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활동 전면 중단, 힘 잃어가는 동아리 문화

등록일 2021년10월24일 12시3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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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이후 대학 동아리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줌(Zoom)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모임을 대체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동아리에 대한 관심도 점차 줄고 있다. 동아리는 존폐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동아리 문화의 맥이 끊길 수 있는 문제다. 이에 대해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와 각 동아리에선 변화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방역지침으로 인한 동아리의 고충△줄어드는 동아리에 대한 관심△위기 극복 방안을 알아보자. ◆위기를 맞은 교내 동아리 활동 우리학교 수업방식이 비대면으로 전환된 후 대부분의 동아리가 운영에 곤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동연 홈페이지에 게시된 ‘코로나19 방역지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대회 참가△동아리방 사용△모임△운동장 개방△기타 행사를 금지하겠단 내용이 담겨 있었다. 더불어 비대면으로 동아리 모임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이에 다양한 분과의 동아리로부터 고충이 흘러나왔다. 설캠 중앙토론동아리 노곳떼(이하 노곳떼)의 회장 김영웅(서양어·스페인어 17) 씨는 “토론은 말의 호흡과 전달이 중요한데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속도가 더디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부원과 신입부원 간 만남이 이뤄지기 어려워 동아리 내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며 비대면 활동으로 인한 어려움을 설명했다. 봉사·체육 분과 동아리의 경우 활동 자체를 진행하기 어렵다. 벽화봉사동아리 칠하담(이하 칠하담)의 회장 김수현(상경·국통 20)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활동을 아예 못 했다”며 “벽화 작업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하는 활동인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체육 분과 동아리인 설캠 농구부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구부 소속인 고경찬(일본·일언문 16) 씨는 “오바마홀과 운동장은 학교 방침에 의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학교 외부 농구장 역시 다수의 인원이 사용할 수 없어 활동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점점 시들어가는 동아리 문화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환경 속 동아리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외대학보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동아리 활동 자체를 하지 않은 학생은 전체 조사 응답자의 57.1%였다. 그 중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를 이유로 든 응답자는 60%에 달했다. 또한 동아리 활동을 경험한 학생 중 41.7%가 동아리 활동 경험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그 이유를 ‘비대면 활동이 불만족스러워서’라 답했다. 또한 김예림(경상·GBT 20) 씨는 “입학 후 교내 동아리에 가입했으나 모든 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뤄져 활동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며 동아리 활동을 그만둔 이유를 밝혔다. 적지 않은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선 동아리 홍보가 필수적인데 대면으로 직접 홍보를 하지 못하는 것 역시 난점으로 작용한다. 동연 회칙 제122조에 따르면 동아리 신규등록 및 등록갱신을 위해선 서로 다른 3개 이상의 단과대학·독립학부에 소속된 15인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돼야 한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예술분과 동아리 하얀공간의 회장인 박노현(공과·전자 14)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부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칠하담 회장 역시 “우리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나 SNS로만 홍보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부원 모집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면활동이 불가능하다 보니 같이 활동을 하며 추억을 쌓아야 할 부원들끼리도 친해지기 어려운 있는 상황이다. 김영웅 노곳떼 회장은 “차후 임원진을 구성할 때 곤란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적절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못해 동아리가 △역사△특색△활동 방향을 상실하면 이는 동아리 문화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동아리의 역사가 긴 경우 졸업한 선배와 후배 간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새로운 연을 맺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부원 간 네트워크가 끊기면 이러한 인간관계 형성 역시 쉽지 않다. 설캠 농구부 소속 고경찬 씨는 “취미를 공유하는 선배들에게 대학 밖 사회의 정보를 얻는 건 동아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큰 소득이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없는 것도 모자라 현재 부원끼리도 사이가 어색해 구성원 간 교류가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언택트(Untact) 동아리 시대, 동아리 관심 저조의 극복 방안은?

코로나19로 동아리 활동이 위기를 맞은 현재, 많은 학교가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선 코로나19로 위축된 동아리 현황을 고려해 동아리육성지원금 지급 시의 평가 항목 중에서 사업 실적 수, 동아리 회원 수 등의 기준을 완화했다. 또한 온라인 동아리 소개집을 제작하고 네이버 카페를 이용해 동아리 신입 부원 모집 플랫폼을 구축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3월 교내 동아리 임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개설한 동아리 부스에서 신입 부원에게 동아리를 설명하는 ‘비대면 실시간 동아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우리학교 동연 역시 동아리 활동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3월 우리학교는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동아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해 상반기에 설캠 동연 홈페이지를 새로 개설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동아리와 관련한 정보를 영상으로 전달했다. 또한 △경희대학교△우리학교△서울시립대학교 간 정기교류전인 트로이카를 이번 해 11월에 비대면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서로의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동아리 문화의 침체를 막고 학생들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장래산 기자 03raesa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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