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이는 우 리학교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입학 후 교환학생 이 되고 싶단 것으로 구체화됐다. 그리고 지난 학기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niversitas Indonesia)의 교환학생으로서 실현됐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여유로운 동시에 굉장히 바빴다. 3학점 수업 5개만 들었기에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학교를 가고 목요일부턴 쉴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바쁜 일상에 지쳤던 내가 원 했던 일정이었다. 처음엔 휴일을 이용해 접경 국가 인 브루나이 여행도 가며 즐겁게 보냈다. 그러나 많 은 과제가 주어지며 현지 학생처럼 해내기 위해 무 던히 애썼다. 조별 과제를 하며 요즘엔 잘 쓰이지 않 는 단어가 많아 요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지 친구에게 모르는 단어를 물어봤지만 현지인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단어가 많아 애를 먹었다. 그 래도 조별 과제를 망칠 순 없어 제출 전날 밤늦게까 지 번역하고 요약해 제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 도네시아어 실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뿌듯한 경험으로 남아있 다.
1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발 생했던 우리나라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3월 2일 처 음으로 공식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3월 16일에 학 교로부터 유학생은 본국으로 귀국해 온라인 수업을 들어도 좋단 메일이 왔다. 그래서 3월 마지막 날에 우리나라로 돌아와 남은 학기를 온라인 수업으로 채웠다. 시차로 인해 8시 수업을 10시에 들을 수 있 는 좋은 점도 있었다. 부족한 현지 생활 경험과 불안 정한 온라인 수업은 아쉬웠지만 남들은 해보지 못 한 경험을 했단 것에 만족한다. 훗날 돌아보면 재미 난 에피소드로 남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여행을 계획한다면 10월부터 5월까 지의 우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기온은 건기보다 낮 아 선선하지만 집중호우가 발생하거나 가랑비가 꾸 준히 내려 여행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추천 하는 자카르타 여행지는 이스티크랄 사원(Masjid Istiqlal)이다. 동남아에서 가장 큰 사원인 이곳은 무 슬림이 아닌 자에게도 입장을 허가한다. 또한 영어 로 해설을 제공해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선 이슬람 문화와 건축양식을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 에선 남녀 상관없이 짧은 옷을 입은 자는 사원의 가 운을 입어야 한다. 그 외에 △구 시가지 꼬따 뚜아△ 독립기념탑 모나스△자카르타 대성당 등도 좋은 여 행지다.
이번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교환학생 생활을 마 치며 언어는 사용할 때 가장 빨리 는단 것을 배웠다. 책에서 배운 언어가 △학교 수업△직접 글을 쓰는 경험△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내 것이 됐 다. 짧은 기간이었으나 언어 공부의 방향성을 재확 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글·사진 정수정(아시아·마인어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