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하트> - 죽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방법 -

등록일 2023년08월30일 15시0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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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의 데드 하트(Dead Heart)는 미국의 작은 신문사 에서 일하는 주인공 닉 호손 (Nic Hoson)이 매일 반복되는 자신의 일상에 지칠 무렵 우연히 알게 된 호주의 오지 여행을 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다. 데드 하트는 죽은 심장 혹은 죽은 마음으로 번역되지만 이 소설 속에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호주의 황무지를 의미한다. 또한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무료한 일상을 보내며 권태에 빠져있는 주인공 닉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단어기도 하다. 작중에 등장하는 울라누프(Ullanuf)라는 마을은 주민들 자신만의 규칙과 법에 매몰된 편협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이다. 닉은 울라누프 마을 사람들의 기이한 행동과 규칙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도망치는 과정에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고 불륜을 저지르며 아이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무모한 짓을 감행하면서 닉의 죽어있던 심장은 점차 다시 뛰게 된다. 이 이야기는 결국 닉이 마을 사람을 살해하고 도망치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닉은 아무런 대책이나 목표가 없는 인물로 충동적인 여행을 떠나 스스로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닉의 행동과 태도를 쉽게 변호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닉이 새로운 경험을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나고 그곳에서 마주한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지루와 권태를 대신 해소해준다는 점에서 희열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닉의 어리석음을 지각하면서도 완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반복되 는 지루한 일상에 죽어가던 마음이 닉의 다사다난한 여정을 보며 새삼 다시 살아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닉은 결국 최악의 여행을 경험 했지만 그곳에서 새롭게 뛰는 심장을 마주한 이상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언젠가 다시 떠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도시 속에서 삶을 살아가며 지쳐갈 때 여행을 통해 휴식을 취하고 평소에 느낄 수 없었던 여유를 만끽한다. 또한 낯선 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기도 한다. 여행을 통해 소중한 추억을 얻을 수도 있다. 여행은 우리 모두에게 때로는 낯섦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지만 한편으론 설렘과 기대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죽은 심장을 다시 살아나게 해주는 것은 다름아닌 여행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도심 속에서 지친 나날을 보내면서 작지만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여행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데드 하트를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임채린 기자 06chael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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