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우리학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약 200억 원에 인천 송도캠퍼스(이하 송도캠)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송도캠 조성이 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학교 송도캠의 개발을 둘러싸고 여러 입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송도캠 개발 과정 및 현황△송도캠을 향한 여러 가지 입장△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송도캠 개발 과정 및 현황
우리학교는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와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이원화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지난 2008년 제3캠퍼스 조성 계획이 수립됐다. 이후 2011년 우리학교는 송도에 약 2만 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제3캠퍼스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확보한 부지 내에서 송도부지 1단계 개발 공사 기공식을 개최했다. 기공식에 이어 2020년 송도부지 1단계 개발 공사 준공식을 개최한 우리학교는 국내 최초의 삼원화 캠퍼스를 이룩할 것이라는 많은 이들에게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제3캠퍼스라 불리는 송도캠은 첨단 분야 학과를 신설해 4차 산업 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빅데이터와 같은 분야의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었다. 지난 2020년 우리학교는 송도캠을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기반 산학협력 혁신 캠퍼스로 개발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현대건설△ZINOL D&C와 개발 사업 협력 양해각서(이하 MOU)를 체결해 3,000억 원의 규모의 투자를 유지한 바 있다. 구체적인 투자 명세는 △강의 연구 단지 2,400억 원△데이터 플랫폼 단지 300억 원△글로벌(Global) 기숙사 300억 원이다. MOU 체결 당시 김인철 우리학교 전 총장은 “대학도 ‘디지털 뉴딜(Digital New Deal)’로 혁신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번 사업은 송도캠을 첨단산업 인재 양성소로 만들 것이다”며 “이번 MOU가 대규모 산학연 협력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도캠은 송도부지 매입 이후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공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최초 캠퍼스 조성 계획이 수립된 이후 2020년 1단계로 개발된 ‘외대국제교육센터’만 준공된 상태다. 당초 계획은 지난해까지 완공 예정이었으나 거듭된 계획 수정을 거쳐 2026년으로 완공 예정 연도를 변경했다.
이처럼 캠퍼스 조성에 제동이 걸린 주요 원인은 송도캠 이전과 관련된 법령이다. 사실상 송도캠 이전사업의 최대 난관은 교지 확보율이다. 송도캠이 본교에서 20km 이상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송도캠으로 학부나 학교 정원을 이동하기 위해선 교육부의 위치 변경 계획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캠퍼스 이전을 위해선 기존 캠퍼스와 이전하는 캠퍼스 모두 학생 정원에 따른 기준 면적을 100% 이상 충족해야 한다. 지난 2022년 우리학교 설캠 면적은 재학생 기준 25만 ㎡지만 보유 면적은 8만 ㎡에 불과해 교지 확보율은 41%로 미달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교육부로부터 캠퍼스 이전 승인이 계속해서 반려돼 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22년 하반기 교육부가 규제 완화의 취지로 ‘대학설립 운영규정’을 개정하며 첨단학과의 경우엔 신규 캠퍼스만 교지기준면적을 충족해도 이전이 가능하도록 예외 조항이 풀린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우리학교는 ‘바이오메디컬공학부’와 ‘Finance&AI 융합학부’ 등 2개의 독립학부를 대상으로 교육부에 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첨단분야심의위원회에서 이 2개의 독립학부가 첨단분야로 미인정돼 교육부로부터 이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번 해엔 관련 법률 규제가 완전히 완화돼 어떤 학과든 구성이 되면 심의를 통해 이전할 수 있게 되자 우리학교는 다시 교육부에 위치 변경 계획 승인서를 제출했고 지난달 교육부로부터 재심의 판정을 받았다. 이에 관해 우리학교 전략기획팀 측은 “현재는 재심의에 대한 보완 자료를 준비하는 단계다”라고 전했다.
