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학생회비 납부, 늘어난 학생 자치 부담

등록일 2021년05월28일 15시3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학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수업을 시행하며 학생자치활동을 전면 축소했다. 대면 행사를 자주 진행했던 단과대학(이하 단과대)과 학과 단위의 학생자치활동은 큰 타격을 입었다. 학교 측은 각 단과대 학생회에 할당한 예산을 감액했고 대면 행사폐지로 인해 학생들의 학생회비 납부 또한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학교 학생회비 사용처와 그 현황을 알아보자.

◆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학과의 학생회비 변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학교 양캠퍼스(이하 양캠) 학생회비 비용 및 사용처에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행사는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는 비대면 △간식사업△선후배 친목 도모△전공 관련 행사 등이 주를 이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진행됐던 행사가 △과 회식△대면 특강△MT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대부분 학과는 학생회비 비용을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동결했고 그 비용은 20만 원을 넘지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생회비가 이전처럼 납부되지 않아 일부 과에선 행사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홍시연(아시아·터키어 19)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 학생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생회비 납부율이 줄어 학생회비 예산 자체가 크게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사태 극복 후원활한 대면 행사 진행을 위해 현재 행사엔 최소한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학대학도 이번 해 약 30% 정도의 학생만 학생회비를 납부해 어려움을 겪었다. 명혜민(일본·일언문 19) 일본학대학 학생회장은“ 일본학대학 내에선 학생회비가 학회 지원금으로 보통 사용되는데 학생회비가 적어 학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대다수 과에선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지난해와 이번 해 학생회비를 걷지 않거나 환급했다. 그 이유로 과 학생회장들은 △대면 행사 불가능△학생회비 납부율 감소△행사 참여 저조를 꼽았다. 실제로 일본어통번역학과는 이번 해 학생회비를 10만 원으로 책정했으나 학생회비 납부율이 낮아 학생회비를 받지 않고 행사를 전면 중지했다. 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와 영어통번역학부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용되지 못한 학생회비를 환급했다. 이지현(통번역·영어 19) 영어통번역학부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면 수업 진행여부가 확실치 않았고 이에 따라 학생회비 납부율이 감소해 모두 환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학생회비를 걷은 과도 학생회비 납부율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 △독일어통번역학과△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태국어통번역학과는 2019년 학생회비 납부율이 100%에 수렴했으나 이번 해 50% 내외로 감소했다.

◆ 학생회비에 대한 학생과 학생회의 상반된 견해
외대학보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총 5일간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21학번 학생회비 납입 유무를 묻자 50%의 학생들이 학생회비를 납입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론‘ 추후의 대면 행사’가 6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현재 진행 중인 과 행사 참여’가 30%로 잇따랐다. 반면 학생회비를 납입하지 않은 학생들 중 70%는 그 이유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면 행사의 부재를’ 꼽았다. 학생회비 실효성에 대해선 68.6%의 학생이 학생회비로 진행된 행사가 실효성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간식사업 등 일회성 사업이 무의미함’이 79.2%에 달했다. 반면 실효성이 있다고 응답한 31.4%의 학생들 중 72.7%가‘ 과 특성에 맞는 행사를 진행해서’를 이유로 들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대하는 행사에 대해선 83.3% 비율의 학생이‘ 과에 특성화된 진로 및 수업 관련 도움’을 선택했다. 임재휘(국제지역·아프리카 21) 씨는“ 학생회비를 납입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과 차원에서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코로나19사태 종식 후 진행될 대면 행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 학생회 측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행사와 관련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민송(영어·ELLT 20) ELLT학과 학생회장은“ 쌍방향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아니라 기획의 한계가 있다”며“ 매번 비대면으로 진행하다 보니 행사 형식이 획일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차혜수(서양어·독일어 20) 독일어과 비대위장은“ 비대면 간식사업은 학생 참여도가 매우 높으나 다른 비대면 행사의 경우 참여율이 현저히 적다”며 과 특성에 맞는 행사를 준비하기보단 간식사업 등의 일회성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저조한 학생회비 납부율이 행사 진행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태국어 통번역학과는 이번 해 학생회비 납부율이 30% 정도에 그쳤다. 이에 대해 임수헌(통번역·태국어 17) 태국어통번역학과 학생회장은 “행사를 위해 학생회비를 사용하려 해도 학생회비 납부 인원만을 고려한 행사를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 학생회비,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학생회비는 과거부터 학생사회 내 주요 문제로 거론돼왔다. △과별로 상이한 학생회비 금액△추가 금액 납부△불투명한 사용 내역 등의 문제는 학생들이 선뜻 학생회비를 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 2017년엔 전 설캠 부비상대책위원장(이하 부비대장) A 씨는 공금 사적 유용으로 부비대장직에서 제명된 바 있다. A 씨는 재정 사무를 담당하며 학생들이 납부한 학생회비를 불법 스포츠 도박에 사용했다. 이후 각 과는 SNS에 학생회비 납부 전 계획을 상세히 기록하고 행사별 학생회비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지해 학생회비 사용에 대한 신뢰를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투명한 학생회비 사용 내역 공개는 학생들의 학생회비 납입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글캠 마인어통 번역학과는 2019년엔 25만 원이었던 학생회비를 지난해와 이번 해 각각 20만 원과 18만 원으로 낮췄다. 이후 신입생에게 학생회비 안내문을 송부하며 학생회비 편성과 집행을 투명하게 진행한 결과 약 90%에 달하는 학생들이 학생회비를 납부했다. 이외에 학생회가 가장 중점을 둬야할 부분은 과 특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행사 기획이다. 이탈리아어과와 마인어통번역학과는 △비대면 선배와의 만남△과 특색에 맞는 굿즈 제작△취업 및 유학 관련 설명회를 계획해 90%대의 학생회비 납부율을 기록했다. 박성준(서양어·이탈리아어 20) 이탈리아어과 회장은“ 진행할 수 있는 행사가 한정된 만큼 앞으로도 참여율이 높을 만한 행사를 기획해 과 학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박수민(사범·중교 19) 씨는“ 학생회비 납부율이 예전처럼 높진 않지만 학생들을 위해 과 차원에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사회 내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학생의 만족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하는 시점이다.


김현익 기자 01hyunik@hufs.ac.kr

김현익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6 비추천 1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