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9일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도서관에선 AI융합대학 학생 간담회가 진행됐다. 당시 외대학보 1080호의 기획기사를 통해 AI융합대학 설립 및 운영방안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이후 12월 12일 제57대 중앙운영위원회와 교내 부처 간의 추가 간담회를 통해 기존 간담회에서 언급했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됐다. 이에 AI융합대학의 현황 및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AI 융합대학의 현황
이번 해 우리학교 입시요강에 따르면 설캠에 설립된 Language & AI 융합학부와 Social Science & AI 융합학부의 신입생으로 각각 49명씩 모집했고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에 설립된 AI 데이터융합학부와 Finance& AI 융합학부의 신입생으로 각각 50명씩 모집했다. 지난 기사에서 제기된 우려사항은 크게 △교강사 부족으로 인한 학습권 저해△신설 학부와 기존 학부 간의 유사·중복 문제△예산 및 재원 조달 문제△캠퍼스 내 공간 부족 문제 등이 있었다.
우선 교강사 부족 문제의 경우 우리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Language & AI 융합학부에서 12명△Social Science & AI 융합학부에서 6명△AI 데이터융합학부에서 25명△Finance & AI 융합학부에서 6명의 교수가 참여중이다. 이중 신임교수는 각각 △1명△1명△2명△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간담회 당시 교강사 부족 문제에 대해 “AI 융합대학의 교원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 있으며 1학년 기초 과목과 2학년 기초 과목의 경우 다른 AI 관련 교원이 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학교 측에서도 AI융합대학의 교강사 부족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왔다.
캠퍼스 내 공간 부족 문제의 경우 기존 스터디라운지로 사용되던 교수학습개발원 1층 공간을 활용해 전자 학습 시설을 구축했다. 또한 본관 4층에는 학장실 및 학부장실을 설치하고 행정 업무와 학생 자치를 위한 공간 지원도 이루어졌다.
예산 문제의 경우 △가구 및 집기 장만에 2,500만 원△기초 기반시설 구축에 6,500만 원△디지털 관련 기반 시설 구축에 7,900만 원의 예산을 배정하며 총 1억 6,7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AI 융합대학의 정립을 위해선
첫 간담회 당시 신설학부와 기존 학과의 유사·중복학과 문제점도 함께 대두됐다. 지난 기사에선 Social Science & AI 융합학부의 경우 사회과학대학 소속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정치외교학과△행정학과와 유사한 교육과정을 보인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며 Language & AI 융합학부의 경우 ELLT학과와의 유사성 문제가 존재했다. 당시 학교 측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못했다. 이후 각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바 Social Science & AI 학부는 기본적으로 사회과학 이론을 배우는 것은 맞지만 공학 기초 교과목과 빅데이터 및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이론이 중점적으로 구성돼있어 융합교육의 특성에 집중하고 있다. ELLT학과와 Language & AI 융합학부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풀이된다. 한지인 Language & AI 융합학부 조교는 “두 전공이 언어공학이란 공통 분모를 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ELLT학과의 경우 영어학을 토대로 영어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언어 공학 계열의 수업이 개설되는 반면 Language & AI 융합학부의 경우 자연어와 음성언어데이터의 처리를 돕는 기초 기술 및 응용 기술을 교육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학위와 관련해서 “ELLT학과의 경우 내규에 따라 문학사나 언어공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지만 Language &AI 융합학부의 경우 공학사를 취득하게 된다는 차이점 또한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보완해야 할 지점들도 있다. 먼저 산학 연계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숭실대학교(이하 숭실대) AI 융합학부의 경우 LG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인턴 우선채용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연구실 인턴십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의 사회 진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본전공과 관계없이 AI융합대학의 전공을 이중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성도 보인다. 앞서 언급한 숭실대의 경우 AI융합학부에서 우수한 성적을 취득한 전공생들이 인문 계열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물리와 수학 교육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어 처리라는 우리학교만의 강점을 활용하고자 신설된 만큼 학생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의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할 때 AI 관련 학부가 신설된 것은 분명 우리학교의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융합학부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우리학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학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원 기자 08seungw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