◆송도캠퍼스를 향한 여러 가지 입장
현재 우리학교 송도캠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송도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을 살펴보면 입결의 측면에서 기대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송도캠의 개교를 통해 우리학교가 삼원화 캠퍼스가 된다면 현재 겪고 있는 이원화 문제점이 완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권오건(통번역독일어 23) 씨는 “각 캠퍼스가 독립적으로 특성화된 성격을 갖게 돼 우리학교의 입결이 오르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교통편과 관련해선 우리학교 학생 A 씨는 “서울 외곽에 거주하고 있어 글캠으로 통학할 때마다 교통편이 복잡하고 불편했다”며 “추후 송도캠으로 학과가 이전된다면 지금보다 통학이 훨씬 용이할 것 같아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인천광역시(이하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에선 대학로와 같은 문화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연수구 송도에 캠퍼스를 둔 10개 대학교인 △겐트대학교△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 국제캠퍼스(이하 국제캠)△유타대학교△인천가톨릭대학교△인천대학교△인하대학교△재능대학교△한국뉴욕주립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와 송도 글로벌캠퍼스 일대 문화거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전략기획팀은 “문화거리 1단계 공사엔 지하철역부터 연세대 부지 가운데를 지상 보행로로 조성할 수 있게끔 편리한 이동을 중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2단계 공사에선 해당 문화거리에 우리학교가 포함된 계획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최근 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우리학교 학생 B 씨는 “송도캠이 문화 거리에 포함된다면 학생들의 만족도가 더할 나위 없이 높을 것이다”고 밝혔다.
반면 송도캠 개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 또한 존재한다. 지난 2021년 우리학교는 송도캠 조성 사업이 지연되며 면제됐다고 알려진 연간 30억 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납부했다. 같은 해 데이터센터가 교육연구시설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송도지역 민원까지 발생하며 데이터센터를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위치변경계획서를 변경해 교육부에 재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지난 4월 글캠에서 진행된 총학생회 선거 정견토론회 당시 선거운동본부 ‘너울’은 실습 인프라 개선 및 도서관 리모델링과 관련한 질의에 “글캠 도서관 리모델링에 관해선 송도캠에 관한 세금 문제가 걸려있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태이기에 송도캠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실습 인프라 개선과 도서관 리모델링 등의 공약들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정견토론회 이후 학생들 사이에선 대부분의 학교 시설이 개발되지 않는 이유가 송도캠퍼스의 예산 문제 때문이라는 의견이 만연해 있다. 이에 우리학교 전략기획팀 측은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둘의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우리학교는 각 캠퍼스의 학업적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캠퍼스 간에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성화를 갖추고 자생할 수 있는 자력을 갖추도록 송도캠 추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송도캠의 개발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가적인 문제들로 인해 부정적인 시각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러한 상황에서 송도에 제2캠퍼스를 둔 다른 대학교의 사례가 주목받는다. 연세대는 지난 2006년 인천시와 연세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관련 협정을 체결하고 국제캠의 명칭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3단계에 걸쳐 완공됐다. 연세대는 협정 체결 당시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위한 협정 또한 함께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여러 차례 계획이 지연되며 지난 2021년 기공식을 통해 시공 소식을 알려 15년 만에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2단계 사업에서의 시공사 간 분쟁으로 인해 인천시로부터 부과받게 되는 패널티에 대한 우려가 컸다. 실제로 연수구가 세금 30억 원을 거둬들였고 종부세까지 고려 시 100억 원 이상의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후 연세대의 꾸준한 조속 건립 요구와 심의가 있었고 지난 2022년 연세대 측이 조세심판원에 조세 심판 청구를 한 결과에서 과세 취소 결정을 받아 납부한 세금을 환불받았다.
현재 우리학교는 송도캠과 관련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을 걷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학교 전략기획팀 측은 “교육부에 송도캠 승인 요청서를 낼 당시 2026년 개교를 목표로 기재해 두었다”며 “착공 허가는 관련 구청에 신고한 상태고 이에 맞춰 준비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건설 재개에 돌입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우리학교 학생 C 씨는 “송도캠의 예산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 현재 낙후된 학교 시설들을 리모델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리학교가 지난 13년간 난항을 겪은 송도캠의 문제를 해결하고 삼원화 캠퍼스 체제를 이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휘영 기자 07hwi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