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신입생 운영의 사각지대, 학생들의 동등한 출발을 위해선

등록일 2025년11월19일 15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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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며 수험생들의 대학 입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전국의 대학이 수시와 정시 전형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학교 역시 두 전형으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정시 전형 입학생은 수시 전형 입학생보다 합격 발표가 늦어 불리한 처지에 놓이곤 한다. △우리학교 신입생 선발 현황 및 구조적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신입생 선발 현황 및 구조적 문제점 

우리학교 신입생 모집요강에 따르면 정시 전형 입학생의 경우 △일반전형의 합격생은 다음 해 1월 26일부터△특별전형의 합격생은 다음 해 2월 2일부터△결원 보충에 따른 추가합격생은 다음 해 2월 6일부터 12일까지 각 지원자에게 주어진 예비번호에 따라 충원이 이뤄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통상 먼저 발표되는 수시 전형 합격자는 학교의 여러 행사 및 교육에 대한 사전 신청 기회가 주어지는 반면 정시 전형 합격자는 각종 사전 행사의 마감으로 인해 참여에 제한이 발생한다. 결국 같은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출발선이 다르단 지적이 제기된다.

 

일례로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는 지난해까지 입학 전 SW 교육과 신입생 아카데미를 수시 전형 입학생을 대상으로만 진행했다. 정시 전형 입학생이라 SW 교육을 신청할 수 없었다던 서예지(아시아인도어 24) 씨는 “경쟁률이 높은 소프트웨어기초 필수 과목을 미리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며 “정시 전형 입학생에겐 수강 기회조차 적용되지 않았단 점에서 아쉽다”고 밝혔다. 

 

단순히 학습권 문제 뿐 아니라 학기 초 학교 적응에도 차이가 발생했다. 신입생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이수했던 주영빈(영어영문 24) 씨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며 “입학 전 선배들의 멘토링과 각종 교육으로 학교에 대한 정보를 익힐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사전에 교류를 하고 첫 학기에 진입하는 수시 전형 입학생과 달리 정시 전형 입학생은 처음부터 학교에 대한 정보를 구하고 다른 학생들과 교류해야 한다.

 

