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가 나에게 와준 순간 우리들은 만났다

등록일 2021년09월06일 16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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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파견 프로그램을 갈 수 있을지 몰랐다. 해외파견학생으로 선발됐을 당시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하지 못했고 해외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기쁘기만 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며 비자 발급과 출국이 불투명해지자 학교측은 취소 권장 메일을 보냈다. 이를 확인하지 못한 난 취소 기간을 놓쳐 한 달 만에 급히 출국 준비를 했다. 그렇게 지난해 9월에 출국을 했고 7개월간의 외국 생활이 시작됐다.

외국 생활을 하며 터득한 것 중 유용했던 점이 몇 개 있다. 프라하에 갈 우리학교 학생은 체코에서 통용되는 교통 어플리케이션을 미리 알아보고 국내비자카드와 연결시키길 추천한다. 우버 같은교통수단을 이용할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할인혜택을 위해 자주 가는 마트 고객카드를 만드는 것도 유용하다.

처음 유학 생활을 시작하면 주변인의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종과 언어가 달라 소외감이 든 순간도 있었지만 힘이 된 사람도 있었다. △비행기를 놓쳤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친구들△여권을 두고 와 마트에서 술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옆에서 의사소통을 도와준 여성분△불 꺼진 식당에서 날 위해 모든 걸 준비해준 사장님 등 모두 고마운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지에서 부딪히며 생활하다가 어려운 일이 생겨 주변인의 도움을 감사히 받고 그 고마움을 잊지 않는 것이다.

영어를 전공하고 있지만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언어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에 7+1 파견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하지만 막상 해외에 가니 언어의 장벽이 크게 느껴져 프라하에 도착한지 3개월이 지나서야 외국인 친구와 마음을 터놓고 지냈다. 파견 생활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친구와 살짝 취한 채 노래를 들으며 프라하 구시가 북쪽에 위치한 레트나(Letna) 공원을 산책한 일이다. 별거 아닌 일이지만‘ 내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이렇게 살았을까’란 상상을 하게 해준 밤이었다. 처음부터 이별이 정해진 만남이라 더욱 애틋했다. 귀국 이틀 전 친구들에게 프라하 시내를 돌아다니며 산 선물과 추억을 되새기며 그동안의 감정을 담은 편지를 줬다.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워 부둥켜 안고 운 것이 기억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7+1 해외파견 프로그램을 다녀오기 전까지만 해도 해외생활에 대한 큰 뜻이 없었다. 그러나 프라하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온 뒤 더 많은 사람과 다양한 언어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한 번 뿐이지만 내 발길이 닿는 곳에 족적을 남겨보는 것이 뜻 깊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란 우리학교의 슬로건이 멀게 느껴졌지만 많은 경험을 하고 돌아온 지금 해외영업이란 꿈을 꿀 정도로 세계가 가깝게 느껴진다. 짧다면 짧은 프라하에서 보낸 시간들이 앞으로 인생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진 아직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해준 친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글·사진 조주현 (영어·ELLT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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