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비공식 마스코트로 회자되는 동물은 오리다. 글캠 명수당에 가면 △한가롭게 호수 주변을 걷고△여유롭게 헤엄치고△바위 위에서 깃털을 정리하는 오리 무리를 목격할 수 있다. 학생들은 글캠 학생회관에서 명수당 쪽으로 넘어오는 오리를 보며 “오리도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게 아니냐”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오리는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때로는 간식을 쟁취하러 학생에게 먼저 다가간다. 그들은 이미 명실상부한 명수당의 주인으로 여겨진다. 이 오리들은 언제부터 명수당에 오게 됐을까? 외대학보 801호에 따르면 지난 2002년 3월 13일 글캠에선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개강투쟁선포식’이 진행됐다. 이때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등록금의 현물 납부를 주장하며 ‘나, 등록금’이란 이름표를 목에 건 오리 60마리를 학생회관에서 본관 앞까지 몰고 갔다. 총학 중앙운영위원회는 오리를 들고 총장실에 방문한 후 명수당에 놓아줬고 이때 명수당에 자리 잡은 오리가 지금까지 명수당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한편 오리가 명수당에 자리하기 전 ‘오골계’가 그 자리에 있었단 전설이 전해진다. 명수당 옆엔 글캠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 메타세콰이아 나무들이 글캠 설립 이전부터 존재했다. 글캠이 조성되기 직전인 1970년대 말까지 있었던 사설 방목장에서 오골계 등을 목축하면서 산림을 형성했고 캠퍼스가 조성된 1980년대 이후부턴 학생의 휴식 장소로 탈바꿈돼 현재의 ‘망각의 숲’이란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현재는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없으나 망각의 숲 주변에 있던 비석 상단엔 ‘태양목장’이란 간판과 ‘문화재 관리지정장소 천연기념물 제 135호 오골계’란 문구가 새겨져 있어 이곳의 원래 주인은 오리가 아닌 오골계였단 것을 증명한다.
-기록 및 사진 제공: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