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우리학교 정보·기록학연구소는 새공공영상문화유산정책포럼(이하 영상유산정책포럼)과 공동으로 ‘2023 세계 시청각 유산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선 시기적으로 국내외에서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오늘의 우리나라를 이룬 ‘우리 생활’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한국영상자료원을 비롯해 영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의 제작사인 태흥영화주식회사와 아카이브 전문기업 알엠 소프트(Rmsoft) 등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유네스코(UNESCO)와 세계영상아카이브협회협의체(CCAAA)는 ‘세계 시청각 유산의 날’에 전 세계 90여 곳의 시청각 아카이브 기관에 함께 모여 시청각 문화 유산을 보존하는 전문가와 기관의 활동을 기억하기 위해 귀중한 자료의 취약성을 강조하고 이를 미래에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을 응원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해 왔다. 이번 해는 지난해에 이어 ‘세상을 향한 당신의 창’이라는 주제 아래 우리의 일상을 기록하는 사진과 영상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학교 정보·기록학연구소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영상유산정책포럼과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지난달 27일엔 영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를 상영하고 주요 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을 초청해 ‘한류와 시청각유산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전문가 대담을 진행했다.
1부에서 상영된 영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는 음악 영화로 196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참가자들은 당시 고급 무대로 알려져 있던 ‘워커힐 쇼’와 함께 △시민회관△젊은이들이 드나들던 명동의 뮤직홀△호텔 나이트클럽△KBS TV쇼 스튜디오 등을 배경으로 대중가요 쇼를 관람할 수 있었다.
2부에선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을 비롯한 다양한 한류 관련 전시 관람에 이어 최근 우리나라 전시에 참여한 학예연구사들을 초청해 전문가 대담을 진행했다. ‘한국대중음악사개론’ 등을 저술한 장유정 단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시작해 권기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이하 권 연구사)와 나훈영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이하 나 연구사)가 한류 및 우리나라 대중문화 관련 전시기획과 시청각 유산에 관한 고민을 전했다. 권 연구사는 지난 7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전시를 기획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한류 관련 전시로서 주목받은 바 있다. 나 연구사는 다음 달 공개되는 상설 전시 ‘한국인의 오늘(가제)’을 준비 중이다. 두 학예연구사와의 대화를 통해 문화유산 제도 안에서 우리 세대가 보존해서 전승해야 할 시청각 유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노명환 소장은 “세계 시청각 유산의 날 행사는 지난 2019년에 본 연구소가 영상유산정책포럼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기념행사를 개최한 이후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사진·음성·영상 기록의 가치를 알리는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우리나라 대중문화와 관련된 시청각 유산의 가치를 시민들이 되새길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유솔 기자 07yusol@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