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선거까지 약 1년 남은 지금이다. 이와 관련한 여러 논란으로 인해 학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특히 법인의 ‘총장후보 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수렴’ 공문 이후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간선제로의 재이행’에 대한 염려가 이어지고 있다.
일련의 상황 속에서 많은 학내 구성원들은 외대학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학내 유일 공식 언론기구인 외대학보가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줄 것이다’란 기대감에 근거하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강호엔 이와 관련한 기사를 싣지 않았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외대학보를 향한 수많은 잡음이 외부에서 들려온다.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우리는 학내 유일 공식 언론기구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여러 독자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사실’이 없다면 함부로 펜을 휘두르지 않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
흔히들 언론을 향해 ‘펜은 총보다 강하다’란 수식어를 붙인다. 그러한 관점에서 외대학보가 가진 펜은 학내 그 어느 기관이 들고 있는 펜과 총보다 강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부심이 없다면 혹은 이를 지킬 수 없다면 외대학보는 그 존재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우리가 휘두르는 펜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지 않나.
다만 그 어떤 사안이더라도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 그리고 낼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 필화(筆禍)를 입더라도 말이다. 이는 주간교수와 편집장을 포함한 모든 외대학보 구성원의 의지이자 우리의 소명의식이겠다.
그런 한편 ‘보이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조명을 비추겠다. 하나의 큰 사안으로 학내 모든 구성원의 관심이 쏠린 지금, 보이지 않는 사안들은 우리마저 없으면 영원히 그 자취를 감추리라. 이러한 의식에서 이번에 △군 E-러닝△자립준비청년△총학생회 특별자치기구 사안을 다루게 됐다. 위의 사안들 모두 우리 사회의 조명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둔 사안들이지만 꼭 다뤄야 했던 이야기였다.
외대학보는 언제나 우리학교의 주요 사안과 함께해왔다. 그리고 권력의 감시견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학내 모든 권력을 감시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는 학내 주요 사안에 대해 침묵하지 않으며 그 어떤 누구도 우리를 침묵하게 할 수 없다. 그러니 독자들도 믿어줬으면 한다. 우리가 조용한 것은 ‘침묵하는 것이 아닌 기다리는 것이다’란 것을.
남우현 편집장 07woohyun@hufs.ac.kr