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움의 정원에서’의 저자인 ‘크리스티안 보뱅’ (Christian Bobin)(이하 보 뱅)은 프랑스의 유명한 시 인이자 에세이 작가다. 그 는 1951년 프랑스 부르고뉴 (Bourgogne) 지방에서 태어나 문단과 거리를 두고 평생 그곳에서 글쓰기에 전념하며 고독하게 생활했다.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그는 △‘가벼운 마음’△‘그 리움의 정원에서’△‘아시시 의 프란체스코’△‘환희의 인간’을 집필하며 죽음과 자연 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고유하고 유려한 문체로 표현했다. 지난 1993년 보뱅은 성인 프란체스코의 감동적인 삶에 대해 쓴 책 ‘아시시의 프란체스코’로 권위있는 문학상인 △되마고상△조제프 델타이상△카톨릭 문학대상을 수상했다.
그리움의 정원에서는 보뱅이 사랑했던 여자 ‘지슬렌 마리옹’ (Ghyslaine Marion)(이하 지슬렌)이 파열성 뇌동맥류로 세상을 떠난 뒤 그녀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아 쓴 에세이다. 보뱅이 표현하는 지슬렌은 한마디로 ‘자신의 삶을 사랑했던 여자’다. 44년 에 불과한 그녀의 짧은 생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생전 프랑스어 교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였던 그녀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이혼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사랑 안에서 빛나는 자유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 다가오는 행복은 주저없이 붙잡았고 고통과 슬픔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 되 즉시 털어냈다. 보뱅은 이런 그녀를 ‘절망과 사랑과 쾌활함이 뒤섞인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고 묘사한다. 지슬렌의 생전 모습을 추억하며 슬픔에 젖었던 보뱅은 글 말미에 다다르면서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고통에서 벗어나 그녀가 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해 답을 깨닫는다. 그 답은 간단하다. 그저 삶을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그녀가 생전에 그러했듯이 말이다. 다만 악을 행하지 말고 웃 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지슬렌을 향한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던 보뱅은 ‘그녀가 없는 삶을 여전히 축복하고 계속해서 사랑할 것이다’고 다짐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이 에세이는 단순한 추모글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후 남겨진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뱅이 지슬렌을 추억하며 깨달은 것처럼 이별을 마주하더라 도 상실감에 매몰되기보단 충분히 그리워하며 현재 본인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 보뱅이 아름다운 문체로 써 내려간 ‘그리움의 정원에서’를 읽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 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지명원 기자 04ji mw@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