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장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총장은 공동체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선각자(Visionary man)입니다. 총장이 되기 위해선 비전을 가지고 공동체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처한 위기를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현재 우리학교의 기본적 위기는 정체성을 잃은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및 분리된 캠퍼스(Separate Campus) 구조입니다. 이 문제는 △교수△재단△학생 모두가 언급 및 논의했어야 할 핵심 사안입니다. 따라서 총장에게 필요한 자질은 선각자로서 공동체의 위기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2. 핵심 공약 3가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포츠에서 기본기가 중요하듯 대학 운영 역시 위기 상황을 발견했을 땐 기본으로 돌아가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 기본이 바로 우리학교의 창학정신입니다. 저의 3대 핵심 공약은 △진리△평화△창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진리 공약은 외국어를 중심으로 한 진리 탐구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현재 글캠엔 주요 외국어가 부재해 우리학교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한 해결책이 멀티캠퍼스(Multicampus)라고 생각합니다. 멀티캠퍼스는 단순한 두 개의 캠퍼스가 아닌 한 학생이 두 캠퍼스를 활용하는 구성입니다. 글캠에 주요 외국어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와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공해야 하며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학생들에겐 이공계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채널과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는 이미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형태의 대학이기에 타 학교와의 순위 싸움은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학교만의 특성을 살려 연구소 중심의 연구 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평화 공약은 공동체 구성원의 화합을 위한 △교수△교직원△학생들의 복지입니다. 훌륭한 교수진을 유치하기 위해 매년 5%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교직원에겐 6개월 근속 시 한 달의 유급 휴식제도를 지급해 복지 환경을 개선하겠습니다. 우리학교가 지금까지의 업적을 이루고 유지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직원분들의 노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를 인정하고 휴식을 제공하잔 취지입니다. 학생들에겐 글캠 스마트도서관 증축과 함께 공용 운동복 대여 및 세탁서비스를 제공하는 HUFS 피트니스 센터를 만들어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조 공약은 국제화를 위한 인력 및 재정 확충입니다. 우리학교는 현재 국제교류처 인력이 설캠에 집중돼 있어 글캠 학생들의 기회가 제한적이며 이공계 및 특수 언어계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국제교류처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양 캠퍼스에 독립적인 국제교류처를 설치해 맞춤형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전공 필수 과목 중 하나를 영어나 원어로 수강하도록 하고 1만 원의 소액 기부 문화를 확산시켜 재정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3. 총장이 된다면 만들어 가고 싶은 우리학교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이를 함축하는 핵심 키워드가 있을까요?
저의 핵심 키워드는 ‘멀티캠퍼스’입니다. 한 학생이 여러 언어를 구사하듯 한 학생이 두 캠퍼스를 자유롭게 오가며 배우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지금의 글캠과 설캠은 분리돼 있지만 저는 이를 하나의 유기적 생태계로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경희대학교처럼 하루 7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교수님들의 편안한 연구 및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WeWork’ 수준의 사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또 학생들이 캠퍼스 구분 없이 △수업△스마트 도서관△피트니스 센터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제가 꿈꾸는 우리학교의 미래입니다.
