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에 불어닥친 주식 광풍

등록일 2020년10월04일 20시3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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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 3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젊은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대거 뛰어들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해 1월부터 5월까지 신설된 계좌의 69.3%가 2030세대의 소유다. 다른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욜로(You Only Live Once)를 외치던 이들이 지금은 국내외 주식시장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임태훈 우리학교 LT학부 교수와 주식시장 내 2030투자자의 활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Q1. 이번 해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에 몰린 개인투자자 자금이 1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로나19로 불안정해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시장에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다량의 ‘유동성’이 풀리게 됐죠. 즉 사람들이 바로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많아진 것입니다. 이는 각 자산이 지닌 내적 가치의 상승을 유발했어요.
경제위기를 우려한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이자율을 낮게 유지했고 대출 부담이 적어진 개인으로 인해 시중에 현금이 많이 풀리게 됐습니다. 더 나아가 정부와 중앙은행은 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과감한 정책을 시행해 위험자산의 하방위험*을 완화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사람들이 위험자산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Q2.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해 1분기 2030세대의 주식 계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원인은 무엇인가요?

코로나19로 인한 산업구조 개편 및 시대의 변화를 기대한 젊은 층의 과감한 투자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젊은 투자자의 미국 주식투자도 눈에 띄게 증가했죠. 이들이 보유한 투자종목은 전기차, 소프트웨어 등 기술 관련 주식의 비중이 높아요.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한 산업도 △바이오△의료△IT 산업인 것을 보면 젊은 투자자의 과감한 투자가 해당 산업의 주가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겠죠.
한편 2030투자자가 현재 전체 투자자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의 2030투자자 비중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새로운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처럼 보일 수 있죠. 따라서 이들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Q3. 이번 해 실시한 한국경제신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존 주식시장의 주류였던 4060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안정추구형 투자를, 2030투자자는 위험감수형 투자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연령대에 따라 투자성향에 차이가 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경제활동으로 발생하는 수입의 생애주기를 보면 50대 이상은 미래 수입의 감소를 대비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노후 대비를 위해 보수적인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죠. 기존 투자에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복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2030투자자는 앞으로 경제활동을 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과감한 결정이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젊은 투자자는 경험이 부족해 여러 오류를 범할 수 있어요. 이들은 주식의 근본적인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투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해당 주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과신에 빠져 무모한 결정을 하기도 하죠.


Q3-1. 이번 해 3월에서 8월까지 NH투자증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와 같은 해외 주요 기술주를 순매수한 사람의 연령대를 보면 2030투자자가 60% 이상 차지합니다. 이들이 해외 투자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성세대에 비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특성과, 앞서 언급한 이들의 투자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이후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는 유의미한 증가를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예로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의 ‘연령별 해외주식 투자자 현황’을 보면 2030투자자의 비중이 60% 이상이었죠. 다만 아직까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는 시작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최근 해외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많이 개선된 상황에서 2030투자자가 변화에 맞춰 자신이 익숙하다고 생각한 산업에 투자한 것으로 보입니다.

Q4. 최근 빚을 내 투자하는 2030투자자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떤 문제를 야기하나요?

빚을 내 투자를 하면 투자수익률의 변동 폭이 커집니다. 기존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처분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죠. 이처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투자자가 많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처분해야 하는 자산이 많아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하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가격의 하락폭이 커지고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어요.
이처럼 대출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당국은 대출이 늘어나는 추이를 주시합니다. 대출이 증가하는 속도가 매우 가파르고 그 규모가 크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한 조치가 취해지죠. 예를 들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점검하거나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 대비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해요.


Q5. 금융시장 안팎에선 유동성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고평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거품이 붕괴된다면 공격적 투자성향을 가진 2030투자자에게 닥칠 위험은 어떤 것이 있나요?

거품이 붕괴된다면 최근 주가지수 상승을 이끈 종목들의 가격이 대폭 하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큰 폭의 가격상승이 일어난 IT 및 바이오 종목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2030투자자는 큰 손실을 유의해야 해요. 이는 2000년도 ‘닷컴버블’이 붕괴됐을 때도 발생했던 사건이죠. 그 당시엔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란 기대가 만연했어요. 이를 바탕으로 많은 IT기업이 고평가됐었습니다. 물론 기대에 부흥해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고 IT산업이 주식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지만 당시 고평가된 상당수 기업 중 일부만 현재까지 살아남았어요.


Q6. 이번 해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안의 주요 내용이 궁금합니다. 또한 해당 정책이 시행된다면 이후 주식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나요?

현재는 대주주 이외엔 국내 주식을 사고팔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이후 2023년 금융세제 개편안이 시행되면 해당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게 됩니다. 또한 장기투자에 대해선 세제 감면 혜택이 주어지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현재 단기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감소하게 되므로 투자자들은 과거보다 장기투자를 많이 할 것으로 보입니다.


Q7. 2030세대의 주식시장 대거 유입이 앞으로의 증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하나요? 또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2030세대는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의 양이 많지 않고 신용의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증권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2030세대가 주로 투자하는 종목에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는 다양한 행태적 편의에 따른 비합리적인 투자형태를 보입니다. 2030투자자는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비합리적인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진 않은지 더 면밀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요. 자신의 투자 결정이 과신에 의한 것이 아닌지, 투자한 주식의 가치가 근본적 가치에서 너무 많이 벗어난 것은 아닌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며 투자할 것을 권해봅니다 .


*하방위험: 경기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
**스트레스 테스트: 은행이나 증권사를 포함한 회사 및 특정 금융상품에 대해서 특정 조건을 적용해 이에 따른 반응을 수치적 결과로 나타내는 실험·측정검사 방법


김민주 기자 01minju@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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