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인재대학, 미래사회를 선도하기 위해선

등록일 2021년09월06일 16시2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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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인재대학(이하 융인대)은 3개의 모듈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학생 스스로 진로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단 특징을 가지고 신설된 단과대학이다. 하지만 신설 후 한 학기가 지난 지금, 융인대는 △수강 신청 혼란△언어 모듈 면접의 공정성 논란△졸업 시 ‘융합 학사’ 제공이란 문제점을 안고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융인대 재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융인대의 취지△현 융인대의 문제점△융인대의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융인대의 설립 배경

지난해 4월 24일 학교 측은 융합산업대학 학칙개정안을 발표하고 뒤이어 5월 7일 융인대 학칙개정안을 확정했다. 기존 단과대학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한 특성화 대학 신설이 그 목적이었다. 하지만 융인대 신설에 반발하는 학우 60명은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스마트 도서관 앞에서 융인대 학칙 개정안 반대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융인대가 설립된다면 발생할 기존 학과의 △재학생 학습권 침해△정체성 모호△존립 위협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다음날 융인대 개설에 반대하는 학생 대표자는 재학생과 함께 설캠 교무위원회 및 교수협의회 회의 장소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또한 5월 11일 대학평의원회 개회전에 △대학평의원회 회의실 앞△이사장실△총장실 앞에 대자보를 게재하고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학평의원회는 융인대 학칙개정안 가결을 진행했고 곧바로 이사회까지 통과돼 융인대 학칙개정안이 최종 확정됐다.이후 우리학교는 이번해 융인대 신입생을 모집해 141명의 학부생을 두고 있다.

 

◆융인대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융인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융인대 재학에 대해 △만족하는 학생은 43.6%△보통인 학생은 15.4%△불만족한 학생은 41%로 드러났다. 불만족한 이유로‘ 융합 학사에 대한 명확한 설명 부재’를 꼽은 학생이 27.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1학년 1학기 성적과 면접으로 결정되는 커리큘럼’△‘학습의 깊이가 없다고 느껴짐’△‘이중 전공 불가’△‘독자적인 단과대 학생회 운영 체계 부재’가 각각 △24.2%△24.2%△12.1%△9.1%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융인대는 학생이 5개의 모듈 중 3개를 선택해 진로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 외국어 모듈 수료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이는 언어능력을 기반으로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다른 단과대학과의 차이점도 존재한다. 융인대 재학생은 졸업시험이 없고 취업이나 창업을 목표로 할 경우 취업 관련 프로젝트나 경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Carry&Writing’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융인대의 차별화된 교육에 대해 이후주(융인·21) 씨는 “최근 많은 기업에서 융합 인재를 찾는데 융인대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융인대의 교육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학생들이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측이 끊임없는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최진영 융인대 학과장(이하 최 학과장)은 “처음 융인대를 신설할 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21세기 교육 환경과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선 필요한 대학이라고 생각했다”며“ 융인대는 21세기 미래사회를 선도할 능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와 인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IT기술 활용 능력이 뛰어난 복합형 인재를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취업 시장의 변화 속에서 학생을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융인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융인대는 졸업 후 융합 학사를 취득할 수 있다. 융합학사는 우리학교의 다른 학과나 학부를 졸업했을 때 얻는 학사와 비교했을 때 다소 생소하다. 김지윤(융인·21) 씨는 “힉교 측에서 융합 학사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제공한 적이 없어 학생이 생소하게 느낄 수 있다”며“ 취득할 학사의 이름을 모호하게 설정하기보단 학생들이 이수했던 모듈에 맞는 학생 맞춤형 학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융인대 세부언어모듈 선정 과정에서도 잡음이 발생했다. 융인대는 언어 모듈 배정 반영비율을 △면접 20%△성적 70%△RC 보고서 10%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7월 23일 신입생 세부언어 모듈 배정 결과 공식 발표 후 평가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조준형(통번역·아랍어 18) 융인대 학생회장(이하 조 회장)은 융인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공통 면접 질문의 부재△상이한 면접 시간△학생이 지망한 언어와 다른 언어로 진행된 면접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학생들은 부정한 면접 진행이 융인대의 교육목표와 학생들의 학습권에 위배된단 불만을 제기했다.

융인대 재학생은 4년 간 총 150학점에 달하는 3개의 모듈을 이수해야 한다. 다른 재학생에 비해 많은 양의 과목을 소화하기에 수강 신청 시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외대학보 설문조사에서 ‘이번 학기 수강 신청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란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1.3%에 달했다. 수강 신청이 어려웠던 이유론‘ 어떤 과목들을 수강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가 4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수강해야 할 전공 필수 과목이 많았다’,‘ 개설된 강의의 수가 너무 적었다’가 각각 30%, 25%로 뒤를 이었다. 실제 융인대는 지난학기 수강신청 바로 전 주에서야 졸업 학점 확정안을 발표해 신입생에게 한차례 혼란을 준 적 있다. 배정은(융인·21) 씨는 “필수 강의만큼은 △강의 수△수강 시간△정원 면에서 여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다음 학기 수강신청의 개선을 기대했다. 수강해야 할 강의 수가 많고 학생마다 듣는 강의가 세분화된 만큼 강의 수의 확장이나 담당 교수진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융인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

최 학과장은 “우리학교의 융·복합 대학 특성화사업이 타 대학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성균관대학교와 한양대학교는 이공계열을 중심으로 인문 계열을 융합해 가상현실 속 교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의 경우 컴퓨터의학 연계전공을 신설해 차별화된 의·과학 교육을 시행했다.이화여대의 해당 교과과정은 여러 트랙으로 나눠져 있단 점에서 우리학교 융인대와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이화여대는 이수학점 부담이 적어 부전공과 복수전공 이수 기회가 열려있다. 최 학과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우리학교가 외국어 특성화 대학이기 때문에 언어 능력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된 사업을 시도해야 한다”며 인문학과 기술을 복합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현재 융인대는 학교로부터 엄청난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학부다”며“ 학교 측에서 학부 내에 제기된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융인대란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상황에서 재학생의 목소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구시대적이라고 주장했다.

융인대는 교육 시장과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설립됐다. 그러나 신설 과정에서 학내 재학생과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강행한 결과 마찰이 생겼다. 또한 개설된 후엔 학부의 교육 프로그램을 두고 재학생과의 잡음이 발생했다. 융인대가 문제점을 해결하고 우리학교 특성화 대학 중 하나로 자리잡기 위해선 학내 구성원의 합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승연 기자 03seungye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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