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우리학교 사범대학(이하 사범대) 개편안이 이사회 의결 후 교육부에 제출됐다. 주요내용은 △사범대 소속 학과 입학정원 일괄 30%감축△사범대 내 외국어교육학부 신설△독일어
교육과(이하 독교)·중국어교육과(이하 중교)·프랑스어교육과(이하 프교)를 외국어교육학부 내 전공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해당 안이 교육부 승인을 받으면 다음 해부터 △독교△중교△프교는 외국어교육학부 내 세부 전공으로 변경된다. 감축되는 사범대 정원은 △사범대△KFL학부△LD학부△LT학부를 제외한 서울캠퍼스 30개 학과 및 학부에 한 명씩 분배된다. 이번 구조조정 논의는 지난해 5주기 교원양성 기관 역량진단(이하 진단)에서 우리학교 사범대가 C등급을 받으며 시작됐다. 진단에서 C등급을 받으면 교원양성 정원의 30%를 감축해야 한다. 이에 지난 1월, 사범대 학생들은 비상 사범대 학
생총회에서 △다섯 학과 독립 체제 유지△모든 학과의 동일 비율 인원 감축△학생 대표의 향후 논의 과정 참여 보장을 의결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독일어와 프랑스어 신규 교사 임용이 10여 년간 없었고, 입학정원 30% 감축 시 한 학과 정원이 14명이 돼 단일학과 유지가 어렵단 이유로 △독교△중교△프교의 외국어교육학부 통합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사범대에 재학 중인 A
씨는 “사범대가 교사 양성이란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만큼 수요가 적은 독교와 프교 정원을 일부 줄일 필요는 있지만 이런 식의 구조조정은 누구도 찬성하지 않을 거다”며“ 교집합도 없는 세 학과의 통폐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석준 독일어교육과 총동문회 수석부회장은“ 학교 측이 우리학교의 존재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범대 학생은 구성원 동의 없는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을 지적하고 있다. 안도화(사범·한교 18) 사범대 학생회장은 “통폐합을 통해 개선되는 점이나 차후 대책이 명확하게 제시됐더라면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학교 측에 여러 차례 질문했음에도 명확한 답을 받지 못했다” 고 했다. 또한 “사범대 구성원 의견을 무조건 반영해달란 게 아니니 학생 의견이 반영될 수 없는 이유만이라도 공유해주길 바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당 개편안에 학칙 개정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리학교 법인 ‘동원육영회’ 정관 제128조 제2호 및 학교 규정 업무 지침서엔 대학평의원회(이하 대평의)가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대한 사항’을 심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사범대 구조조정에 관한 학칙 개정안을 대평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이사회 의결을 받았다. 대평의에서 2시간 동안 논의를 진행한 것이심의에 준한단 것이다. 이에 김태영 사범대 학장(이하 김 학장)은 “대평의가 절차적 정당성 미비를 근거로 심의 자체를 거부한 사안을 심의의결 거쳤다고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평의는 교수회의 의결이 없는 통폐합 안은 안건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단 입장이다. 한편 사범대 내부에선 변화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학장은 “교수들이 개선 가능한 부분에 대해선 다시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며 성과관리 TF팀을 만들어 매 학기 모든 사범대 교과과정을 분석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A 씨는 “사범대가 문제점을 명확히 분석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6주기 진단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직 수업 분반△사범대 열람실 내 개론서 구비△ 임용시험 로드맵 제시를 요구했다.
우경주 기자 02gj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