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1 파견학생 제도’를 통해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스페인 ‘살라망카 대학교’(University of Salamaca) 에서 공부했다. 우리학교 스페인어과의 장점은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국가와 학교가 매우 다양하단 것이다. 그 중에서 살라망카 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국제 학생간의 교류기회△주변 도시 및 국가로 여행이 용이한 위치△표준 스페인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살라망카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근교 도시로,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되고 명망 있는 도시다. 그렇기에 살라망카에 거주하며 스페인에서의 삶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
개강 2주 전 미리 스페인에 가 적응기를 가졌다. △방△지리△학교생활을 생각하며 한 학기 동안 어떻게 생활하면 좋을지 계획했다. 현지 생활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에 모든 게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살라망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학기마다 세계 각국에서 많은 학생이 오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을 위한 배려와 친절이 배어있는 도시였다.
살라망카 대학교에선 총 세 수업을 수강했다. 학교에 교환학생이 많은 만큼 교수님도 교환학생을 배려해 줬고 수업 일정이 빡빡하지 않아 공부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여서 학생끼리 필기를 공유하는 문화도 일반적이다.
나는 12월에 기말고사를 마치고 1월에 유럽 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 과목에 불합격했고 1월에 재시험을 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결국 바르셀로나 여행을 하다 재시험 전날 살라망카에 가서 시험을 치르고 여행에 합류하는 속상한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수기를 읽는 파견학생 예정자분들은 계획을 잘 세워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더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곳을 찾다가 동네 교회 청년부에 들어갔다. 신앙적인 이유보단 사람 만나는 즐거움을 위해 간 곳이었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연락하는 소중한 친구를 만나고 스페인 가정집에 초대받기도 했다. 때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소중한 인연과 행복을 만날 수 있기에 공부에 연연하기보단 현지에서의 삶을 즐기며 알찬 하루를 보내는 게 더 큰 행복일 수 있단 것을 깨달았다.
원래 지난해 6월까지 스페인에서 공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4월에 급히 귀국을 결정했다. 코로나19가 유럽까지 퍼지고 난 뒤, 나날이 급변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복잡해진 입국 절차△식재료 사재기△어학원 폐쇄 △외출자제 등 쉽지 않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겪은 짧고도 강렬했던 한 달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경험이기도 하다. 여전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 해외로의 출국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많은 우리학교 학생들이 해외에서 학업하며 남은 대학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
글·사진 박지예(서양어·스페인어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