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여유시간△서울권 대학 선호현상△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 변경 등의 요소로 인해 편입에 도전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학교 내 전출 인원이 늘어 우리학교를 포함한 상위 11개 대학의 편입생 모집 인원도 상승했다. 매년 편입생의 수는 증가하지만 재학생과의 정보 격차와 학교 행사 및 프로그램 참여 불가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편입생 증가 현황△편입생들이 겪는 어려움△우리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자.
◆편입생 증가 현황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자 여유시간을 활용해 편입에 도전하는 학생이 증가했다. 전출 인원이 늘자 주요 상위 11개 대학에서도 편입 모집 인원이 늘어 기회가 많아진 것도 편입생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번 해 상위 11개 대학의 일반 편입학 총 모집 인원은 1,743명으로 지난해 대비 21.4%가 증가했다. 우리학교도 편입 모집 인원을 대폭 늘렸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편입생 모집 인원의 경우 2020년 87명에서 이번 해 126명으로 확대됐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2020년 243명에서 이번 해 313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학교로 편입한 김규린(통번역·일본어 19) 씨도 “비대면 수업의 장기화로 학교에 가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며 “충분한 공부 시간을 확보해 편입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적성에 맞는 학과를 고민하는 학생이 증가하자 편입에 도전하는 학생 수도 늘었다. 진정필(동유럽·폴란드어 19) 씨(이하 진 씨)는 “경영학과에서 우리학교 폴란드어과로 편입하게 됐다”며 “실용적인 외국어를 배우고 싶어 편입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한 학벌에 대한 아쉬움과 서울권 대학의 선호로 입시에 재도전하는 이들도 늘었다. 김영편입학원 관계자 A 씨는 “과거부터 학생의 서울권 대학 선호도는 높았지만 최근 들어 더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대학보가 이번 달 6일부터 10일까지 총 5일간 우리학교 편입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편입을 하게 된 계기’로 △‘학벌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65.1%)△‘전적 대학에서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17.4%)△‘코로나19로 편입 시험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확보돼서’(17.4%) 순으로 응답했다. 이상영(서양어·노어 19) 씨(이하 이 씨)는 “지방보단 서울권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큰 경험과 배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우리학교에 편입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편입생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은 적은 상황이다. 편입생은 매년 3월 신입생과 함께 입학하지만 편입생을 위한 입학 행사와 학교에 관한 정보를 소개하는 행사 및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씨는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학교 홈페이지△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진 씨 또한 “학교에 아는 동기와 선배가 없어 주로 에타를 이용해 학교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편입생이 겪는 어려움
외대학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편입생은 ‘편입생이 겪는 어려움’으로 ‘재학생에 비해 학교생활에 관한 정보 부족’(33.3%)을 꼽았다. ‘동아리·학회·학과 행사 및 프로그램 등 학교생활 속 기존 재학생과의 적응 문제 및 참여 불가’(29.2%)와 ‘‘교환학생제도’, ‘7+1 파견학생 프로그램’ 등 학교 프로그램 운영 시 차별을 경험’(16.7%) 등의 어려움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학교 대부분의 학과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하 단톡방)을 통해 학교생활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이하 오티)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행돼 편입생의 참여가 불가능하거나 오티 자체를 진행하지 않는 과가 존재했다. 편입생은 우리학교에서 진행 중인 행사 안내와 학과 내 선·후배 연결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워 학교생활의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 어렵다. GBT학부의 경우 선·후배 연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편입생은 멘토로만 지원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전공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학과 행사가 중단된 상황 속에서 재학생과 편입생의 정보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진 씨는 “신입생은 ‘선·후배 연결 프로그램’이나 ‘신입생세미나’와 같은 수업을 전공 필수 과목으로 진행해 학과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폴란드어과의 경우 편입생에겐 이런 기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신입생과 동등하게 학교 적응을 위한 여러 행사 및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동아리와 학교 활동 지원 시에도 이와 비슷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설캠 중앙동아리 ‘애드라인’의 경우 매년 부원 모집 대상이 22학번의 신입생으로 제한돼 실질적 3학년 신분인 편입생은 지원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일부 동아리에선 가입 요건이 1·2학년으로 제한돼 신청조차 할 수 없단 사실이 아쉽다”며 제한 사항이 사라져 다양한 동아리에 참여해보고 싶단 아쉬움을 비쳤다. 