4.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우리학교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역량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학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선도적 연구 및 개발보단 학교 특성에 맞는 효율적 활용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는 규모상 대기업이나 카이스트 수준의 AI 연구를 선도하긴 어렵지만 기존에 만들어진 AI 기술을 강의와 학습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순 있습니다. 이미 저를 포함한 우리학교의 많은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강의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교수학습개발원에서도 강의를 위한 효과적인 AI 활용법을 연구하고 있기에 전 이런 흐름에 고무적인 입장입니다. 우리가 외대다운 모습에 투자함으로써 가장 외대다울 때 각종 대기업에서도 우리의 자산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현재 우리학교가 처한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차별화된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학교의 가장 큰 위기는 정체성의 혼란입니다. 특히 글캠은 외국어 교육이 부족해 외국어 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형(形)이 갖춰져야 세(勢)를 이룰 수 있으나 현재 우리학교는 형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설캠과 글캠이 상호보완적으로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때 우리학교는 진정한 외국어대학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교수△교직원△재단△학생 모두가 이 문제를 직시하고 시급히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6. A.I. 시대에 부합하는 ‘외대형 인재상’을 정립하기 위해 인문학 기반 교양 필수를 이수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셨습니다. 이미 우리학교는 필수 교양으로 미네르바 인문 강좌가 존재하는데 해당 수업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또한 해당 공약이 어떠한 효용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AI 시대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AI 연구소의 설립입니다. 현재 설캠과 글캠엔 AI 관련 전공이 분산돼 있어 이를 규합할 우리학교만의 연구소가 시급합니다. 필요하다면 특임교수를 초빙해서라도 프로젝트를 유치하고 교수님들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교육입니다. 코딩이나 프로그램 교육도 중요하지만 전 우리학교의 특성을 살려 인문 교양을 강화함으로써 AI 시대에도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그 중심엔 △역사△철학△회계△한문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철학은 사유형 인간의 토대이며 역사는 미래를 읽는 힘을 줍니다. 한문은 동아시아 문화권의 소통과 교류를 위한 필수 요소이고 회계는 사회 진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기본 소양을 제공합니다. 이 네 가지 중 두 과목은 필수로 이수하도록 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우리학교의 젊은 인재상이 깊은 인문학적 사고와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미 우리학교엔 △미네르바△외국어△인성까지 여러 기초 교양들이 잘 조성돼 있지만 이 교양들이 제가 언급한 네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진 않습니다.
7. 우리학교의 인재상 재정립을 위한 방안으로 기부 문화 정착과 학교 이미지 홍보를 제시하셨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리학교는 인문학 중심 대학으로서 이공계 중심의 다른 대학과 달리 재정 수입원이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형과 세가 갖춰져 우리학교가 외대다울 때 자연스럽게 기부 문화가 조성될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바는 누구나 소액이라도 기부할 수 있단 방식으로 기부 문화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는 정기적인 기부 행사 및 만 원의 소액 기부 채널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통과를 논의 중인 휴대폰을 통한 간편 만 원 기부 채널과 맞물려 기부 문화를 일으키고자 합니다. 또한 과거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광고판에 걸렸던 ‘Come to HUFS, Meet the world!’ 광고처럼 학교의 이미지를 홍보해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 기부 문화 형성과도 연결이 될 것입니다.
8. 공약에서 ‘글로벌캠퍼스 스마트 도서관 증축 추진’을 악속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180억 중 125억의 기부약정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하셨는데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과 실제 재원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기부 약정자분들과 접촉해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약정된 금액이 아직 현실화되지 못했더라도 이미 약정을 맺은 분들은 학교에 대한 애교심이 기본적으로 존재하신다고 생각해 다시 찾아뵙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분들은 이미 마음으론 완납하신 분들이며 앞으로의 잠재적 기부자란 인식을 바탕으로 그에 걸맞은 예우를 다하고 기부를 독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스마트 도서관과 더불어 일전에 언급한 HUFS 피트니스 센터 역시 기부금이 필요합니다. 형과 세를 갖춰 자연스럽게 기부가 들어오도록 기부금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홍보처 및 유관 부서가 협력해 여러 전략을 짜야 할 것입니다.
9. 마지막으로 유권자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학교를 생각할 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Unique and Best’입니다. 글캠 어문학관에 새겨진 그 문구는 우리학교를 상징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는 지난 1954년 어학 중심 대학으로 출발해 독보적인 길을 걸어왔지만 종합대학이 되고 어느새 타 대학과의 비교 속에서 우리만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공계 중심 대학과의 비교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을 야구장으로 끌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전 우리학교의 정체성 회복과 인재상 재정립에 있어 물러날 수 없는 마지노선을 세우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멀티캠퍼스를 주장합니다. 양 캠퍼스의 자원과 인프라를 잘 활용해 학생들이 언제든 어떤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문을 열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4년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 이르기까지 우리학교의 정체성이 대대손손 유지되며 ‘Unique and Best’가 실현되는 학교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백채린 기자 11chael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