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모두 해제했다. 또한 이번 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이에 대학가에서도 동아리와 학생회 등 학생자치활동이 다시 활성화 돼 △멤버십트레이닝(이하 엠티)△체육대회△축제 등 대면 행사 개최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기에 우려점 역시 존재한다. △규제 완화에 따른 대학교 대면 행사 활성화 현황△우려지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정부의 코로나19 규제 완화와 대학교 대면 행사의 활성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에 따라 기존의 △사적모임△운영시간△종교 활동△집회△행사 등의 제한이 사라졌다. 실내 취식금지는 안전한 취식재개 방안 마련을 위해 7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달 25일부터 해제됐다. 이번 달 2일부턴 50인 이상의 △공연△집회△행사를 제외하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다. 이에 대학가에서도 규제 완화에 따른 변화가 일고 있다.
학생자치활동 활성화에 따라 양 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각각 지난달 24일과 25일 교내 과방과 동아리방(이하 동방) 개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에 안내했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백년관 체육관을 개방했다. 또한 우리학교는 △단과대학△총학△학과별로 △엠티△축체△체육대회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총학 ‘이룸’은 이번 해 총 두 번의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정확한 일정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동아리 연합회와 함께 부스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글캠 총학 ‘외대의 봄’은 이번 달 17일부터 3일간 ‘2022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축제 spring_cooler’를 개최한다. 단과대학 단위로도 대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글캠 공과대학(이하 공대)의 경우 공대 영화관 행사와 축제 부스 운영을 기획 중이다. 이번 달 13일 설캠 사회과학대학(이하 사과대)은 2년 만에 사과대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학과별 과학생회에선 엠티를 중점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더 지켜보려는 일부 학과를 제외하면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와 전자공학과를 포함한 대부분의 과학생회는 엠티를 계획하고 있다. 타 대학에서도 방역 규제 완화에 따라 다양한 대면 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번 달 27일 고려대학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제43회 입실렌티 : 지.야의 함성 [Re-tro]’을 개최한다. 성균관대학교에선 캠퍼스별로 ‘2022 대동제 ESKARA’가 열릴 예정이다. 해당 축제엔 △야간주점△연예인 무대△주간부스△재학생 공연 등의 대면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서울대학교△부산대학교△한양대학교 등 많은 학교가 대면 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대면행사 확대에 따른 우려지점
코로나19 종식이 아닌 시점에서 대면 행사를 진행해 학생들은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르면 50인 이상이 참여하는 공식 행사에선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그러나 부스나 체육활동 등 행사 운영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주세아(서양어·독일어 22) 씨는 “입학 후 처음 경험해보는 대면 행사이기에 꼭 참여하고 싶지만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나아지지 않아 우려된다”며 “행사에 참여하고 코로나19에 감염 될까봐 두렵다”고 전했다.
행사 특성상 사적 모임의 성격이 강한 엠티의 경우 마스크 미착용에 따른 집단 감염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실제로 이번 해 대전 소재의 A 대학교에선 엠티로 인해 20명의 학생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이에 엠티 등 대면 행사를 개최하기엔 아직은 이르단 목소리도 존재한다. 안윤지(영어·ELLT 21) 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시 대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해 학습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상황이 지금보다 더 호전된 후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ELLT와 인도어과의 경우 거리두기 조치가 풀렸음에도 여전히 감염 위험이 존재한다고 판단해 상황을 지켜본 뒤 엠티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정부의 제한이 사라졌기에 엠티 등의 행사를 진행해도 무방하단 목소리도 존재한다. 천민효(경상·GBT 21)씨는 “지난해 대학교 생활에서 가장 기대했던 엠티를 코로나19로 인해 가지 못해 아쉬웠다”며 “이번 엠티를 계기로 동기와 후배를 많이 알아가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이하 마인어과)의 경우 이번 달 21일 동기 엠티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인(아시아·마인어 18) 마인어과 학생회장은 “엠티를 진행함으로써 코로나19로 가속화된 개인주의와 대학 행사의 소멸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며 “1,2학년 때 진행하는 엠티가 대학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라고 생각하는 학우들이 많고 이에 따라 엠티를 추진할 것이다”고 전했다.
과방 등 학생자치활동 공간의 개방도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우려가 존재한다. 현재 우리학교에선 과방 및 동방에 대한 규제를 각 학과와 동아리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에 마스크 미착용 및 취식 등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여찬우(서양어·포르투갈어 21) 포르투갈어과 학생회장은 “학교 측에서 과방 이용에 대한 특별한 규제를 전달하지 않은 상태다”며 “과방 사용에 대한 방역을 개인의 자율에 맡길 것이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코로나19 집단 감염 위험에 따른 우리학교의 대책이 부재한 것은 아니다. 대면 행사와 관련해 설캠 총학은 정부의 기본적인 방역 지침을 바탕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가진단키트 의무화 등의 강제성을 부여하기보단 개인의 자율에 따른 방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글캠 총학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축제 부스를 실외에 배치해 실내의 인구 밀집을 예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구역을 만들어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달 17일 영화관 행사를 진행하는 공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공드림’은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영화관 내 음식물 섭취를 허용한다. 이에 김송하(공과·컴전 20) 공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음식물 섭취 이외의 경우엔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고 알고 있다”며 “영화관 입장 및 간식 배부 시 학우들에게 마스크 착용 수칙을 당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행사에 학생회 인원을 배치해 방역 수칙 위반을 막기 위한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겠단 것이다.
엠티를 진행하는 학과 학생회 또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에 힘쓰고 있다. 마인어과의 경우 행사 참여 당일 자가진단키트나 신속항원검사 음성 판정을 받은 학우만 엠티에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이번 해 엠티를 계획하는 페르시아어·이란학과의 경우 △수저△식기△컵 공유 금지와 손 소독 및 청결 유지와 같은 예방대책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과방 이용에 관해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한 규제가 마련된 학과도 존재한다. 정치외교학과의 경우 학과 SNS에 과방 이용 수칙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엔 과방 이용 시 마스크 필수 착용 및 취식 자제를 당부했다. 한편 우리학교는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기에 교육부 지침 및 감염 상황을 살피며 학생 활동 지원을 조금씩 늘려가겠단 입장이다. 우리학교 학생지원팀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진행하는 학생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대면 행사의 성격을 고려한 방역 수칙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마련된 코로나19 집단 감염 대책에 대해 여전히 안전성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았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다희(융인·21) 씨는 “대면 행사와 관련해 현재 제시된 집단 감염 예방책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대면 행사에 마음 편히 참여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전한 대면 행사 개최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때다.
김상연 기자 04sangy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