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7+1 파견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브라질 상파울루(São Paulo)에 위치한 FAAP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전공어 학습도 유학의 주된 목적 중 하나였지만 무엇보다도 브라질의 대통령 선거가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다른 나라의 사회적 움직임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마침 브라질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변화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의 학교 생활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중엔 오후 한 시에 등교해 여섯 시에 하교했고 매주 목요일엔 문화의 날 수업에 참여해 현지인 친구들과 △박물관 방문△브라질 음식 만들기△영화 관람 등의 활동을 함께했다. 주말엔 주로 브라질 친구들과 레스토랑을 가거나 한국인 친구들과 한인 타운에서 모임을 가졌다. 방학엔 여행을 가기도 했는데 그중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 여행 갔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을 시기엔 우리나라의 광화문 거리와 비슷한 파울리스타(Paulista) 거리에 자주 머물렀다. 숙소는 하숙으로 구하는 걸 추천하는데 하숙집에 머물면 현지인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언어 실력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임대료가 저렴하고 위험할 때 안전을 보장해줄 사람이 상주하고 있다는 게 하숙의 장점이다.
학기가 끝난 이후로는 상파울루 곳곳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장마철이라 여행하는 게 힘들었지만 이비라푸에라(Ibirapuera) 공원이나 배트맨 거리처럼 유명한 관광지는 전부 둘러봤다. 월드컵 시즌엔 브라질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보기도 했다. 특히 상파울루엔 봉헤치로(Bom Retiro)라는 큰 규모의 한인 타운이 있는데 그곳에서 만난 한국계 브라질인 친구들과 함께 포르투갈어로 나눈 대화도 인상 깊었다. 브라질엔 맛있는 음식도 많았는데 특히 치즈와 맥주가 기억에 남는다. 상파울루의 피자는 살면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고 브라질의 흑맥주는 지금까지 마신 술 중 가장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또한 아시아계 이민자가 많아 한식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음식을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상파울루의 큰 장점이었다. 브라질에 가게 되면 여행을 자주 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걸 추천한다. 그러나 여행 시 소매치기와 같은 경범죄에 대비해야 한다. 길거리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고 아무리 안전한 지역이라도 저녁에 걷는 일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여행가는 길에 우범 지역이 있지 않은지 항상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환학생 생활은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우선 짧은기간 동안 전공어 실력을 많이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루종일 포르투갈어로 수업을 듣고 현지인과 자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언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과거에 포르투갈어는 내게 지루함을 주는 존재였지만 브라질에 다녀온 후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누릴 수 있었다. 또한 파견기간 동안 대통령 선거와 월드컵이 진행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브라질 사람들의 열망△정치적 입장에 따른 첨예한 갈등△축구를 향한 그들의 순수한 열정을 곳곳에서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 △경제 구조△기후△문화△영토의 크기△인종 구성 등 많은 것이 우리나라와 정반대인 나라에서 머물고 배우며 모든 사람은 대동소이할 뿐 근본적으로 같다는 사실을 느꼈고 덕분에 편견과 고정 관념을 걷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최효재(서양어·포르투갈어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