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마다 학생통학버스 운영방식에 관해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실제로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엔 이번 해 새로 변경된 학생통학버스 운영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특히 △거주지와 먼 노선△긴 버스 배차 시간△부족한 버스의 수 등 전반적인 학생 통학버스 운영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학교 학생통학버스의 현황△학생통학버스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입장△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학생통학버스의 현황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는 대중교통 이용 시 제약이 많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 소재를 둔 글캠은 용인시 내에서도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글캠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경강선 경기광주역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도착까지 약 40분이 소요된다. △ 강남대학교△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용인대학교 등은 같은 용인시 소재 대학교임에도 학교와 지하철역 사이의 거리가 도보 30분 내외다. 이는 우리학교 글캠의 상황과 확연히 비교되는 양상이다. 또한 글캠 주변 고속도로인 △수도권제2순환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 진입에도 약 20분이 소요된다.
연이어 무산된 국가의 도로교통 사업도 글캠 통학로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21년 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선 글캠까지의 통학 거리를 줄이는 경강선 연장이 배제됐다. 또한 서울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를 잇는 고속도로 개통이 연기되면서 글캠의 교통 접근성 완화 노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광역버스 이용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말부터 실시된 광역버스 입석금지 정책으로 학교 앞을 지나는 경기고속과 대원고속 소속 버스 △1005번△1113번 △1150번△1303번△1500-2번 좌석이 부족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광역버스 이용 요금은 학생 통학버스보다 높아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실제로 광역버스 이용요금은 2,800원으로 최대 2,450원으로 책정된 우리학교 학생통학버스 이용 요금보다 최소 약 350원 가량 높다.
◆학생통학버스에 대한 우리학교의 대응과 학생들의 입장
학생통학버스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외대학보는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우리학교 통학버스 운영 방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학기의 학생통학버스 이용만 족도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96.3%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이들은 지난 학기 학생통학버스 운영방식에 만족하지 않은 이유로 적은 버스 운영 횟수(84.6%)와 거주지 근처를 지나지 않는 노선(69.2%)을 꼽았다. 우리학교 글캠 재학생 A 씨는 “버스 시간대가 다양하지 않아 오후 강의를 수강할 경우 학생통학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며 “입석금지 이후 좌석이 부족한 경우가 빈번해 불가피하게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캠퍼스 간 이중전공 수업을 수강하기 위 해 양 캠퍼스 사이를 오가는 학생통학버스 이용 시 제약이 많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에서 글캠 소재 학과로 이중전공 중인 우리학교 재학생 B 씨는 “애매한 학생통학버스 운영 시간으로 인해 이용이 쉽지 않다”며 “글캠에서의 △식사△조별 과제△학습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고 하교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고 전했다. 글캠에서 설캠 소재 학과로 이중전공 수업을 수강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우리학교 글캠에서 설캠으로 가는 노선은 평일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해 오전 10 시 50분에 도착하는 노선이 유일하다. 그러나 늦은 출발 시간으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설캠에서 열리는 1교시와 2교시 수업을 수강하기 어렵 다. 또한 글캠으로 향하는 회차 출발 시간은 오후 3시 10분으로 오후 강의 수강에도 제약이 있어 수업을 듣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학기 글캠 제43대 총학생회 ‘외대의 봄’은 교외 셔틀버스 노선 증설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답변을 취합해 △광화문 하교 노선 신설△기존 노선 증설△버스인승객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사용 의무화△수원- 수지 하교 노선 분리△캠퍼스 간 셔틀 증설△학생통학버스 시간표 준수 등의 요구 사항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이 중 기존 노선 증설 사안은 모두 지난 학기에 이행됐으며 수원-수지 하교 노선 분리 요구 또한 수지 노선 신설로 이번 학기 버스 노선에 반영됐다.
그러나 개편된 학생통학버스 노선에도 잡음이 생기고 있다. 우리학교는 이번 학기 노선을 기존 노선에서 일부 수정했다. 주요 변경사항으로는 △등교 시간 변경에 따른 전 노선 운행시간 변경△수지 하교노선 신설△잠실-천호-하남노선 감차△수원노선 감차△판교-서현 노선 신설 등이 있다. 그러나 변경된 학생통학버스 운영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번 학기 통학버스 운영방식 만족도를 묻는 질문엔 통 학버스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답한 인원 중 78.6%가 변경된 운영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변경된 학교통학버스 운영방식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는 △거주지 근처를 지나지 않는 노선(63.6%)△적은 버스 운영 횟수(68.2%)△실제 수요와 다른 노선(45.5%)을 꼽았다. 해당 수치 는 학생들의 수요와 실제 변경 사항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학교 학생통학버스 노선 중 버스가 하루에 두 번 이상 운행되는 구간은 △판교-서현 노선(등교 5회, 하교 5회)△이문-구리 하교 노선(하 교 2회)△삼성-수서 노선(등교 2회, 하교 1회)△잠실-천호-하남 노선 (등교 2회, 하교 1회)△수원 노선(등교 2회, 하교 2회)△수지 노선(등교 2 회, 하교 1회)이다. 그러나 적게 운행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많은 학생이 통학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원활한 버스 이용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엔 65%의 학생들 이 통학버스 정보를 담은 앱 활성화를 희망했다. 현재 ‘버스인승객’ 앱을 통해 학생통학버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은 일부 학생통학버스에만 활성화 돼있어 학생들의 불편함이 크고 앱 존재 자체를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증차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리학교 글캠 총괄지원팀 관계자는 “△기존 노선 이용량△민원 확인△승차권 구매 수△학기 말 이용만족도 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노선 변 경에 반영하고 있다”며 “모든 학생의 요구를 충족시 킬 수는 없고 주변 버스 회사의 노선도 고려해야 하기에 노선 변경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글캠 총괄지원팀에 따르면 학생 측에 서 요구했던 심야 및 저녁 시간대 노선을 증설했음 에도 이용률 저조로 폐선된 경우도 존재했다. 이용객 수가 20명 이하일 경우 경제적 수익이 맞지 않아 해당 노선의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앱 활성화에 대해선 “학생통학버스 담당 업체가 동영 관광으로 바뀌었을 당시 입찰조건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이고 GPS기기 설치에도 어려움이 있어 당분간은 사용하기 어렵다”란 입장을 밝혔다.
서로 다른 지역에 캠퍼스가 존재하는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성균관대학교(이하 성균관대)△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도 캠퍼스 간 학생통학버스를 운용하고 있다. 경희대는 하루에 4번 그리고 성균관대는 하루에 7번씩 버스가 양 캠퍼스(이하 양캠)를 오간다. 중앙대는 안성캠퍼스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왕복 1회 노선만 운용하고 있다. 우리학교의 경우 △이문-구리 하교 노선△이문- 돌곶이 노선△이문-망우-남양주 노선△캠퍼스 간 노선을 운용하고 있어 버스 운영 횟수 자체는 다른 학교에 비해 적지만은 않다. 그러나 양 캠 간의 거리와 교통 상황을 고려하면 변화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결국 학생과 학교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선 보다 더 정기적인 학생 수 요조사 및 학생과 학교 간 지속적 논의가 절실하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원활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과 학교 사이의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김상헌 기자 06h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