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사이버 레커의 문제점
사이버 레커가 다루는 정보는 빠른 확산력을 갖지만 그만큼 사실 검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문제의 본질보다 자극적인 요소를 강조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퍼뜨리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이하 유 교수)는 “가짜뉴스보다 더 무서운 건 사실과 허위 정보가 섞인 뉴스”며 “작은 사실이 있다고 하면 섬네일(Thumbnail)을 굉장히 자극적으로 뽑아서 저질 소설을 쓰는 것이다”고 사이버 레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명인이나 공인이 대상이 될 경우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며 해당 내용이 대중에게 각인 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그 대상이 일반인과 중소기업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불륜이나 폭로와 같은 자극적인 내용을 통해 조회수를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악용해 약점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등 사이버 레커 행위가 범죄로까지 변질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이버 레커는 조회수를 최우선 목표로 하기에 △가짜 섬네일 사용△과장된 내용 포함△선정적인 제목 혹은 사진 선정△전문가의 가짜 인터뷰 삽입 등과 같은 극단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나 명예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논란이 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반복적으로 다루면서 2차 가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법적윤리적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허위 정보나 가짜 뉴스가 포함된 영상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지속적으로 업로드될 경우 피해자는 법적 대응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이 대부분 외국 법인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직접적인 관할권을 행사하기 어려워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설령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해도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이브 소속 장원영 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사이버 레커 ‘탈덕 수용소’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만 10개월이 걸린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또한 법적 대응을 거쳐 정정 보도나 사과 영상이 올라오더라도 원본 영상보다 주목받기 어려워 잘못된 정보가 정정되지 않은 채로 계속 확산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나아가야 할 방향
사이버 레커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먼저 법적 공백이 메워져야 한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3호에선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멸실△변경△유출△위조△훼손을 할 경우 이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 레커가 제작한 콘텐츠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표현 내용 혹은 방법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엔 불법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사이버 레커의 콘텐츠가 법적으로 처벌받기 어려운 회색지대에 놓일 수 있다. 특히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피해자가 실질적인 구제를 받기까지의 절차가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아시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경석 변호사는 “미국 법원까지 가지 않고도 한국 법원이나 수사기관을 통해서 구글(Google) 한국 지사와 협조가 되면 좀 더 빨리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적정책적 부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은 혐오 표현을 포함한 내용에 대해 플랫폼과 게시자 모두에게 강력한 책임을 부과하며 미국의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 사용자가 온라인 플랫폼에 삭제 요청인 ‘Takedown Notice’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접근을 차단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이 같은 해외 법을 참고해 국내에서도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 교수는 “플랫폼이 해외에 있더라도 국내법을 잘 만들어 놓으면 일종의 넛지 효과*가 생길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실효성 있는 법적 제재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플랫폼 차원의 규제 강화와 더불어 이용자의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용자들은 사이버 레커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소비하기보단 스스로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단호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 외에도 주요 온라인 플랫폼은 악성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Monitoring)하고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 해야 한다. 현재 유튜브는 허위 정보 신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따라 신고 접수부터 영상 삭제에 이르기까지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와 그에 따른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사이버 레커의 무책임한 정보 제공은 이미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낙인을 남길 수 있다. 그렇기에 이를 멈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젠 법적 공백을 메워 사이버 레커의 활동에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다.
*넛지 효과(Nudge Effect):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사람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나 문화 컨텐츠에 적절히 접근하여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미디어를 활용하는 의미 있는 정보와 문화를 생산하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및 윤리적으로 책임있게 미디어를 이용하는 태도
현재우 기자 10jae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