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하고 튀기(이하 출튀)는 출석만 확인한 뒤 강의실을 떠나는 행위로 매 학기 우리대학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는 학생들의 무분별한 출튀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출튀 문화는 대학생활의 낭만과 청춘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교수의 교권 하락△다른 학생의 학습권 침해△면학 분위기 훼손 등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출튀 문화의 실태 및 반응△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출튀 문화의 실태 및 반응
지난 4일 에타에 “약 20명의 학생들이 가방이나 교재도 없이 강의실에 들어와 QR 출석체크만 마친 뒤 곧바로 퇴실했다”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해당 수업을 수강하는 우리대학 재학생 A 씨는 “많은 학생이 무리 지어 출튀를 했다”라며 “교수님께서 출석 확인 시간에만 사람이 많다고 지적하셨는데도 다시 자리를 비우는 학생들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출튀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출튀와 결석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우리대학 재학생 B 씨는 “결석 네 번만 안 넘으면 F를 안 받기에 자연스럽게 출튀를 하게 된다”라며 “어차피 e-Class에 강의자료도 다 올라오기 때문에 출튀를 해도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 우리대학 학칙 제35조에 따르면 매 학기 수업시간의 4분의 1을 초과해 결석한 자는 그 과목의 수험자격을 상실해 F학점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출튀의 경우 출석이 인정되기에 출석만 확인한 뒤 자리를 비워도 수업에 끝까지 참여하는 학생과 동일한 성적을 받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C 씨는 “같이 수업 듣는 동기 중에 출튀를 다섯 번 한 친구가 있었는데 딱 한 번 교수님께 걸려 한 번만 결석 처리가 됐다”라며 “결석이든 출튀든 둘 다 결론적으로 수업을 안 듣는다는 것인데 다르게 평가된다는 게 의문이었다”고 언급했다.
출튀는 성적 문제뿐만 아니라 수업 운영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외대학보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튀가 수업 분위기와 학습권을 저해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20.7%, ‘그렇다’는 응답이 30.8%를 기록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출튀로 인해 수업 분위기와 학습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이 드러났다. 구체적인 불편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강의 집중도 하락△자리 이동 및 출입 소음 불편△조별활동 및 토론 참여 인원 부족 등의 답변이 있었다. 우리대학 재학생 C 씨는 “이번 학기 수강 중인 과목 중에 매번 팀별로 퀴즈를 푸는 수업이 있는데 반복적으로 출튀하는 학생 때문에 원래 4명이 하기로 했던 활동을 두세 명이 떠안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반응이 존재하는 반면 이를 개인의 자유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손종칠 우리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출튀는 부도덕한 행위이긴 하지만 대학은 성인이 다니는 공간인 만큼 학생 스스로 출석과 유고결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생활은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과정을 배우는 시기인 만큼 학생 개인의 책임의식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튀는 엄연히 성인이 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며 책임 또한 본인이 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대학 재학생 D 씨는 “수업을 듣지 못하거나 토론 및 조별 활동 참여 부족으로 발생하는 불이익 역시 개인이 감수해야 할 문제인 만큼 출석 시스템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며 “지나치게 엄격한 관리보다는 학생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출결 관리를 강화할 경우 학생들에 대한 과도한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부 학생들은 대학 수업은 중·고등 교육기관과 달리 자율성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출결 관리 역시 스스로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고 바라본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튀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수의 교권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학교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인 출결 관리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 교양 과목인 채플(Chapel)은 전자출결관리시스템과 지정좌석제를 통해 출석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에 연세대 재학생 이지영 씨는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채플은 출튀하는 학생이 있을 수 없다”며 “용무가 있을 경우에도 조교에게 확인을 받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인 자리 이동과 중간 퇴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대학 역시 전자출결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출튀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전자출결시스템의 개편과 지정좌석제 도입을 고려해 봄 직하다.
또한 학생들이 끝까지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강의 몰입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외대학보 설문조사 결과 ‘강의 몰입도 개선’을 개선 방향으로 꼽은 응답은 41.4%를 기록했다. 일부 학생들은 단순히 출석만 확인하는 방식의 강의보다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수업에서 출튀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대학 E 씨는 “교수님께서 무작위로 호명해 발표 하는 수업을 들은 적 있는데 학생들이 발표에 부담을 좀 느끼긴 했지만 확실히 수업 시간에 이동하거나 출튀하는 학생들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앞선 설문에서도 ‘출튀를 방지할 수 있는 수업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조별 과제나 참여형 활동을 통해 수업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앞으로는 출튀 문화를 가볍게 소비하기보다 성숙한 대학 문화 조성을 위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할 시점이다.
강수현 기자 12soohy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