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는 기자

등록일 2022년03월03일 22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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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후회를 하는 사람이다. 내가 걸어온 길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기억이 여럿 존재하고  그 기억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주춤할 때가 있다. 후회하는 일을 나열하라고 하면 아마 종이 몇 장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후회는 쉽게 자괴감으로 바뀌어 난 이 두 감정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야 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내 성격상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고 이를 원동력 삼아 매 순간 좋은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외대학보에 지원하기 전 오랜 시간 고민했다. 우리학교에서 하는 첫 활동이고 내 진로에 대해 마음을 굳히는데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학기 연속활동 조건과 목요일과 금요일을 학보 활동으로 모두 보내야 한단 사실도 걱정이었다. 학과 공부로도 이미 지쳐있었기에 학보 활동을 하며 동시에 학점도 잘 챙길 자신이 없었다. 또한 마감날엔 학교에서 밤을 샌다고 들어 평소 몸이 자주 아픈 내가 버틸 수 있을까란 고민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고민들은 내가 더 부지런하게 시간을 보내고 기사를 성실히 쓰면 해결되는 점이라고 생각했다. 외대학보에 지원하지 않으면 또 다른 후회를 할 것 같았기에 결국 수습기자 지원서를 작성했다. 그렇게 후회란 감정은 내가 학보에 지원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한 달간의 수습기자 교육을 마치고 정기자로서 첫 마감을 준비하며 생각보다 힘든 학보 일에 놀랐다. 학창 시절에 해본 기자단 활동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모든 과정이 처음이었기에 더 힘든 것도 있었지만 학보 활동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의성과 당위성을 모두 만족하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부터 많은 고민을 해야 했고 제안서를 작성하기 위해 밤을 꼬박 세웠다. 조금 더 좋고 간결한 문장을 쓰고 싶어 단어와 서술어 하나하나를 신경 써야 했다.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고 글은 항상 나의 스트레스 돌파구 역할을 했는데 첫 마감을 하며 글로 스트레스받는 경험을 했다. 첫 제안서 회의 날엔 수습기자들의 열기와 학보 선배들의 조언이 학보사실을 가득 채웠다. 운이 좋게도 내가 써간 제안서의 주제가 뽑혔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내용을 수정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밤새 써간 글을 고칠 때 조금은 속상했지만 무조건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 내가 원했던 일이었다. 힘들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학보 활동을 하며 조금이라도 후회할 일이 생길 것임을 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 후회를 원동력 삼아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외대학보 지원 공고를 처음 보고 떨리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작성했을 때와 학보에 합격했을 때의 설렘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아마 이번 첫 마감은 학보에 대한 내 열정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 볼 소중한 날이 될 것 같다. 학보에서의 3학기를 마칠 때쯤이면 더 이상 후회하는 기자가 아닌 후회 없는 기자가 되고 싶다. 많이 부족했던 첫 마감을 잘 마칠 수 있게 도와준 학보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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