학과 학생회 참여 현황도 비슷한 상황이다. 노어과의 경우 학생회 모집 대상은 21학번과 22학번으로 제한한다. 이에 대해 김여민 노어과 학생회장은 “고학년의 경우 해외연수와 자격증 시험 준비로 지원 인원이 적어 지원 자격을 저학년으로 명시했던 것이다”며 “3·4학년도 희망할 시 학생회 지원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어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 게시물엔 지원 기준이 21학번과 22학번으로 명시돼 노어과 학생들은 고학번의 지원 가능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교 및 수직 장학생 선발 시에 본전공생과 동등한 자격으로 선발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대부분의 과는 성적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발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고 답했다. 그러나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와 스칸디나비어과는 조교 선발 시 본전공생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과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학생이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홍서연(아시아·마인어 21) 씨는 “선발 기준을 따로 명시하지 않고 본전공생을 우대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생각한다”며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이 수립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교환학생제도와 7+1 파견학생 프로그램 모집 자격에서도 편입생에게 불리한 지원 조건이 존재한다. 우리학교 국제교류 프로그램은 4학년 1학기까지만 파견이 가능해 편입생의 경우 2학기 이하 재학 혹은 휴학생일 경우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18학번 편입생의 경우 코로나19로 해외연수 길이 막혀 휴학하거나 추가 학기를 다니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다. △네덜란드어과△이란어과△태국어과△폴란드어과△프랑스어학부 등은 편입생과 본전공생을 위해 온라인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대부분의 과는 이조차 없는 상황이다.
◆우리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
‘편입생을 위해 보완됐으면 하는 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편입생들은 △학과 선배 연결 프로그램 및 지도교수와의 진로 상담(33.3%)△동등한 학교 프로그램 지원 자격 부여(20.8%)△입학처 및 양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양캠 총학)가 진행하는 편입생 대상 사전 교육(16.7%) 등을 꼽았다. 이 밖에도 충분한 전공필수과목 여석과 휴학기간 연장이 필요하단 의견이 있었다.
우리학교의 경우 학사종합지원센터가 학교 홈페이지에 편입생 수강편람을 제공해 학교생활에 관한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까진 편입생 대상 학교생활 안내 책자를 활용해 오프라인으로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 발생 후 중단됐다. 이에 김 씨는 “지난해 우리학교 편입 후 학교에 관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편입생만을 위한 입학 행사가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캠 총학은 편입생만을 위한 설명회를 실시할 예정은 없다고 전했다. 설캠 총학은 “공약 정책 중 하나인 대학생활·캠퍼스 안내 책자를 통해 편입생에게도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글캠 총학은 편입생도 신입생과 함께 새내기배움터에 참여할 수 있는 사실을 전하며 “소외된 학생이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겠다”고 밝혔다.
타 학교의 경우 편입생만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아주대학교(이하 아주대)는 편입생을 기존의 재학생과 융화시키고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고자 매년 진로 설정 캠프를 진행한다. 대부분의 편입생이 캠프에 참가하며 △대학생활 방향설정△대인관계 의사소통△자아 성향과 강점분석 등의 활동을 통해 비교적 진로 설정이 늦은 편입생에게 진로 상담을 제공한다. 이번 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틀간 온라인 진로 설정 캠프를 진행했다. 우리학교 진로취업지원센터 관계자 A 씨는 “아주대의 진로 설정 캠프와 같이 편입생만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진행 예정이 없다”며 “하지만 편입생과 재학생을 나누지 않고 모두 참여가 가능한 공평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모두가 융화된 학교생활을 위해 재학생과 편입생의 교류 방안과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양채은 기자 03chaee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