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으로, 잘츠부르크

등록일 2021년10월24일 12시3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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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학기 교환학생에 선발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교로 떠났다. 애초에 1년을 목표한 타지 생활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첫 학기는 주로 여행을 하며 다양한 도시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진 학교 수업을 들었고 금요일과 주말을 이용해 주변 국가로 여행을 떠났다. 유럽은 교통수단 이용료가 저렴해 금전적 부담이 적다. 또한 교환학생 교류단체인 ESN(Erasmus Student Network)에 가입해 학생증 카드를 받으면 교통수단 비용을 할인받을 수 있다. 많은 곳이 기억에 남는데, 그 중 △런던△포르투△프라하를 추천하고 싶다. △원 없이 뮤지컬을 볼 수 있었던 런던△매 순간이 그림 같던 포르투△밤이 더 아름답던 낭만적인 프라하 모두 기억에 남는다. 학생을 위한 할인 혜택이 많아 돈을 절약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미리 발급받은 국제학생증으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에서의 소소한 일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잘츠부르크 한인 민박에서 생활하던 중 사장님께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 알프스 산을 배경으로 노래를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등교했던 게 가장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외에도 크리스마스 때 친구들과 비밀 산타 이벤트를 기획해 서로를 위한 선물을 사고 음식을 만들어 먹었던 기억도 소중하다. 나의 비밀 산타는 프랑스 친구였는데 프랑스 가정식을 대접받았다. 삶은 감자 위에 구운 치즈를 올리는 아주 간단한 요리법이라 다소 실망했지만 시식 후 프랑스 가정식에 반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한동안 프랑스 치즈를 찬양하며 다녔다. 오스트리아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잘 가지 않는 생소한 나라다. 우리 학과에서도 오스트리아는 독일어 사투리를 배워올 수 있단 우려로 대부분 독일 유학을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떠났던 교환학생이지만 만족도는 200%였다. 동화 속에 사는 기분이었다. 다른 도시에 비해 한국인이 적어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외국어를 쓰는 빈도도 잦았다. 큰 도시 생활을 기대하고 온다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 도시 골목마다 오밀조밀한 행복이 많았고 우리나라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교환학생으로 떠나기 전 난 항상 나이에 집착하며 나 자신을 깎아내렸다. 타인과 비교하며 뒤처지는 느낌을 받아 두려웠다. 하지만 잘츠부르크 생활을 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대학에 온 50대 학생을 보고 내 가능성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뭔가를 시작할 때 나이가 중요하지 않단 점을 깨달았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끝난 뒤 ‘기숙사에 있을 시간에 조금이라도 밖에 나가 잘츠부르크를 더 구경할걸’, ‘과제도 중요하지만, 여행을 한 번이라도 더 떠날걸’과 같은 후회가 많이 남았다. 그래서 귀국 후 열심히 독일어 공부를 해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을 딴 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독일에서의 파견 학생 기회를 포기해야 했기에 유럽 생활에 더욱 미련이 남았다. 언젠가 다시 유럽으로 가 인턴 생활을 하고 해외 취업을 하길 꿈꾼다.

 

 

정윤지(서양어·독일어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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