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전운 속 혼돈에 빠진 국제사회

등록일 2022년03월03일 22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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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이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군의 진입 명령을 내렸다. 이어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돌입하고 전면전을 개시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러시아를 규탄하며 정치·경제적 제재를 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의 배경△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경과△국제사회의 반응과 조치에 대해 알아보자.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의 원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의 표면적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이하 나토) 가입 움직임이다. 지난 2004년 러시아의 인접국인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가 나토에 가입했다.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한다면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완충 지대가 사라진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국경을 맞대고 있기에 나토 가입은 비핵화된 우크라이나에 미국과 유럽의 부대나 공격 무기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이를 서부 국경 안보의 직접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계속 압박하며 나토의 동진 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추가 가입 금지 조항 등을 담은 안전보장 조약 초안을 미국 등 서방에 전달했다. 미국은 나토 가입이 우크라이나의 선택에 달렸단 입장을 전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가혹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명확하게 얘기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경고했다. 지난 1월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에 이어 지난달 초 △독일△러시아△미국△프랑스 정상들이 외교적 해법을 모색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입장 차만 확인했다. 그 사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러시아 병력 13만 명이 주둔했다. 이에 나토군 역시 5천 명을 배치하고 미국도 8천 5백 명에 배치 대비 명령을 내리며 군사적 긴장은 계속 고조됐다.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지난달 22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 내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가 포함된 돈바스 지역을 독립국으로 선포하고 군 진입 명령을 내렸다. 이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던 상황의 진행 경과와 유사하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일대는 우크라이나 내 오랜 친 러시아 지역으로 꼽힌다. 2014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 친 러시아적 성향을 보이던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가 친 서방 정책을 펼치자 독립을 결정했다. 이에 같은 해 3월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자치공화국으로 인정하며 러시아군을 이 지역에 주둔시켰다. 곧이어 크림공화국 의회는 러시아 합병을 결의하고 독립 및 러시아 귀속 찬반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96%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크림공화국은 독립 국가를 선포했다. 이튿날 푸틴 대통령이 크림공화국의 독립국 지위를 승인한 것을 시작으로 러시아 의회의 동의를 거쳐 2014년 2월 21일 합병이 최종 승인됐다. 국제사회는 당시 치러진 주민투표가 조작됐고 국민투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합법성을 부인했지만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크림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재에도 돈바스 지역에서 크림반도 합병 상황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지난해부터 푸틴 대통령은 나토군의 동진을 멈추라며 서방과 대치했다. 돈바스 지역에선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친러시아 반군과 정부군이 대립 중이다. 이에 푸틴은 평화유지를 명분으로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 진입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15일 러시아 하원이 돈바스 지역 독립 승인 결의안을 가결해 푸틴 대통령에게 승인을 요청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엿새 만인 21일 대국민 담화를 열어 “우크라이나 동부는 러시아의 옛 영토”라고 선포한 후 돈바스 지역 내 친러 세력인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독립을 승인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 명분으로 군 진입 명령을 내린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유사시에 대비해 예비군 소집령을 내렸다. 지난달 2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군대를 즉각 보강했고 우크라이나 국회는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 다만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는 친러시아 반군이 통제한단 이유로 비상사태 선포 영역에서 제외됐다. 푸틴 대통령이 같은 달 24일 새벽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를 전격 선언한 직후 러시아군의 전방위적인 공격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단행됐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전시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국제사회에 대러시아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반응과 조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사회의 위기가 고조됐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각종 정치·경제적 압박을 가하며 일제히 러시아를 규탄했다. 먼저 세계 각종 국제기구는 러시아가 세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단 입장을 전했다. 나토는 러시아의 침공이 국제법을 어긴 행위라고 지적하며 이는 유럽과 대서양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러시아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준 것을 비난하며 러시아 은행의 유럽연합 금융시장 접근 차단을 포함한 강력한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미국△영국△이탈리아△일본△캐나다△프랑스로 구성된 G7 정상들은 화상 회의를 열고 제재 방안을 논의해 러시아에 가혹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러시아 1·2위 은행에 대한 제재와 러시아 산업에 필수적인 첨단 기술과 핵심 부품 등에 대한 수출 규제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중단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예상한 듯 “우리를 방해하거나 우리나라 국민에 위협을 가하려는 자는 러시아의 즉각적인 대응을 받을 것이며 그 결과는 역사에서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양상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제3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간섭할 경우 즉각적인 보복을 예고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안이 발표되고 있음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공격하며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공군은 우크라이나 키예프 인근 군 공항을 공격했고 개전 9시간 만에 북쪽 벨라루스에서 출발한 러시아군은 키예프 지역 북쪽까지 진입했다. 이로 인해 전면전 개시 첫날 우크라이나 군인 및 민간인 100여 명이 사망했다.  

한편 일부 국가는 러시아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나토의 동진에 따라 러시아가 느끼는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며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두둔했다. 이는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 나토의 동진 정책을 펼친 서방 국가에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선 만약 미국이나 나토 등 서방 세력이 참전해서 러시아와 전면전을 한다면 3차 대전으로 확산될 수 있단 우려가 있다. 이미 푸틴 대통령이 서방이 전쟁에 개입할 시 군사적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정호 신북방 경제실 대외정책연구원은 “서방이든 러시아든 확전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이란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서방은 강력한 제재를 통해서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방법으로 갈등을 풀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전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가 협상대로 올라와 평화를 위한 대담을 나눠야 할 때다.

 

 

지명원 기자 04jimw@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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