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 노숙자를 투명하게 바라보는 방법-

등록일 2021년04월03일 16시5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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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는 프랑스의 노숙자 ‘크리스티앙 파쥬(이하 크리스티앙)’가 거리에서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크리스티앙은 파리에서 소믈리에로 일했지만 이혼과 실직으로 노숙자가 됐다. 배낭과 휴대폰이 그가 가진 재산의 전부다. 하지만 그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SNS를 통해 소통하며 본인과 사회를 연결한다.
이 책은 크리스티앙이 노숙하며 만난 사람을 제시하며 노숙자를 대하는 사회의 온도를 느끼게끔 한다. 사람들이 노숙자에게 보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무관심과 혐오로 점철된 시선은 노숙자를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사람들은 외출복을 입고 거리에 나간 크리스티앙을 바라볼 땐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그가 거리에서 침낭을 펼치면 그 시선은 싸늘하게 변한다. 이 과정에서 크리스티앙은 위축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크리스티앙은 사람을 통해 치유 받는다. 그에게 다가와 먹을 것을 건네고 잠자리를 제공해준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이들을 통해 그는 희망을 찾는다. 결국 크리스티앙은 그 희망을 발판삼아 3년 반의 거리 생활 끝에 욕조가 있는 집을 구한다.
또한 이 책은 국가가 노숙자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지 않는단 문제점을 지적한다. 크리스티앙은 프랑스의 복지 제도 속 허점을 알린다. 신발을 신지 않은 노숙자가 거리를 배회하면 유리 조각 등에 발을 찔려 파상풍에 걸리기 쉽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 한 노숙자는 파상풍을 피하려 신발을 훔치다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현대판 장 발장’을 위해 프랑스 정부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노숙자에게 수입이 생기면 정부 보조금 지원을 즉시 중단해 지속적인 생활이 어렵게 만든다.
SNS를 하는 노숙자가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기에 이 책은 더욱 특별하다. 사회와의 소통은 노숙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원동력이 된다. 대다수의 노숙자들은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해도 사회적인 무관심과 냉대 속에 얼마 못 가서 다시 거리로 나앉는다. 노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책은 노숙자에 대한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만이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를 통해 우리가 노숙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단지 무관심과 혐오로 점철되진 않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김현익 기자 01hyunik@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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