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공녀’를 보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는 것

등록일 2022년05월25일 10시2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담배나 술 등의 기호식품’ 그리고‘ 수도권에 위치한 집’,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후자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소공녀’ 속 주인공‘ 미소’는 한 치의 고민 없이 담배와 술을 택할 사람이다.

미소는 위스키와 담배를 좋아하는 가난한 가사도우미다. 그는 머물던 단칸방의 월세가 오르자 집을 떠나 고등학교 때 함께 밴드부를 했던 치구들의 집에서 신세를 진다. 위스키와 담배를 위한 지출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미소는 한 달간 △승진을 위해 하루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문영’ △좁은 빌라에서 대가족을 부양하며 고달프게 살아가는‘ 현 정’△이혼 후 집에 칩거해 매일 술만 마시는‘ 대용’△결혼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록이’△넓은 단독주택에서 부유한 남편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정미’의 집을 전전한다. 미소는 다섯 친구의 집을 방문하지만 각자의 생활 문제로 인해 오래 지나지 않아 그들의 집에서 나온다. 결국 그는 한강 근처에 빨간색 텐트를 치고 생활하게 된다.

스무 살이 되고 나선 언론에 나오는 부동산 관련 소식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다. 현대 사회에서 집이 갖는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요즘 대부분의 청춘은 살기 위해 집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집을 마련하기 위해 살고 있다. 코로나바이 러스감염증-19로 인한 경제 시장의 침체로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폭등했다. 이는 예산을 초과하고라도 집을 소유하겠단 비틀린 욕망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부동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대부터 50 대 가구주의 부채는 평균 8,800만 원으로 2020년에 비해 6 배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휴식의 공간이어야 할 집 이 빚을 만들어서까지 차지해야 하는 수단이 된단 것이 옳은 일일까. 집의 사전적 정의는 ‘거주를 위한 건물’이다. 휴식을 위한 거주지를 의미하는 집이란 단어는 그 본질보다 재산 축적의 사회적 수단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본인에게 소중한 가치보다 무조건 집을 마련해야 한단 허상된 목표에 만 집중하곤 한다.

영화에선 사회적으로 중요시하는 집이란 가치보다 본인만 의 신념을 지키는 미소의 삶을 두고 잘못됐다 지적하지 않는다. 감독은 그의 여정을 통해 인생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며 사회의 시선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란 사실을 강조한다. 우리 모두에겐 미소의 위스키와 담배처럼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누군가에겐 그것이 꿈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자유일 수도 있다. 다만 사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그것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집을 마련하고 멋들어진 직장을 구하기 바쁠 뿐이다. 그런 삶에서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미소가 가진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그는 △돈△옷△집 등 을 모두 소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에겐 다른 사람들에게 없는 자신만의 가치가 있다.

 

 

김하형 기자 03hahyung@hufs.ac.kr

김하형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