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학식 메뉴에 식이소수자들을 위해 비건 김밥이 도입됐다. 그러나 아직 설캠 학식엔 식이소수자들을 위한 메뉴가 비건 김밥 하나뿐이며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엔 별도로 마련된 비건 메뉴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학교 학식이 오늘날 식이소수자들을 위한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학교 비건 학식 현황과 이상적인 비건 학식 개편 방안의 기사를 통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학식 현황
지난 1042호 기사에서 우리학교 채식주의자의 대학생활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설캠 비건지도사업의 일환으로 우리학교 학식 메뉴에 비건김밥이 도입됐으나 현재까진 비건김밥 이외의 식이소수자들을 위한 메뉴가 존재하지 않는다. 글캠의 경우 아직까지 비건지도사업이 진행된 바 없으며 식이소수자들을 위한 메뉴도 없다. 우리학교 설캠 학식 메뉴에 비건김밥이 도입된 초기엔 기존의 김밥에서 햄만 빠진 채로 판매됐으나 이후엔 계란도 뺀 완전한 비건식으로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학교 재학생 구동한(중국·중언문 17) 씨는 “건강을 위해 학식으로 비건식을 시도해보려 했지만 메뉴가 비건 김밥뿐이라 외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시중에서 파는 비건 제품들은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어 학식으로 비건식을 이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일반 김밥은 약 200개, 비건 김밥은 약 15개로 판매되고 있는데 비건 김밥의 판매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존재하는 실정이다. 또한 이명우 우리학교 설캠 총괄지원팀장은 “학교 식당 구조 상 배식구의 수가 한정돼 있어 이를 수요 창출이 어려운 비건 메뉴에 할애하기 어려운 사정이다”고 전했다.
◆이상적인 비건 학식의 개편 방안
성균관대학교(이하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이하 인사캠)에선 이번 해 하반기부터 교내 두 식당에서 비건 학식을 판매 중이다. 이는 교내 비건 지향인의 수요를 반영한 사업으로 총학생회와 학교 본부가 동의한 후 상시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성균관대에선 이미 이전부터 학식 메뉴에 비건 메뉴를 도입해왔다. 초기엔 수요와 예산 등의 문제로 인해 잠시 중단됐으나 재정비한 뒤 다시 도입했다. 인사캠에선 지난 학기부터 비건 학식을 정식 메뉴로 도입했지만 월 1회 제공으로 제한했었다.
그러나 이번 학기부터 상시 제공으로 판매 방식을 바꾸며 학생들의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균관대는 비건 간편식을 판매 하면서 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수요가 꾸준하다면 비건 메뉴를 정식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성균관대 내 패컬티(Faculty) 식당엔 비건 뷔페가 있는데 이 식당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학생들도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단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일례를 바탕으로 우리학교 학식에 비건 메뉴가 추가 도입 될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예측한 뒤 적절한 대응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비건 식단이 성황리에 운영 중인 다른 학교들의 사례를 통해 학생들에게 통상적으로 수요가 높은 비건식이 무엇인지 파악해 학생들이 비건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학교 재학생인 이사랑(국제지역대·중앙아시아 23) 씨는 “학교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편의점 간편식을 이용하는 편인데 편의점에선 비건을 찾기 어려워 학교 차원에서 비건 간편식 도입을 노력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가에도 채식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학교 캠퍼스 내에서도 식이소수자들을 위한 학식이 마련돼 식사 선택권이 보장되길 고대한다.
김나림 기자 07narim@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