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대학시절 묵찌빠를 전공했단 사실” 유튜브(Youtube)를 보다 보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노래다. 오페라 ‘리타’의 한 장면으로 등장인물 두 명이 서로의 묵찌빠 실력을 자랑하는 유쾌하고 재밌는 노래다. 이처럼 최근 인터넷을 강타하는 여러 가지 뮤지컬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에서 뮤지컬 ‘미드나잇(midnight)’에 대한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미드나잇은 희곡 ‘지옥의 시민들’을 원작으로 하는 라이센스(license) 뮤지컬로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도에 첫 공연이 올라왔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극 자체는 영국 제작사에서 만들었으나 최초 상연은 영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올라왔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극이 올라오기 전 우리나라 창작진들이 판권을 구매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 시초였다.
매일 밤 사람들이 끌려가서 사라지는 공포 정치 시대 속 어려운 시절을 견디고 있는 부부에게 한 해의 마지막 날 자정 직전 불길한 손님 ‘비지터(Visitor)’가 찾아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던 남편 ‘맨(Man)’과 돌아가신 아버지의 울타리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곱게 자라온 ‘우먼(Woman)’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마혀 씩씩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행복하고 건실한 부부인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치욕스러운 비밀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이로 인해 부부는 서로에 대한 불신을 가지며 괴로워한다. 결국 부부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자 비지터의 뜻에 따라 남편은 자살하고 아내는 비지터를 따라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뮤지컬 미드나잇의 특이점은 하나의 극이 두 가지 버전으로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버전은 ‘미드나잇: 앤틀러스(Antlers)’로 서구적인 분위기와 고풍스러운 무대 연출이 돋보인다는 특징이 인데 영국에서 판권을 사온 뒤 우리나라 창작진들이 만들어낸 버전이다. 두 번째는 ‘미드나잇: 액터뮤지션(Actor Musician)’으로 이름 그대로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약기를 연주하며 무대 장치나 소품보다는 배우들로 무대를 채운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첫 공연이 올라온 뒤 영국 제작사에서 이후에 제작한 버전이다. 각각 2017년과 2018년도에 첫 공연이 올라온 뒤 현재까지도 여러 차례 공연이 올라오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두 작품의 △내용△넘버(Number)△등장인물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각각 우리나라와 영국 제작사의 분위기가 담겨있어 전혀 다른 극처럼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로에서 큰 인기를 끌며 시작된 미드나잇은 현재 5회 가량의 재공연을 치르며 아직까지도 화제성의 중심인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넘버 중 ‘디어 각하’에서 비지터가 유쾌한 몸짓을 하며 “난 독재자가 싫어요!”라는 가사를 뱉는 장면은 SNS(Sociall Network Service)에서도 여러 차례 공유가 돼 다시 한 번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자정에 갑작스레 다가온 불청객을 마주하는 뮤지컬 미드나잇을 한번 쯤은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임채린 편집장 06chael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