우리학교의 신입생 운영 구조 속에서 정시 전형 입학생은 △교류△학사△행정 전반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제한적인 각 단위별 행사의 참여 기회다. 앞서 언급한 SW 교육과 신입생 아카데미 외에도 각 단과대 및 학과는 입학 전 신입생 단체 채팅방 개설을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이하 오티)과 새내기 새로배움터(이하 새터) 등을 통해 신입생의 학교생활 이해와 적응을 돕고 선배 및 동기와의 친분 형성을 도모한다. 그러나 정시 전형 추가합격생은 비교적 늦은 합격 시기로 인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티와 새터 같은 대형 행사는 주로 2월 중순에 진행돼 이후에 합격한 학생은 참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우들과 함께 학교 분위기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해 심적으로 불안감과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일례로 이번 해 아시아언어문화대학 학생회는 지난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새터를 진행했지만 늦게 합격 통보를 받은 정시 전형 입학생들은 참여할 수 없었다. 정시 전형으로 뒤늦게 추가 합격해 새터에 참여하지 못한 재학생 A 씨는 “늦게 시작한 느낌이라 불안했고 동기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정시 전형 입학생들은 기숙사 신청 및 입사에서도 불이익을 겪는다. 설캠 기숙사 글로벌홀 홈페이지의 입사 안내 공지에 따르면 신입생 입사 신청은 통상적으로 1월 초부터 말까지 진행되며 선발자 발표는 2월 초에 이뤄진다. 또 지난 1월 게시된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기숙사 훕스돔 사생 모집 공고에 따르면 신편입생 입사 신청 기간은 1월 31일부터 2월 12일로 안내돼 있다. 결과적으로 2월 중후반에 합격 통보를 받는 정시 전형 추가합격생은 기숙사 신청이 어려워지고 학교와 먼 거리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주거 문제 및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학교 재학생 B 씨는 그 결과 지난 2월 14일 오후 6시경에 3차 추가 정시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당일 5시에 마감된 기숙사 신청으로 인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B 씨는 “학교에 문의했지만 개강 후의 현장 접수 외엔 방안이 없단 답변만 돌아왔다”며 “결국 급히 자취방을 알아봐야 해 막막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에 대해 글로벌홀 기숙사 운영팀은 “추가합격생을 위한 별도의 구제 방안은 없고 개강 후 열리는 추가 모집으로만 입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훕스돔 기숙사 운영팀의 경우 “유선 및 이메일 등을 통해 구제를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며 1학기 신편입생 배정 비율을 높게 해 이들을 배려하고자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또 “기숙사비 미납 등 기타 사유로 취소 인원이 발생하는 경우 기숙사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모집을 한다”며 “추가합격생들도 최대한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는 방안을 매 학기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시 전형 추가합격생들은 추가 합격생들의 영어 진단 평가가 개강 이후에 진행됨에 따라 강의 수강 신청에 관한 불이익도 있었다. 실제로 설캠 외국어교육센터의 학사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실시된 영어진단평가는 2월 12일까지 등록을 마친 신입생만 응시할 수 있었다. 특히 신입생 영어진단평가 일자보다 늦게 입학한 학생의 경우 개강 이후인 지난 3월 4일 별도로 시험에 응시해야 해 교양 필수 과목에 해당하는 대학외국어를 정정 기간이 돼서야 신청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업 시간과 진단평가 일정이 겹쳐 응시가 어려운 학생도 더러 있었다. 각 학과별 자체 진단 평가가 개강 이후에 치러지는 경우 유사한 문제를 전공 수업에서도 겪게 된다. 일례로 ELLT학과의 경우 입학 전 캠퍼스로 등교해 영작 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이후 해당 시험 결과에 따라 자신의 작문 과목 분반이 정해진다. 이 때 추가합격으로 입학해 시험에 미응시한 학생은 별도 재응시 기회 없이 일반반에 배정한다. 이에 대해 앞서 기숙사 신청 문제로 곤란을 겪은 ELLT학과 신입생 B 씨는 “고급반 수업을 듣고 싶었으나 수강 신청이 한정적이었으며 이 제한이 2학기 전공 필수 과목까지도 해당이 돼 아쉬웠다”고 밝혔으며 “수강 신청할 때가 돼서야 그 존재를 알게 됐고 학과에 전화해서 직접 알아봐야 했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그 외에도 정시 전형 추가모집생의 경우 수강신청마저도 정정 기간이 돼서야 비로소 참여 가능하다. 추가모집으로 입학한 학생 C 씨는 “전공 필수 과목이 마감돼 학부장실에 문의해 증원 요청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대학영어의 경우에도 이미 인원이 찼던 터라 따로 증원 신청을 했음에도 행정 절차상 증원이 불가능하단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모든 신입생에게 동등한 출발선을 보장하기 위해 늦은 입학으로 정보 및 행사 참여 기회를 놓친 학생에게도 동일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먼저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학과별 오티 영상 또는 자료를 상시 제공해 입학 시차로 인한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23년 우리학교 중국학대학 학생회는 새터에 참가하지 못한 △입학 예정생△재학생△편입생을 위한 추가적인 비대면 오티를 진행해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의 입학 적응과 공평성을 도모한 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시절 시행됐던 여러 비대면 새터 및 오티와 같이 입학 전 학생들을 모아 비대면으로라도 만남을 갖고 학교생활과 관련한 여러 정보들을 안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정시 전형 추가합격생처럼 물리적으로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서로 간 안면을 트고 학교생활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의 일부 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브릿지 프로그램(Bridge Transition Program)’을 도입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 브릿지 프로그램은 늦게 입학하거나 준비가 필요한 신입생들에게 제공되는 집중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업 및 생활 적응을 돕는다. 대표적으로 미국 클렘슨 대학교(Clemson University)가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등록 및 수강 준비와 기초과목 보강 프로그램을 제공해 초반 학업 성취도 개선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신입생 아카데미나 SW 교육과 같은 사전 프로그램도 수시 전형 입학생 전용으로 운영하기보다 정시 전형 입학생을 위한 별도의 회차를 마련하거나 개강 후 정시 전형 입학생 전용 프로그램 수강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일정상 참여가 어렵더라도 녹화 강의나 교재를 제공한다면 학습 공백을 줄이고 학생을 배려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모든 신입생에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적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일정 및 우선권을 조정해 △기숙사△수강신청△진단평가 등의 제도를 신입생의 합격 시점과 관계없이 동등한 신청권을 보장하는 내부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추가합격자를 위한 별도 신청 창구나 예비정원을 두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추가합격으로 기숙사 입소 신청을 하지 못했던 B 씨는 “정시 전형 추가합격생을 위한 기숙사 여유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대학교는 기숙사 선발에 수시와 정시 신입생을 구분해 선발하고 있으며 최초합격자 외 예비순위자도 미리 신청을 가능하게 만들어 학생들의 원활한 기숙사 입소를 돕고 있어 참고해 봄 직하다.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함께 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비로소 진정한 대학 공동체가 완성될 것이다.

 

 

백채린 기자 11chael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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