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학기 튀르키예(Türkiye) 앙카라(Ankara)에 위치한 하제테페 대학교 (Hacettepe üniversitesi)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지역은 튀르키예의 수도인 앙카라와 지방 도시인 카이세리(Kayseri) 사이에서 고민하다 적응하기 편해 보였던 앙카라의 하제테페 대학교로 결정했다.
하제테페 대학교에선 캠퍼스 내 기숙사에 거주하며 현대 튀르키예어 문학과 소속으로 △대학영어△언어관계△연구방법론과 기술△튀르키예학개론△퇴메르 어학당 수업을 수강했다. 하제테페 대학교는 앙카라 도심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그래서 이동할 땐 번거롭고 귀찮기도 했지만 고즈넉한 분위기와 넓고 쾌적한 캠퍼스는 내가 어학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줬다.
수업이 없는 날엔 튀르키예 도시 곳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신기한 지형과 형형색색의 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카파도키아(Cappadokya)△지중해의 코발트빛 바다가 아름다운 욜루데니즈(Ölüdeniz)와 페티예(Fethiye)△튀르키예의 푸른 심장인 이스탄불(istanbul)△흑해에 위치한 아마스라(Amasra)까지 기억에 남는 도시가 정말 많았다. 여행의 경험은 관광 자원이 넘치는 튀르키예에서 매주 색다른 풍경을 눈에 담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패키지 여행은 물론 자유 여행으로도 가보기 힘든 도시들을 버스 하나로 여행한 것은 내륙에 위치한 앙카라에서 생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어학 공부뿐 아니라 △문화 체험△사회 경험△좋은 인연 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5개월 동안 전공 국가에서 생활하며 현지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문화와 사회를 배웠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하다. 우리나라에서 배운 튀르키예어를 현지에서 직접 보고 들으며 소통할 때의 희열감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감정이었다.
이 모든건 튀르키예 사람들 특유의 환대 문화 덕분이었다. 튀르키예 친구들은 외국인인 내게 항상 먼저 말을 걸어줬을 뿐만 아니라 수업이 끝나면 카페에 데리고 가 차와 다과를 사줬다. 튀르키예에 온 ‘손님’이란 인식 때문인지 식당과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나를 반갑게 맞아 줬고 캠퍼스를 거닐다 만난 경비 아저씨까지도 나를 보면 항상 따뜻한 차 한 잔을 우려서 건네주셨다. 여행을 가서 그간 배운 튀르키예어로 말하면 현지인들은 깜짝 놀라며 좋아했고 △축구△케이팝(K-pop)△한국 전쟁 등을 언급하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튀르키예인들이 거리낌 없이 내 마음의 보금자리가 되어 준 덕분에 내 교환학생 생활이 더욱 빛났다고 생각한다.
튀르키예에서의 생활은 강의실에선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내게 가르쳐줬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이해하며 기른 언어 실력△문제를 처리할 자신감△튀르키예인들의 따스한 미소에서 배운 사회성 등 지구 반대편에서 내 시야는 더욱 넓어졌고 내면은 더 단단해졌다. 물론 타지 생활을 하며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기억은 추억으로 남았고 고생은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됐다. 튀르키예에서의 한 학기는 돈으로도 절대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교환학생이 꼭 필요할지에 대해 지원 전까지 나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방학 단기 파견이라도 꼭 다녀오라고 추천할 수 있다. 내 해외수기가 국제교류 프로그램 지원을 앞두고 고민하는 모든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김혜은(아시아·터키 아제르바이잔어과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