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킬링필드, 어느 캄보디아 딸의 기억’은 작가 ‘로웅 웅’(이하 로웅)의 회고록이다. 이 책은 캄보디아 공산주의 무장단체 ‘크메르 루주’로부터 도망쳐 수용소에서 삶을 이어나간 로웅의 이야기를 다룬다.
1975년, 크메르 루주는 쿠데타를 일으켜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을 장악한다. 이후 크메르 루주는 도농격차를 없애겠단 빌미로 1975년부터 4년간 200만 명을 학살했다. 이를 ‘킬링필드’ 사건이라 한다. 킬링필드 사건은 최근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2차 세계대전의 유대인 학살은 수십 년간 다양한 소재를 통해 소설과 영화로 제작됐지만 45년 전 일어난 캄보디아의 대학살은 서구인의 시각에선 단지 타지의 역사라고 여겨 주목받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은 5살 로웅의 시선으로 △난민으로서의 차별 △수용소의 고된 노동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가족을 바라보며 당시의 비극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람들은 초점 없는 눈으로 쌓여가는 시체를 바라보고 음식을 먹지 못해 몸이 기형적으로 변해간다. 결국 로웅은 수용소를 탈출해 난민의 신분으로 태국에 머무르다 미국으로 망명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른 가족들은 캄보디아를 탈출하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힘겹게 살아간다.
로웅 가족의 행복은 공산주의 독재 정권에 의해 철저하게 무너진다. 캄보디아에선 군부 독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수많은 민간인이 이유 없이 학살됐고 남은 사람은 피난길에 올라 도시를 떠났다. 킬링필드 이후에도 캄보디아는 베트남의 침공으로 인해 1993년까지 독립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캄보디아엔 여전히 학살의 흔적이 남아있다. 작가는 내전을 통해 많은 고통을 받았기에 평화를 더욱 갈구하게 됐다고 말한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깨닫고 평화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현익 기자 01hyunik@hufs.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